의사들은 다 아는 NEJM 파헤치기

의사의 논문은 환자를 위한 연구의 기록이자 세상을 변화시키는 출발점이다. 코로나로 인해 환자를 많이 보기 어렵지만, 의사들은 지금도 최신 연구동향을 숙지하고 새로운 진료 지침을 만들어가며 전문가로서의 역할을 묵묵히 하고 있다. 특히 유력 학술지에 논문을 발표하는 것은 언어와 국가의 경계를 뛰어넘어 보다 더 나은 진료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의학 발전에 기여하는 일이다. 그러기에 의과대학의 교수가 되기 위해서는 뛰어난 학술지에 논문을 발표해서 연구 실적을 쌓는 것이 필수적인 조건으로 여겨진다. 과학기술계에 세계적 연구자들이 꿈꾸는 자타공인 최고인 학술지인 Nature, Cell, Science이 있다면, 의학계에는 NEJM, JAMA, The Lancet ‘삼대장’이 있다. 이 중에서도 NEJM은 가히 최고의 저널이라 칭할 수 있으며, NEJM에 실린 논문은 당대의 연구성과 중에서도 교과서급의 공신력을 인정받는다. 매주 6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읽는다는 NEJM 학술지에 대해 파헤쳐보자.

NEJM의 역사

NEJM의 정식명칭은 The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이다. ‘뉴잉글랜드’라는 지역명은 1620년경 영국에서 미국으로 건너간 분리주의자들(필그림 파더스)이 미국 보스턴 지역을 가리켜 영국의 해안과 닮았다 하여 명명한 이름으로, NEJM은 이 곳에서 1812년에 창간되어 현재 무려 2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한다. NEJM의 발행처는 미국 매사추세츠 의학협회(Massachusetts Medical Society) 인데, 의학논문 ‘삼대장’ 중 하나인 JAMA가 미국의사협회(American Medical Association)에서 발행되는 것에 비해 미국의 여러 주 중 한 주의 의사협회인 매사추세츠 의학협회에서 발행되는 NEJM가 더욱 높은 공신력이 있다는 것이 의아할 수도 있다. 하지만 매사추세츠 주에 어떤 대학이 있는지 안다면 이 점이 납득이 갈 것이다. 하버드 의과대학이 바로 그 대학으로, NEJM의 편집실은 하버드 의대 도서관 Countway library의 6층에 자리잡고 있다. 2020년 현재 NEJM은 모든 일반 의학 저널 중에서 가장 높은 Impact Factor 인 74.69를 자랑한다.

NEJM의 심사와 논문 게재

NEJM은 매우 보수적이고 까다로운 심사를 거쳐 게재된다. 매년 16,000개 이상의 원고가 투고되어 심사를 받지만 이 중에서 약 5%정도만 선정되어 발간된다. NEJM은 최신 의학 지식을 전달하기 위해 매주 발행되고 있으며, 한 호에 실리는 원고들은 기고(perspective), 리뷰 논문(review article), 사진 자료(images in clinical medicine) 등 여러 종류가 있다. 이 중, 고유한 연구를 담은 원저 논문(original article)이 가장 핵심적인 저널의 내용이라 할 수 있다. 이 원저 논문의 개수는 매주 4편뿐으로, 1년에 실리는 원저 논문의 개수는 200편 남짓에 불과하다. 그렇기 때문에 원저 논문으로 실리는 것뿐 아니라 어떤 종류로든 이 저널에 글이 실리는 것은 의사에게 연구자로서 대단한 영광이다. 한국의 대학병원 교수가 여기에 사진 자료로라도 원고를 하나만 게재해도, 소속 병원에서는 신문기사를 통해 이를 홍보할 정도이다.

NEJM에 발표된 역사적인 연구들

NEJM을 거쳐간 역사적인 연구들은 정말 많다. 대표적인 것들을 소개하자면, 1846년에 발행된 흡입 에테르를 이용한 마취에 대한 최초의 논문, 1934년에 출판된 척추 디스크 파열에 대한 최초의 논문 등이 있다. 또한 1948년에는 초기 소아 백혈병 치료 성공에 대한 최초의 논문을 출간하였으며, 1973년에는 대장 내시경을 사용한 용종 제거에 대한 첫 번째 논문을 발표하였다. 가장 유명한 논문 중 하나는 바로 1981년에 출간된 Pneumocystis carinii 지역감염에 대한 최초의 레포트인데, 훗날 우리가 AIDS라고 알고 있는 질병에 대한 논문이다. 미국의 제44대 대통령 버락 오바마가 재임 중 두 번이나 Affordable Care Act (ACA; 건강보험개혁법), 즉 오바마케어에 관하여 NEJM에 단독저자로 기고를 게재하며 학구적인 면모를 드러내었다는 사실 또한 무척 흥미로운 점이다.

정병관 기자 / 가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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