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인 작가, 의사 겸 작가의 삶을 전하다

현 응급의학과 전문의 겸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남궁인 교수가 11월 18일 열린 제10회 젊은의사포럼에 연사로 참여했다. 여러 강연 중 후반부인 데다 앞의 강연들이 예상보다 길어져 시작 시각이 40분가량 지연되었음에도, 강연장은 남궁 교수의 삶에 관심 있는 포럼 참여자들로 메워졌다.

포럼에서 남궁 교수는 ‘의사로서 글을 쓴다는 것’이라는 주제로, 글과 함께한 자신의 삶의 내력과 작가로서 배우고 느낀 바를 전국 의대생, 전공의, 공보의들에게 내보였다. 그 내력은 학창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남궁 교수는 소위 말하는 ‘문학소년’이었으며, 문학에 깊은 조예가 있지 않은 한 이해하기 어려운 이상 작가의 작품을 비롯한 수많은 작품을 섭렵하며 고등학교 때까지 학교 문예반에서 활동했다. 그리고 고등학교 3학년 때 치열한 노력을 한 끝에 고려대학교 의과대학에 입학했다. 입학한 후 진로에 관해 고민하다, 의사 선배들의 삶이 재미없어 보인다고 느꼈으며 남들과 다르게 보이고 싶어 자신이 가진 재능이 무엇인지 고찰했다.

숙고 결과 평생 목표를 글쓰기, 여행, 음악으로 정했고, 대학생 시절에는 대다수의 의과대학 학생과 달리 일반 대학생들이 하는 모든 일들을 해보고 자유롭게 살아보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래서 예과 2학년 때 중국 대륙 횡단을 떠났다. 와중에 중국인으로 위장해 티베트 횡단을 경험했으며, 인도 횡단까지 하고 돌아왔다. 본과 1학년 방학 때는 국토 대장정에 참여했는데, 대장정 팀 중 유일한 의과대학 학생이어서 타과 학생들과 교류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후 또다시 원정을 떠났는데, 이집트 대륙 횡단이었다. 이때는 금전이 필요해 이스라엘에서 아무 일이나 알선해달라고 해 외국인 노동자로 식당 일을 했다. 그 다음 방학 때는 북경으로 어학연수를 떠났고, 이후 실크로드 횡단까지 겪었다.

이외에도 대학생 시절에 사진을 좋아해 출사도 해보았고, 여전히 문학의 꿈을 버리지 않아 고려대 중앙문학회에서 활동하며 문학인들 사이에서 경험을 쌓았다. 또한 본과 3학년 PK 실습 전 방학 때는 호주에서 시만 쓰며 지내보았으며, 의대생 문예대회 시 부문에서 2년 연속 대상을 수상한 경력도 있다. 아르바이트도 여럿 해보았는데, 주로 과외를 하는 의과대학 학생들과 달리 인형 탈 아르바이트를 해보았고, 직접 트럭을 운전해 도매 시장에서 꽃을 떼와 판매해 보기도 했다. 그리고 밴드에서 건반 주자로 활동하며 음악도 했다.

이후 고려대 응급의학과에서 전공의 시절을 보냈는데, 레지던트 3년 차 때 온라인에 글을 게재했다가 사회의 반응을 얻은 것에서 사회가 의사의 글에 이렇게 관심을 갖는다는 것을 처음으로 느꼈다. 그리고 공중보건의사로 복무했는데, 훈련소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올린 것이 큰 반응을 얻은 것을 계기로 신문사에서 연락을 받아 신문 칼럼니스트로 데뷔했다. 또한 출판사에서도 연락이 와 첫 책인 ”만약은 없다”를 출판했다.

첫 저서 출간 이후, 남궁 교수는 출판계의 일이 주어지는 것은 작가의 역량에 달렸으며 의료계보다도 냉엄한 시장이라는 것을 실감했다. 그리고 대중의 시선에서 전문성 있고, 설득력 있으면서 매력적인 캐릭터가 필요하며 출판계에서는 제의와 청탁을 받는 프리랜서로 일하게 된다는 것을 배웠다. 또한 강연 내용에 의하면 프로 작가란 원고료를 받는 순간부터이며, 프로 작가는 신문, 잡지, 문예지, 사보, 추천사, 심사, 교정, 감수 등 다양한 일을 한다. 그리고 글쓰기뿐 아니라 SNS, 프로필, 포트폴리오 관리 등도 필요하며, 해당 매체가 요청하는 주제와 맞으면서 자신만의 설득력 있는 글을 제출해야 한다. 더구나 기초 문장력, 성실성, 기성 작가와 밀리지 않는 구상, 체력 등이 모두 요구된다.

의사 겸 작가는 헌혈 캠페인, 자살 예방 캠페인, 어린이 보호 캠페인, 국회 토론회 참여를 통한 법 개정 기여 등으로도 대중에 영향을 미친다고도 전했다. 그래서 작가는 자신의 기준에서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일을 해야 하며, 타인의 시선을 고려해야 하며, 자신이 생각하는 정의의 방향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작가로서 장점은 자아실현과 자기 발전을 할 수 있고, 문학도 예술이기에 예술가적 능력을 배양하며, 여러 분야에 대해 공부하는 경험을 하며, 글쓰기라는 하나의 기술을 연마할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반면 단점으로는 창작의 고통이나 이름이 알려지는 위험이 있으며, 끝없이 공부해야 하며, 예술의 영역에서 도태되지 않아야 하고 대중적 시선도 계속 견지해야 한다는 것을 언급했다.

마지막으로 남궁 교수는 청중들에게 글쓰기는 궁극적으로 인생에서 가질 수 있는 가장 좋은 취미이며, 살아가는 원동력이자 버팀목이 되어주며, 결국 사람을 변화시킨다고 강조하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박주미/울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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