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온 여름방학, 의대생들을 위한 영화 처방전

영화 <마이 시스터즈 키퍼>

‘마이 시스터즈 키퍼 (My sister’s keeper)’ 는 2009년 개봉되어 네이버 영화 평점 9점의 높은 평가를 받은 영화이다. 따뜻한 색감의 영상과 아름다운 배경음악 속 백혈병을 앓는 주인공과 그 가족들의 이야기가 담긴 이 영화가 끝나고 나면 눈물을 참을 수 없을 것이다. 환자와 가족들의 심정과 고충을 사실적으로 그려냈고, 질환의 진행양상과 생명윤리 문제까지 다양한 쟁점들을 너무나도 잘 그려낸 영화이기 때문에 의료윤리, 의료법학 수업시간에 배운 내용을 한번 적용해보며 감상하는 것을 추천한다.

 

맞춤형 아기의 등장

영화는 언니 케이트의 백혈병 치료를 위해 유전자 조작을 거쳐 태어난 ‘안나’의 시점을 위주로 전개된다. 출생과 동시에 안나의 백혈구, 제대혈, 골수는 케이트의 치료과정에 제공되었다. 그러나 안나가 성장하면서 자신의 존재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하며 사건이 발생한다. 바로 안나가 자신의 신체에 대한 권리를 지키기 위해 부모님을 고소한 것이다. 이로 인해 안나의 부모님은 큰 충격을 받게 된다.
현재 산부인과에서 쓰이는 PGD(착상 전 유전자 진단법) 는 부모의 병이 아이에게 유전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검사인데, 이 검사가 남용되면 맞춤형 아기의 출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 사실 상 유전자 가위의 개발로 인공수정시 유전자 결함이 있는 부적절한 배아를 폐기하는 선별과정이 이미 이뤄지고 있다. 배아단계의 ‘교정’은 유전병 치료에서 불가피한 단계이지만 ‘개량’에 이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안나와 안나 부모님의 입장을 모두 파악해보고 유전자 분석 기술과 편집 기술의 바람직한 방향을 고민해보자.

 

백혈병 환자의 괴로움

이 영화의 가장 매력적인 점은 등장인물들의 다양한 시점이 등장한다는 것이다. 2살 때부터 백혈병을 앓아온 언니 케이트의 입장에서도 영화가 진행되는데, 심한 구토와 식욕 저하와 같은 화학 요법과 항암치료의 고통, 탈모와 히크만 카테터의 부각 등 외형적 변화에 대한 괴로움, 죽음에 대한 5단계, 임종을 준비하는 모습이 자연스럽고도 자세하게 나타난다.
영화의 후반부에서는 자신의 질병을 인정한 후 자신이 떠난 후 남게 될 가족들을 챙기고, 가족들 또한 이를 받아들일 수 있도록 노력하는 케이트의 모습이 담겨 깊은 울림을 준다. 시간에 따라 환자인 케이트의 심리와 주변 환경이 변화하는 모습을 보며 환자의 괴로움에 대해 조금이나마 공감해보자.

 

환자 보호자의 스트레스와 의사의 역할

실제로 환자 자신보다 환자를 돌보는 보호자들과 남겨질 가족들의 스트레스 관리가 더 힘들다고 한다. 사회적으로는 환자의 치료를 위해 자신의 직업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더불어 보호자는 치료 비용 부담으로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기도 하며 정서적 요인의 큰 개입으로 환자에 대한 객관적인 수용이 어려워져 환자와 의사 사이에서 갈등하게 된다. 영화 속에서도 케이트의 어머니와 아버지의 갈등 관리 양상이 다르게 나타난다. 어머니와 아버지의 입장 모두에서 한번 환자 보호자가 겪는 갈등을 이해해보자.
환자와 보호자 사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의사의 역할이기도 하다. 보호자가 환자의 상태에 대해 객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의사가 유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이 과정에서 공감하는 태도와 올바른 소견 전달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환자 및 보호자와의 의사소통은 완전히 실패하고 말 것이다. 실제로 나쁜 소식을 전할 때 어떤 전략을 사용해야 하는지, 치료 과정 중 발생하는 환자의 고통과 치료 이후 부작용 관리에 어떻게 대응하는 것이 좋은 지 고민해보자.

 

영화의 반전요소

다음 내용은 약간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다. 영화의 반전이 주는 깊은 울림은 감동을 극대화한다.
– 안나 측 변호사의 귀여운 강아지
– 케이트의 오빠와 남자친구
– 케이트가 떠난 후 가족들의 모습
– 안나의 재판을 맡은 판사
– 안나와 부모님의 최종 재판 결과는?

 

오윤서 기자 / 순천향
<justinechooh@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