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가 뭐 별건가, 편의점에서 도전하기
요리란 무엇인가. 불이 발견됨과 동시부터, 혹은 그보다 더 오랜 역사를 가진 예술이다. 오직 인간만이 요리를 한다. 같은 음식이라도 조금이라도 더 맛있게 먹고 싶다는 욕망의 발현이며, 그 요리를 먹는 사람, 혹은 그 시대의 문화를 상징하기도 한다. 18세기 프랑스 미식가 브리야 사바랭은 ‘당신이 무엇을 먹는지 말해주면, 당신이 어ㄸ?ㄴ 사람인지 알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보통 매일매일 무엇인가를 먹는다. 매일 먹을 것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그 사람이 세계 최하위의 인생을 살고 있다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한다. 그러나 이처럼 매일같이 먹어댐에도 불구하고, 아이러니하게도 그 실력은 천차만별이다. 누구나 먹지만, 먹는 사람 따로 있고 하는 사람 따로 있는 것이다.
백종원 신드롬의 영향으로 요리에 대한 장벽이 많이 내려갔지만, 그래도 요리를 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가스레인지나 핫플레이트, 조리도구 등이 필요하다. 기숙사에 살거나 몇몇 자취생들에게는 아직도 벽이 높은 셈이다. 그러나 요리라는 것은 결국 더 맛있게 먹으면 되는 것이다. 여기서는 편의점 음식으로 조금 더 맛있게, 혹은 조금 더 건강하게 먹을 수 있는 간단한 레시피들을 소개한다.
1. 짬뽕라면!
짬뽕은 그 하나로 고유의 음식을 뜻하나 여기서는 온갖 것들이 잡스럽게 섞여 있는 관용적 의미의 짬뽕을 말하겠다. 서로 다른 라면을 섞으면 맛있어진다는 유구한 주장은 대학가 MT문화의 역사와 함께한다. 신라면+진라면, 신라면+안성탕면 등 온갖 학설들이 있었으나 학문으로서의 근대적 정립은 21세기에 와서야 이루어졌다. 그 시조는 김성주학파의 ‘짜파구리’라고 할 수 있겠다. 너구리와 짜파게티를 적절히 조합한 그 레시피는 전국에서 두 라면의 판매량이 급등하는 기현상으로 이어지기도 하였다.
짜파게티를 베이스로 하여 최근 대세인 진짬뽕, 맛짬뽕 등을 더해도 좋고, 매운 맛을 가볍게 즐기고 싶다면 불닭볶음면을 베이스로 치즈라면류를 섞어도 좋다. 시도하는 사람 마음이겠으나, 일반적으로 다른 회사에서 나온 두 라면을 섞는 것이 더 맛있다는 주장이 있다.
2. 간편 라볶이
편의점에서 구매할 수 있는 컵 떡볶이에 물을 약간 더 넣어서 편의점 스트링 치즈, 라면을 넣고 전자렌지에 돌려 먹으면 된다. 면이 꼬들꼬들한 안성탕면이 제격이나 매운 맛을 좋아한다면 신라면도 괜찮다. 환경호르몬이 걱정이라면 전자렌지에 돌려도 좋은 대형 용기를 하나 구매해두자. 하나 있으면 여러모로 사용하기 편리하고 유용하다. 용기가 있다면 떡볶이에 삼각김밥을 한 두 개 넣고 치즈를 얹어서 데우면 매콤한 치즈 리조또가 된다. 여유가 있다면 삼각김밥 대신 최근 출시된 ‘스팸밥바’를 넣어보자.
3. 사골 만둣국
편의점 냉동실을 살펴보면 전자렌지로 즉석에서 데워 먹을 수 있는 6개들이 만두가 있다. 가격도 1,500원 선으로 저렴하고 맛도 괜찮은 편이나 차가운 냉동실 안에 꼭꼭 숨어 있기 때문에 아는 사람만 아는 음식이다.이 만두를 데워 사리곰탕면에 넣으면 훌륭한 사골 만둣국이 된다. 최근에는 떡국도 출시되었는데, 여기 넣어 먹으면 떡만두국이다.
4. 오레오 빙수
CU에서 판매하는 우유빙수에 오레오를 부셔 넣으면 된다. 후식으로 제격.
이외에도 다양한 레시피가 있으나 지면 관련으로 싣지 못한다. 맛있는 녀석들 47화에 편의점에서 만든 온갖 다양한 음식들이 있으나, 대부분의 레시피가 식당에서 사먹는 것보다 오히려 비싸게 먹히는 사파라 볼 수 있으니 참고하자. 모두 괴식 같아서 부담스럽다면 일반 완제품들도 일본이 부럽지 않을 만큼 다양하게 출시되는 중이다. 치즈 닭갈비, 마카롱, 올바른 샐러드 등도 체크해볼 만 하다. 튜닝의 끝은 순정이라 하지 않는가. GS의 혜자 도시락을 필두로 하여 백종원 도시락, 혜리 도시락 등의 질은 한끼 식사로 크게 손색이 없다.
이준형 기자/가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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