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한 여행은 No! 나는 ‘카우치서핑’으로 현지인들과 여행한다!
기자가 추천하는 색다른 여행법! 카우치서핑을 통해 여행지에서 현지인 친구도 만들고 공짜로 현지인의 집에서 잘 수 있는 비밀 아닌 비밀을 공개한다!
사람마다 성격이 각양각색이듯이 여행을 즐기는 방법 역시 저마다 다르다. 혼자 여행하는 것을 즐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혼자 절대 여행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고, 맛집을 찾아 떠나는 사람, 풍경을 찍기 위해, 트레킹을 하기 위해 등등 사람들은 저마다 자신의 욕구와 목표를 이루기 위해, 단순히 일상에서 벗어난다 것에 여행의 의미를 두고 떠나는 사람도 있다.
인종, 문화, 언어가 전혀 다른 사람들과, 그것도 단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 현지인들과 함께 여행지에서 시간을 보내고 그 사람 집에서 무료로 몇 일 동안 지내는 여행방법이 있다면 당신은 이 방법을 선택할 것인가?
대부분 이런 말을 들으면 이상하다고 생각하거나, 위험해서 어떻게 가능하겠냐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이 글을 쓰는 기자도 이 이상한 여행방법을 지인으로부터 처음 들었던 6년 전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과 같이 똑같이 생각했었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그 당시에 여행은 하고 싶었으나 돈이 넉넉하지 못했고 또 사진만 찍고 유명 관광지만 돌아다녔던 여행에 매력을 못 느꼈던 기자는 처음 이 여행방법을 처음 들었을 때 두렵기는 하지만 흔히 접할 수 없는 새로운 경험이라는 생각으로 미지의 세계로 뛰어들게 되었다. 그 이후로 기자는 주위 사람들에게 특이하게 여행하는 여행중독자라는 말을 들으면서 방학 때마다 비행기 티켓을 들고 여행을 다녔다. 6년 전에는 너무나도 생소한 여행방법이었지만 지금은 비교적 널리 이름이 알려진 이라는 ‘카우치서핑’이라는 웹사이트를 통해서다.
2004년에 설립된 카우치서핑, 에어비앤비와 비슷하지만
금전적 거래 대신 호스트와 게스트간의 대화와 문화교류면 OK
‘한 번도 만나본 적 없는 ‘친구’의 집에서 하룻밤을 보낸다.’라는 괴상한 아이디어를 처음 실현시킨 주인공은 현재 전세계 20만개 도시, 1400만명의 회원수를 지닌 카우치서핑(Couchsurfing) 설립자 케이시 펜튼이다. 처음 설립하게 된 스토리 역시 괴짜인데 설립자 케이시 펜튼은 아이슬란드 여행을 기획하던 중 보통 여행객과는 다른 방법으로 숙소를 찾고 싶어 아이슬란드 대학교 재학생 1500여명의 이메일 주소를 해킹한 뒤 메일을 보내 자신을 재워줄 수 있는지 여부를 물어 보았다. 여기에 50여 명의 학생이 펜튼의 무리수(?)를 흔쾌히 받아주었으며 이를 계기로 카우치서핑이라는 쿨한 사람들의 플랫폼이 2004년에 탄생하였다. 2008년 스타트업으로 시작하여 거대 기업이된 에어비앤비와 비슷한 개념에서 출발하였지만 무료로 자신의 공간을 여행자에게 내어준다는 카우치서핑이 4년이나 먼저 설립된 것이다. 설립 배경에서도 알 수 있듯이 서로 모르는 여행자와 호스트가 상대의 호의와 친절을 기대거나 베풀어 주는 사람들의 모임이 카우치서핑인 것이다. 선뜻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다. 여행자의 입장에서는 무료로 호스트집에서 지낼 수 있다는 이점이 있지만 위험할지도 모르는 외부인을 재워주는 호스트 입장에서는 무슨 이점이 있어서 스스로 호스트가 되길 자청하는 것일까?
