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가 독자에게]
글쓰기, 그리고 함께 얻어지는 것들
의대생신문이 벌써 올해 두 번째 호를 발행하게 되었습니다. 이미 첫 호가 배송되었지만 아마 개강이 미뤄져 받아보지 못한 학교도 있을 것 같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학교마다 개강 일정이 조금씩 달라지면서 신문 발행을 언제 하는 것이 좋을지, 독자 여러분들이 신문을 받아볼 즈음에는 기사의 내용이 오래된 정보가 되어버리는 것은 아닐지 고민이 많았습니다.
지난 3개월간 의대생신문 신입 기자 모집을 하면서 신입 기자님들의 지원서를 보게 되었습니다. 지원서에서 대부분의 기자님들은 공통적으로 ‘평소에 글쓰기를 좋아한다’, ‘글쓰기에 관심이 많다’는 말을 하십니다. 저도 역시 똑같은 말을 적었습니다. ‘글’이라는 매체에 매력을 느낀 이유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하나의 글을 완성했을 때 느껴지는 예술작품을 완성한 듯한 성취감과 같은 글을 두고 읽는 사람에 따라 다양하게 읽힐 수 있다는 잠재력은 유튜브와 SNS가 인기를 끄는 세상에서 ‘글’이 여전히 살아남을 수 있는 비결이라고 생각합니다.
의대생신문에서 2년 가까이 기자로 활동하면서 기사를 쓰는 연습이 단순히 글쓰기 실력만을 키워주는 것은 아니라고 느꼈습니다. 제 경우에는 글을 쓰는 과정 중에서 글을 ‘적는’ 시간의 비중은 그리 높지 않습니다. 오히려 기사라는 장르의 특성상 전문적인 정보를 많이 수집해야 하고, 팩트체크도 확실하게 해야 하기 때문에 사전 작업에 들어가는 시간이 훨씬 많습니다. 또 이를 논리적으로 전개하려면 많은 시행착오들을 거쳐야 합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저는 다양한 의료계의 현안에 대한 이해도도 높아지고, 어떤 사안을 판단하는 기준도 점점 세워나가게 되었습니다. 사회 전반에 대한 상식도 더욱 풍부해졌습니다.
요즘은 전문성과 대중성, 어느 하나만을 가지고서는 통하지 않는 시대입니다. 전문성을 바탕으로 누구나 보편적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큐레이터’와 같은 역할을 하는 사람이 주목을 받게 됩니다. 의학을 전공하는 우리가, 의학을 비롯해서 다방면에 폭넓은 지식을 갖춘 인재가 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의대생신문이 그 성장의 발판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김태희 편집장/인하
<medschooleditor@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