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 밀가루와 통밀의 영양학적 차이가 대사 과정에서 어떻게 나타나는가
흰 밀가루와 통밀에는 과연 무슨 차이가 있는 것일까? 그리고 다이어트를 위해선 흰 밀가루를 무조건 피해야만 하는가?
흰 밀가루와 통밀의 관계는 흰 쌀밥과 현미밥의 관계와 같다. 통밀의 겉겨를 제거하여 남은 하얀 속살이 흰 밀가루이다. 통밀과 흰 밀가루는 같은 밀인 것이다.
흰 밀가루의 영양
흰 밀가루에는 재배되는 지역, 글루텐이 함유된 정도를 일컫는 말인 습부량에 따라 세 가지 종류가 있다. 글루텐 함량이 높은 순서로 강력분은 주로 빵과 파스타, 중력분은 국수, 박력소맥분은 튀김 요리를 할 때 쓰인다.
글루텐은 무엇인가?
밀을 물과 섞어 반죽하면, 밀의 주요 단백질인 글리아딘과 글루테닌이 서로 결합하여 글루텐이라는 단백질을 생성한다. 글루텐은 음식을 찰지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글루텐 함량에 따라 조리되는 음식의 종류가 달라지는 것이다.
글루텐이 소화불량, 음식중독 등의 증상을 수반하는 셀리악병을 유발한다고 알려져, 글루텐 프리 식품이 유행하기도 했다. 그러나, 소화병학회의 여러 연구들은 셀리악병의 원인이 글루텐이 아닌 다른 첨가물일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소화불량과 복부팽창 등을 유발하는 물질로는 FODMAPs라 불리는 탄수화물이 있다. FODMAPs는 장에서 흡수되지 않으며, 장 끝에 있는 장내 세균에게 에너지를 공급한다. 에너지를 공급받은 장내 세균이 수소 가스를 배출하여 복부팽창이 일어나는 것이다.
통밀의 영양
통밀은 밀의 배젖을 제거하지 않은 밀이다. 배젖은 씨앗에서 식물로 자라나는 부분인 배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조직이다. 통밀에는 영양소 중에서도 식이섬유질이 많다. 식이섬유질이란 채소와 과일 등에 포함된 섬유질을 일컫는 말이다.
섬유질은 탄수화물과 달리 소화효소로 잘 분해되지 않고 배출된다. 그 과정에서 다른 음식물들의 소화 과정을 지연시킨다. 이는 포만감을 느끼게 하여 과식을 방지한다. 콜레스트롤은 혈관에 축적되면 혈액이 흐를 수 있는 공간이 좁아져 그만큼 혈압은 상승한다. 섬유질은 다른 음식물에 포함된 콜레스트롤이 체내에 축적되는 것을 막아준다. 또한 장내에 있는 염분과 섬유질이 결합하면 혈중 나트륨 농도로 인한 혈압 상승을 방지할 수 있다.
개인 영양학의 시대
흰 밀가루보다는 통밀이 영양 측면에서 더 건강에 좋아 보인다. 그러나 ‘이스라엘 와이즈만 연구소’에 따르면, 통밀과 흰 밀가루에 포함된 영양소 차이에도 불구하고, 개인의 대사 능력에 따라 두 물질이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들이 상이하다고 한다. 그 이유는 개인마다 보유하고 있는 장내 세균의 종류와 수, 그리고 유전자 등이 다르기 때문이다.
앞으로 빵을 고를 때, 위와 같은 영양 정보를 안다면 상황에 따라 빵을 구매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머지않아 맞이할 개인 영양학 시대에는 개인에게 최적화된 식단을 짤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김현 기자 / 연세 원주
lisa051223@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