왜 모르는 사람에 내 집을 내줄까…?
영어 공부/문화 교류/세계여행 준비를 위해 기꺼이 방을 내주는 카우치서핑 호스트들
카우치서핑 웹사이트에서는 자신의 삶을 여행자에게 공유하고 세상을 연결한다는 등 숭고한 가치들을 적어두고 있지만 기자가 6년간 여행마다 카우치서핑을 직접 이용 해보면서 호스트들에게 들었던 대답은 크게 세 가지로 ① ‘영어 실력 혹은 외국어 실력 향상시키기 위해’ ② ‘문화 교류를 위해(특히 다른 대륙의 여행자)’ ③ ‘나중에 세계여행을 할 때 자신도 도움을 받기 위해서’ 호스트를 자청하는 경우가 많았다. 즉 여행자는 무료로 숙소를 제공받고 자신이 여행하고 있는 여행지에서 살아가는 현지인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으며 이와 동시에 현지인인 호스트도 여행자와 커뮤니케이션을 위해서 외국어 실력을 늘릴 수 있고 서로 다른 문화적 배경에서 살아온 사람과의 대화를 통해서 거창하게 이야기 하면 ‘세상에 대한 식견’도 기를 수 있는 것이다. 상이한 목적을 가진 사람들의 만남을 통해 서로의 경제·사회적인 유인을 충족시킬 수 있는 방법이 카우치서핑인 것이다.
특히 아시아권을 벗어나 카우치서핑을 통해 여행을 하는 경우, 호스트들 입장에서 아시아의 문화, 특히 동양의 문화는 매우 신비로우며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경우가 많다. 동양인들의 삶 속에는 고유의 동양적인 문화를 바탕으로 서구 문명이 국제적인 기준으로 이미 우리 일상생활 속 깊숙이 뿌리내려 공존하고 있기 때문에 서양 문화에 대해 새롭게 느껴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 이외 지역에서는 동양적인 문화를 접할 기회가 많지 않으며 서구적인 가치를 지속적으로 추구하여도 이들의 생활에 불편함이 없기 때문에 아시아 문화에 대해 잘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기자 개인적인 경험과 생각에 비추어 보았을 때 아시아 이외의 지역으로 카우치서핑을 통해 여행을 한다면 호스트들 입장에서는 꼭 문화교류를 하고 싶은, 매우 매력적인 여행자로 보일 가능성이 크다.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곳에서 만난 적 없는 현지인과 친구되기.
카우치서핑, 과연 안전할까?
카우치서핑을 이용하거나 혹은 앞으로 이용하게 될 대부분의 사람들은 호스트가 되기보다 여행자로서 이용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하지만 가장 먼저 걱정되는 것은 한 번도 본 적도 없는 사람 집에서 지내는 게 과연 안전하냐는 것이다. 기자도 처음 카우치서핑을 이용했을 때 가장 우려되는 점이었는데 6년 동안 40여 명이 넘는 호스트들을 만나면서 단 한 번도 위험했던 적이나 불쾌했던 경험은 없었다. 이게 가능했던 이유는 여행 이후 카우치서핑 호스트와 여행자 서로를 평가하는 레퍼런스 시스템 때문이다. 호스트 집에 머물고 난 뒤에는 호스트와 여행자 모두 서로에 대한 평가를 하게 되는데 그 평가는 상대방이 볼 수 있고 동시에 다른 사람들도 해당 레퍼런스를 볼 수 있다. 만일 호스트의 레퍼런스에 부정적인 응답이 많이 달려 있다면 여행자들이 해당 호스트집에 머무는 것을 꺼려할 것이며, 반대로 여행자의 경우에도 부정적인 레퍼런스 때문에 호스트의 초대를 받지 못할 가능성이 매우 커진다. 이러한 상호 평가 제도 덕분에 여행자와 호스트 모두 안전하게, 서로를 존중해주며 카우치서핑을 통한 이점을 누릴 수 있게 된다.
