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당신도 ‘노모포비아’ 이신가요?

혹시 당신도 ‘노모포비아’ 이신가요?

스마트폰 중독을 걱정하는 사용자를 위한 애플리케이션 소개

“생존을 위해서는 물이 필요하다. 하지만 물이 너무 많으면 빠져 죽을 것이다”
미국의 시인이자 소설가인 마야 안젤루(Maya Angelou)가 남긴 말이다. 국민의 90% 이상이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2017년의 대한민국. 우리의 삶은 스마트폰으로 인해 10년 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을 만큼 편리하게 바뀌었다. 그러나 ‘사치품은 필수품이 되고 그 필수품은 새로운 의무를 낳는다’라는 역사의 철칙은 스마트폰에도 그대로 적용되었다. 어느덧 생활의 필수품으로 바뀐 스마트폰에 빠져버린 사람들은 길에서도, 지하철에서도, 식당에서도 쉬지 않고 스마트폰 버튼을 누른다. 길을 걸으면서도 스마트폰을 보는 사람들을 좀비에 빗대어 부르는 ‘스몸비(smartphone zombie)’, 휴대폰이 손에 없으면 불안감을 느끼는 증상을 일컫는 ’노모포비아(no-mobilephone-phobia) 증후군‘이라는 신조어까지 나왔을 정도이다.
안타깝게도 우리 의대생들 중에서도 ‘노모포비아 증후군’에 걸린 사람이 적지 않다. 시험기간에 잔뜩 쌓인 공부거리 사이에서도 우리의 손, 귀, 눈은 스마트폰을 향한 구애로 애가 탄다. 그렇다고 낙담하지 마시라! 스마트폰 중독에 빠진 사용자를 위한 앱이 등장하며 주목을 받고 있다. 데이터 사용량만을 조회할 수 있는 앱, 자녀의 스마트폰 사용을 제한하는 앱 등이 다양하게 있지만 본 기사에서는 대학생으로서 ‘스스로’ 중독을 방지하기 위해 사용 시간을 제한할 수 있는 대표적인 앱들을 소개한다.

<넌 얼마나 쓰니>

국내 벤처기업 리나소프트가 2013년 내놓은 앱 ‘넌얼마나쓰니’가 이용자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이 앱은 스마트폰 사용관리에 필요한 매우 다양한 기능을 제공한다.
①앱을 처음 키면 오늘 하루 몇 시간이나 스마트폰을 썼는지, 그리고 어떤 앱을 주로 사용했는지를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카카오톡 38분’, ‘페이스북 47분’과 같이 스스로 무슨 앱을 정확히 얼마나 사용했는지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스마트폰 사용시간을 하루, 일주일, 한 달 단위 등으로도 파악할 수 있다.
무엇보다 ‘넌얼마나쓰니’의 가장 큰 장점은 ②목표 사용시간을 설정하여 초과 시 폰이 잠기도록 설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하루 2시간을 목표 사용시간으로 설정했다면 2시간을 사용하면 폰을 더 이상 사용할 수 없게 화면이 바뀐다. 목표 사용시간 방식뿐 아니라, ③정해진 시간이 되면 폰이 잠기도록 설정하는 것도 가능하다. 또한 폰이 잠금 상태일 때에도 내가 사용할 수 있는 앱을 직접 설정할 수 있어, ④잠겨 있어도 전화 기능이나 학습 앱은 사용할 수 있게 정할 수도 있다.
매일 밤에는 ‘데일리 리포트’ 팝업 창이 뜨는데, 하루 24시간 내가 스마트폰을 어떻게 사용했는지를 보여준다. 물론 이 앱 하나로 스마트폰 중독을 완전히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긴 힘들다. 하지만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줄이겠다고 결심하고 그 결심을 실행으로 옮기는 데에 ‘넌얼마나쓰니’가 분명히 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확신한다.

<Forest : stay focused>

‘Forest : stay focused’(이하 ‘forest’)는 스마트폰 사용을 줄이게 해주는 기능에 재미의 요소까지 갖춘 앱이다. 이 앱을 한마디로 소개한다면, 집중할 일이 있을 때 나무를 심어 폰을 만지지 않고 나무를 자라게 하여 숲을 만드는 앱이다.

우선 ①나무를 기를 시간을 최소 5분에서 최대 120분 사이에서 설정하면, 그동안 나무가 자라는 창이 나타난다. 이 시간 동안 앱을 떠나 ②다른 용도로 스마트폰을 사용하려 하면 나무가 죽어버리고 만다. 무사히 정해진 시간 동안 폰을 건드리지 않았다면 작은 새싹이 푸릇푸릇한 나무로 성장하는 데 성공했음을 확인할 수 있는 알림이 뜬다.
‘Forest’가 재미있는 점은 하나의 ③나무를 키울 때마다 코인이 주어지는데, 그 코인을 모으면 새로운 종의 나무를 구입하고 이후 그 새로운 나무를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④성공한 나무, 실패한 나무들이 모인 숲을 일주일 단위로 확인할 수 있어 일주일 간 스마트폰을 사용한 내역을 한눈에 돌아볼 수 있다.
스마트폰 사용을 줄여 작고 귀여운 나무를 키우는 재미에서 멈추지 않고 이 앱은 한 단계 더 나아간다. 나무를 성공적으로 길러내면 받을 수 있는 코인을 이용해 실제로 아프리카의 케냐, 우간다, 탄자니아 등의 나라에 나무를 심는 캠페인에 후원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시간을 생산적으로 사용할 뿐 아니라 세상을 녹색으로 만드는 의미 있는 일에도 힘을 보탤 수 있는 ‘Forest’를 추천한다.
스마트폰이 편리함과 중독이라는 양면성을 가졌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스마트폰이 중독의 위험성을 가졌다는 점 때문에 스마트폰 자체를 탓하거나 스마트폰을 우리 삶에서 완전히 없앨 수는 없다. 그것은 산업혁명에 반발하며 기계를 파괴했던 ‘러다이트 운동’과 다를 바가 없다. 스마트폰은 우리에게 엄청난 혜택을 선사해 주었고, 이제 그것을 ‘스마트’하게 사용하는 것은 우리의 몫이다.

김경훈 기자/울산
<gutdokto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