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형 호스피스 사업의 현황과 미래

지난 16년 3월부터 17년 7월까지 전국 17개 기관에서 1차 가정형 호스피스 시범사업이 시행되었다. 먼저, 호스피스란 임종에 가까운 노인이나 죽음이 임박한 환자를 입원시켜 수명을 연장하기 위한 치료보다 병고를 덜어주기 위한 보호를 하는 시설으로 가족과의 면회나 자유로운 종교 활동이 가능하다. 이는 환자와 가족의 심리적, 사회적 고통을 경감하여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따라서 증상의 조절과 정신적인 지지를 망라하는 총체적 돌봄의 접근은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Well-Dying’은 살아온 날을 아름답게 정리하는, 평안한 삶의 마무리를 일컫는 말이다. 가정형 호스피스 제도는 호스피스 전문기관의 법정 필수인력을 중심으로 구성된 가정형 호스피스 완화의료팀이 완화의료 대상자의 가정에서 제공하는 호스피스 서비스로, 환자가 가정에서 가족들과 함께 편안한 임종을 맞아 존엄한 죽음(well-dying)에 이르는 것을 돕는다. 또한 입원 환자가 퇴원 시 돌봄의 연속성을 확보할 수 있고, 스스로 치료할 장소를 고르는 등 환자의 선택권이 보장된다.

 

계속해서 문답 형식으로 가정형 호스피스 제도를 소개하고자 한다.

 

가정형 호스피스 제도의 장점은 무엇인가?

가정은 환자가 가장 편안함을 느끼며 생활할 수 있는 공간이다. 식사와 수면과 같은 기본적인 일과가 공동생활에 맞춰진 병원과 달리, 가정에서는 환자가 입맛에 맞는 음식을 먹고 원하는 시간에 조용히 잘 수 있기 때문이다. 간병인 없이 가족이 환자를 돌보는 경우도 가족이 병원에서 쪽잠을 자는 대신 집에서 간병하는 것이 더 수월할 수 있다. 12년 한국 호스피스완화의료학회가 조사한 자료를 보면, 말기 및 진행 암 환자 465명 중 전체의 75.9%가 가정에서 지내고 싶어 한 것을 알 수 있다.

 

신청은 어떻게 하는가?

서울 성모병원, 아주대학교 병원 등 가정형 호스피스 사업기관을 통해 등록할 수 있다. 1차 가정형 호스피스 시범사업은 말기 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되었다. 이후 보건복지부는 ‘호스피스 · 완화의료 및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 결정에 관한 법률(연명의료 결정법)’의 세부내용을 규정한 시행령을 마련하여 2차 가정형 호스피스 시범사업(17년 8월~)에서 대상을 암과 함께 AIDS, 만성폐쇄성호흡기질환, 만성간경화로 늘렸다.

 

비용은 어떻게 되는가?

호스피스 시범사업 이용 시 환자의 비용부담은 다음과 같다.

구분 환자 본인부담금(본인부담률)
가정형 호스피스

(5%)

AIDS, 만성 간경화(일부)

(10%)

만성 간경화

만성폐쇄성호흡기질환 (20%)

 

또한, 면허 종류별 방문료(의사, 간호사, 사회 복지사)와 교통비는 다음과 같다.

의료기관 종별 의사 간호사 사회 복지사 교통비
초회방문 재방문
병원급 이상 119, 810원 83, 870원 76, 310원 48, 160원 7, 830원
의원 113, 840원 79, 690원 72, 500원 45, 760원 8, 560원

 

 

현재 2차 가정형 호스피스 시범사업이 진행 중에 있다. 그렇다면 1차 가정형 호스피스 시범사업의 만족도는 어떠했을까?

1월 30일 보건복지부와 국립암센터가 발표한 ‘2016 호스피스 · 완화의료 현황’에 따르면, 입원형 호스피스와 가정형 호스피스를 함께 제공한 시범기관의 전체 이용자는 4328명이었고 이 중에 입원형 호스피스만 이용한 3240명을 제외하면 전체 이용자의 25.1%인 1088명이 가정형 호스피스를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입원형에 국한되었던 호스피스 서비스에 가정형이 추가되면서 호스피스 이용자 4명 중 1명은 가정형 호스피스를 함께 이용했다는 것으로 가정에서 지내고 싶어 하는 말기 암 환자와 가족에게 가정과 병원이 단절되지 않은 호스피스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 환자와 가족의 호스피스 선택권 보장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호스피스 이용 사망자의 가족을 대상으로 한 만족도 조사에서 전체 응답자 2323명의 2133명(93%)은 호스피스 이용이 만족스러웠다고 답했다. 항목별 평가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호스피스 서비스 이용은 의료진의 설명이나 이용이 전반적으로 만족률이 높게 나타났다.

한편 입원형과 가정형 호스피스의 총 등록기간 분석 결과를 보면, 입원형만 제공한 경우는 25.4일, 가정형을 함께 제공한 경우는 62.9일로 가정형 호스피스의 이용기간이 약 2.5배 가량 긴 것으로 나타났다. 입원형 단독 운영에 비해 가정형 호스피스를 함께 운영할 경우, 조기에 호스피스 서비스를 이용하게 된 결과로 입원형과 함께 가정형 호스피스 제공의 효용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1차 가정형 호스피스 시범사업은 성공리에 끝났다고 사료된다. 하지만 보완할 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한국 호스피스 · 완화의료학회지에 실린 내용에 따르면 가정형 호스피스 서비스의 수가 책정 시 적절하다고 생각되는 방법은 혼합형 수가(방문당 수가와 행위별 수가를 합친 형태)가 51.7%로 가장 많았고, 방문당 당일 정액수가(직접비용과 간접비용을 모두 포괄하여 방문당 정액수가로 계산하는 방법)이 24.1%로 뒤를 이었다.

또한 가정형 호스피스 서비스 제공 시 장애요인으로는 재정 문제가 24.1%, 인력 부족이 20.7%, 호스피스 인식 부족이 13.8%의 순위를 보였으며 기타 장애요인에는 교육받은 호스피스 팀원의 부족, 장시간의 방문 소요시간, 지역 중심 연계 병원 및 가족의 부재 등이 있었다.

특히 2차 호스피스 사업기관을 모집할 당시 보건복지부가 제시한 ‘필수인력 교육 이수 기준’이 터무니없이 높아 지원 미달 사태가 발생한 것처럼 교육에 있어 현실성 있는 기준이 요구된다. 인력난으로 호스피스 전담 간호사를 뽑기도 힘든 상황에서 촉박한 시일 안에 교육을 이수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는 게 공통된 지적이었다.

 

지금 지나고 있는 오늘 이 하루도, 우리는 죽음과 함께 공유하고 있는 셈이지. 물시계를 비우는 것은 마지막에 떨어지는 물방울이 아니라, 그때까지 떨어진 모든 물방울이네. 그것과 마찬가지로, 최후를 맞이하여 우리가 이미 존재하지 않게 될 때, 그때만이 죽음을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는 걸세. 다만 죽음을 완결시킬 뿐이지.”

루키우스 안나이우스 세네카의 ‘세네카 인생론’에 나오는 구절이다. 우리는 살아감과 동시에 죽어가고 있다. 죽음은 늘 곁에 있으며 ‘Well-Dying’에 이르기 위해 우리는 죽음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 물론 어떤 죽음을 맞이할 지는 당신의 선택에 달려있다.

 

이학준 기자/순천향

dlgkrwnsggg@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