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 청년 세대의 고민을 담은 드라마 속 메시지

최근 정신건강 의학과를 배경으로 한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라는 드라마가 많은 사랑을 받았다. 정신건강의학과에 새로 오게 된 정다은 간호사를 포함한 정신병동 의료진과 환자들의 모습들이 충분히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모습들이었기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며 드라마를 볼 수 있었다. 그 중 망상장애를 갖고 있는 김서완 환자의 스토리는 많은 사람들에게 안타까움을 주었다. 김서완은 게임 속 세계에서 살고 있는 망상장애 환자로 자신이 마법사이고 세계를 구해야한다고 믿고 있다. 이 환자는 병원에 입원하기 전 공무원 시험에서 7번을 떨어진 공시생이었으며 현실도피로 시작한 게임에 빠져서 망상 장애가 진행되었다. 극중에서 정신과 약이 효과를 보여 김서완은 자신의 현실과 병을 인지하게 되고 퇴원을 하게 된다. 다시 학원에 다니며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게 되는데 함께 공부하는 친구에게 “커트라인 또 한문제 차네 넌 진짜 좀만 더 하면 되겠다”라는 말을 들은 후 결국 건물 옥상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한다. 조금만 더 열심히 하면 될 거라는 생각에 포기하기보다는 희망을 품고 열심히 노력하지만 결국 떨어지면 남들의 눈에는 노력을 덜한 사람으로 밖에 보이지않는다는 대사가 안타깝게 다가왔다. 김서완에게 망상 장애는 힘든 현실의 삶에서 자신이 무너지지 않게 지켜주는 방어 기제였던 것이 아닐까? 김서완이라는 인물의 이야기는 이 시대를 살고 있는 20대, 30대에게 많이 공감이 가는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본과에 올라와서 시험 공부를 하느라 학창 시절 친구들과 한동안 만나지 못하다가 타과에 다니는 친구들이 대학을 졸업할 시기가 되어 다시 만나게 되었다. 대학교 졸업반에서 앞으로 어떤 직장에 갈지 고민하며 취업 준비, 임용고시 준비, 공무원 시험 준비, 로스쿨 준비 등 각종 시험을 준비하는 친구들이 많이 있었다. 점점 갈수록 괜찮은 일자리가 사라지며 그런 곳을 가기 위한 경쟁률은 점점 높아지고 있는 현실에서 많은 20대 친구들이 자신의 시간과 청춘을 바치며 취업을 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을 보게 되었다. 요즘 의대의 인기가 점점 올라가는 것도 공부하는 과정은 힘들지만 진로에 대한 큰 걱정 없이 정해진 길을 걸어간다면 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누군가는 원하는 직장 및 시험에 합격하기도 하겠지만 누군가는 김서완처럼 불합격의 고배를 마실 것이다. 특히 취업 시장이 얼어붙은 분위기는 현재 취업을 준비하는 20,30대들에게 더 많은 시련을 줄 것이다.

우리나라는 특히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로 유명하며 특히 19세에서 34세까지의 청년 자살수가 2021년에는 2,512 명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라고 한다. 무한 경쟁, 실업, 노동 시장에서의 성차별, 안전하지 않은 환경 등 여러 요인들에 의해 청년 자살률이 증가하고 있다. 극중 김서완 환자의 경우처럼 고용 한파 가운데에서 실패가 반복되었을 때 삶의 희망을 잃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청년들이 증가하고 있다. 각자가 마주한 문제들은 다르지만 20~30대라는 인생에서 불안정한 시기를 지나가고 있는 동지로서 우리 주위에서 환경적, 심리적 어려움으로 힘들어 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먼저 다가가서 관심가져 줄 수 있기를. 그리고 우리 사회 안에 실패에 대한 안전장치가 마련되어 더욱 실패에 관대한 사회가 될 수 있기를.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변화하며 이에 대한 관심과 논의가 더욱 활발하게 나타나는 사회가 되기를 고대한다.

 


 

남효정 기자/충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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