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와 K뱅크, 인터넷전문은행이란?

인터넷전문은행이란 오프라인 점포 없이 인터넷, 모바일,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통해 운영하는 은행을 말한다. 인터넷전문은행은 대부분 전자매체를 통해 업무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기존의 은행보다 인건비나 임대료, 운영비 등이 줄어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해 줄 수 있다. 예를 들어, 돈을 저축하는 사람에겐 높은 금리를 제공하고 돈을 빌리는 사람에게는 낮은 금리를 적용할 수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은 1995년 미국에서 최초로 설립된 이후 일본, 영국 등으로 확산되었다. 한국에서는 2002년에 처음으로 설립이 추진되었으나 여러 제도적 문제로 인해 무산되었다. 이후 2008년에도 시도되었으나 실패했고, 2015년 11월에 카카오은행과 K뱅크의 예비인가가 승인되며 국내에 본격적으로 도입되었다.


두 인터넷전문은행의 공통된 사업으로는 디지털 이자와 중금리 대출 서비스가 있다. 디지털 이자란, 현금으로만 유통되던 기존의 이자와 달리 다양한 방식으로 받게 되는 이자를 뜻한다. 카카오뱅크, K뱅크 모두 각각 다양한 업종들이 주주로 참여하고 있는데, 디지털 이자로 이런 다양한 사업체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K뱅크의 디지털 이자를 통해 KT의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으며, 통신 데이터를 충전 받을 수 있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이모티콘과 게임 아이템, 쇼핑 포인트를 디지털 이자로서 얻을 수 있다.


중금리대출은 신용등급이 4, 5, 6등급인 사람들에게 중금리로 대출해주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서 중금리란 은행의 저금리와 저축은행, 대부업체 등의 고금리 사이의 중간 금리대를 뜻한다. 이들은 신용등급이 중간이지만 기존 신용평가시스템상 고금리 대출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데, 출범 당시 두 인터넷전문은행은 자신들만의 신용평가 모델을 개발해 이 시장을 공략하겠다고 선언했다. 기존 신용평가 데이터베이스 이외에 주주사의 데이터베이스 등을 이용하면 은행보다 세분된 신용평가 시스템이 가능하다는 의견이다. K뱅크는 KT전화 이용고객 정보, BC카드 보유결제정보, BC카드가맹점 매출 정보 등의 빅데이터를 이용하여 신용평가 시스템을 만들 계획이다. 카카오은행 또한, 예스24, 국민은행, 이베이, 넷마블, SGI서울보증 등이 가진 신용정보, 고객정보를 활용할 계획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의 미래와 가장 밀접한 연관을 가지고 있는 국가 제도는 은산분리 규제이다. “은산분리”라는 용어는 금산 분리법에서 파생된 용어이다. 금산 분리법은 대기업의 사금고화, 자금 세탁 등을 막기 위해 제정된 법으로, 이 법에 따라 산업자본은 금융자본의 (의결권이 있는) 주식을 4%까지만 보유할 수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의 기술적 특성상 주로 IT업체가 대주주인데, 금산 분리법에 의해 이러한 산업자본은 자신의 은행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어렵다.


카카오뱅크는 출범 첫 날(2017년 7월 27일)에만 18만 명이 가입했고 케이뱅크는 출범 첫 날(2017년 4월 3일) 4만 명이 가입했다. 올해 3월 말 기준 카카오뱅크의 가입자 수는 891만 명, 케이뱅크의 가입자 수는 98만 명이었다. 이후 올해 7월, 카카오뱅크의 가입자가 1,000만 명이 넘었으며 상반기 96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렇게 폭발적인 성장세와 달리, 지난해 하반기부터 둔화하는 수신(예금, 적금)금액, 여신(대출) 금액 증가율 등 여러 문제점 또한 지적되고 있다.


특히 출범 초기 보여줬던 혁신성이 많이 사라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한 여러 혜택 등의 경쟁력을 보였지만, 그 이상 혁신적인 서비스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기존 은행들이 서비스 수준을 빠르게 향상하여 인터넷전문은행에 대응하자, 인터넷전문은행들만의 차별성과 경쟁력이 약해졌다.


가계대출에 의존하고 있는 구조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올해 5월 기준,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기업 대출을 취급하고 있지 않다.

현재 인터넷전문은행법에서 기업 대출을 제한적으로 허용해서도 있지만, 인터넷전문은행은 오프라인 점포가 없기 때문에 기업 대출이 태생적으로 힘들다. 개인과 달리 기업은 영업 현황, 매출 구조 등이 기업마다 달라 온라인으로만 신용을 평가하는 것이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인터넷전문은행이 활용하는 개인 신용평가사의 신용등급이 느슨한 경향이 있다고 지적된바, 이렇게 가계대출로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는 위험성이 크다고 볼 수 있다.


한편, 은산분리 규제와 복잡한 지배구조로 인한 문제도 꾸준히 제기되었다. 자기자본비율이란 총자산 중에서 자기자본이 차지하는 비중을 나타내는 지표이다. 은행이 국제적으로 영업하려면 자기자본비율이 최소한 8%가 되어야 한다. 자기 자본을 확충하기 위해 은행은 주식을 추가로 발행해 이를 팔아 회사의 자본금을 늘리는데, 이러한 행위를 유상증자라고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그간 은산분리 규제로 인해 대주주의 유상증자가 어려웠다. 일례로 K뱅크의 대주주인 KT는 K뱅크의 유상증자를 통해 지분을 늘리면서 은행에 자금을 조달하고자 했다. K뱅크의 주식을 KT가 매입함으로써 K뱅크에 경제적인 지원을 하려던 것이다. 그러나 K뱅크는 여러 기업이 주주로 참여하고 있는 복잡한 구조였다. 은산분리 규제로 인해 KT가 살 수 있는 주식이 한정되어 있었기에 그 이상의 자금을 조달하려면 다른 기업들도 K뱅크의 주식을 사야 했다. 기업에 따라서는 충분히 지출이 부담스러울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러한 잡음이 끊이질 않아 유상증자는 올해 8월까지 지연되며 K뱅크의 발목을 잡고 있다.


반면, 지난해 9월 국회에서 은산분리 규제를 완화하는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특례법’이 가결된 이후, 카카오는 카카오뱅크 지분율을 18%에서 34%까지 높이면서 자금 조달이 훨씬 용이해졌다. 카카오뱅크는 또한 카카오 계열사와의 협업을 통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키움뱅크와 토스뱅크가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에서 탈락한 반면, 네이버는 간편 결제 서비스를 기반으로 하는 핀테크(금융과 IT기술을 융합시킨 금융서비스) 자회사를 올해 11월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해 비판적인 시선과 긍정적인 시선이 교차하는 가운데, 많은 전문가와 기업들이 다양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송지수 기자/건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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