공짜로 머무를 수 있다는 말에 시작했던 카우치서핑…
집단 지성의 위력으로 어떠한 여행지의 정보도 얻을 수 있어…
일석다조 효과
비단 카우치서핑으로 얻는 이점이 호스트의 집에 무료로 머무는 것에만 그치진 않는다. 기자도 처음에는 공짜로 숙박을 해결하면서 여행할 수 있다는 점에 혹해 카우치서핑을 시작하였지만 카우치서핑을 하면 할수록 카우치서핑 안에 잠재된 매력과 이점을 발견하면서 점점 카우치서핑에 중독되고 의지하게 되었다.
기자는 유명 관광지보다는 남들은 잘 모르는, 특히 한국사람들이 잘 모르는 숨겨진 관광지를 주로 찾아간다. 그렇기 때문에 여행지에 대한 정보 습득이 부족할 수 밖에 없는데, 카우치서핑을 통해 해당 여행지에 호스트가 있는지 확인한 후 메일로 그 호스트에게 여행지에 대한 정보를 물어보면 이런 문제는 간단히 해결된다. 호스트들은 그 여행지의 현지인들이기 때문에 여행전문가들이 제공하는 정보보다 더 자세하게, 최신의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여행지에서 경제적으로 여행경비를 절약할 수 있는 팁을 얻거나 맛집, 숨겨진 명소 등의 정보를 얻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어디가 안전한 곳이고 위험한 곳인지에 대한 정보를 확실히 알 수 있기 때문에 본인의 안전을 위해서도 오히려 카우치서핑이 안전하고 좋은 도구가 될 수 있다. 특히 이런 정보 습득면에서 카우치서핑이 빛을 발하는 순간은 비영어권국가로 여행을 가는 경우이다. 비영어권국가로 가는 순간 유명 관광지가 아닌 이상 영어로 의사소통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여행지에서 정보를 얻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카우치서핑에서 대부분의 호스트와 여행자는 영어가 가능하고 실제로 영어로 소통하기 때문에 비영어권국가라도 여행지에 대한 정보습득이 매우 쉬워진다. 그리고 여행지에서 만난 호스트는 대부분 나의 통역사이자 그 지역 전문가로서 가이드가 되어주기 때문에 여행의 질은 한층 더 높아질 수 있게 된다.
어떤 국가, 대륙이더라도 카우치서핑을 통한다면 여행준비가 훨씬 쉬워지고 사실 많이 준비할 것도 없기 때문에 기자는 바쁜 의대생활 속에서도 별 준비 없이 방학하자마자 영어가 안 통하는 러시아, 남미, 동남아 등으로 훌쩍 여행을 떠나는 것이 가능했다.
한국에서는 카우치서핑을 직접 경험한 사람들이 책도 여러 권 발간하고 서울에만 5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카우치서핑 호스트이자 여행자로 등록되어 있지만 아직 생소하고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하지만 미국에서 시작된 카우치서핑은 북미 지역은 물론, 특히 유럽에서 매우 활성화 되어 있어 카우치 서핑으로만 여행을 다니는 배낭여행객들을 쉽게 만나 볼 수 있다. 하지만 활성화가 잘 되어 있다고 해서 아무나 카우치서핑으로 여행을 즐길 수 있는 건 아니다. 앞에서도 잠깐 언급한 것처럼 내가 여행할 도시의 잠재적 호스트들에게 ‘내가 어떤 사람이고 어떤 매력이 있기 때문에 당신이 나를 초대한다면 분명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라는 식으로 자신을 충분히 어필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알고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카우치 서핑 호스트들에게 나를 초대하게 만들 수 있을까? 이 내용에 대해서는 기자의 개인적인 경험을 토대로 다음 호에 소개하도록 하겠다.
김민 기자/가천
<franky777mi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