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대학병원과의 싱크로율은? 드라마

실제 대학병원과의 싱크로율은?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응답하라> 시리즈, <슬기로운 감빵생활> 등 매 작품마다 큰 화제를 모으고 있는 신원호 PD와 이우정 작가의 신작 <슬기로운 의사생활> 이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전국 시청률 11% (4월 9일 5회 기준, 제공: 닐슨코리아)를 돌파하며 탄탄한 배우들의 연기와 현실감 있는 연출, 눈물과 웃음을 넘나드는 줄거리로 시청자들의 호평을 이끌어내고 있다. 대학병원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인 만큼 의사, 간호사를 비롯한 의료진들이 작품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으며 병원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로 매 회 진행된다. 의대생으로서 공감할 수 있는 장면들을 소개하고 알고 보면 흥미로운 비하인드 스토리를 다뤄보고자 한다.

인물부터 장소까지, 살아 있는 디테일

이야기의 중심이 되는 주인공들은 대학병원에서 간담췌외과, 소아외과, 흉부외과, 산부인과, 신경외과에서 조교수 및 부교수를 맡고 있는 5명의 의사들이다. 주인공들은 의과대학 동기들로 서로 다른 병원에서 수련과정을 마친 후 대학병원인 ‘율제병원’에서 뭉치게 된다. 모두 외과에 해당되어 첫 화부터 많은 수술 장면과 협진 장면이 등장한다. 쉴 새 없이 콜이 울리는 휴대전화와 오전부터 밀려드는 외래 환자들, 잠을 줄여가며 진행되는 수술 등 바쁜 대학병원 일상도 매 에피소드에 잘 녹아있다. 병원 실습생인 본과 3학년 PK들도 드라마에 등장해 중간중간 의학 지식을 시청자에게 쉽게 전달하고 병원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관찰하는 역할을 한다. 학생들이 각 과의 회진에 참여해 교수님들의 지도를 받는 모습도 담겨 공감을 이끌어낸다.
의학드라마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현실감 있는 소품과 세트장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제작진은 병원 내부 시설을 세트장에 재현해내는데 1년의 시간을 할애했다. 그 결과 생동감있는 장면들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주인공들의 진료실에도 각기 다른 개성이 담겨있는데, 소아외과의 경우 청진기와 가운에 단 귀여운 동물 장식들, 아이들의 울음을 멈추기 위해 동원되는 장난감들로 꾸며져 실제 대학병원 소아과의 모습과 높은 싱크로율을 보인다. 또한 휴식시간에 간단한 업무를 보고 의료진들이 잠시 눈을 붙이고 쉬는 공간인 당직실과 당직실에 놓인 간이 매트리스 침대까지 높은 싱크로율을 포착할 수 있다.

실제같은 환자-의사 관계

울음을 그치지 않는 어린 아이와 엄마, 뇌사 판정을 받아 장기기증을 하기로 결정한 아내, 딸의 결혼식을 앞두고 수술을 받기로 한 아버지 등 실제로 있을 법한 다양한 환자들이 매 회 등장해 이야기를 완성시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그들과 의료진들이 쌓아가는 관계 속에 실제로 의대생들이 실기 시험을 통해 평가받는 ‘동의서 받기’, ‘나쁜 소식 전하기’와 같은 내용이 담겼다는 것을 알아챌 수 있다. 환자와의 라포(rapport)를 쌓기 위한 방법이나 동료나 선후배들과 소통하여 최선의 결론을 도출하는 방법 등이 마치 의대생들을 위해 만들어진 실습 교습서처럼 잘 설명되고 있다. 심지어 환자와의 대면 진료 전 손 소독 시행하기, 청진기를 환자의 신체에 대기 전 손이나 호흡으로 청진기 덥히기 등 진료에서 지켜야하는 사소한 원칙들도 철저히 화면 안에 담아 사실성을 높였다. 가끔은 상황 대처에 미숙한 레지던트 및 전공의, 의대생들의 모습을 담아 실수를 통해 배우고 성장하는 모습에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모두가 바라는 병원

현실감있는 소재와 등장인물들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이 드라마에는 모두가 바라는 병원의 모습이 담겨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자신의 분야에서 뛰어난 실력을 갖추고 따뜻한 마음을 가진 의료진들을 주인공들로 등장시켜 누구나 한번쯤 떠올려봤을 법한 이상적인 의사상을 그려내고 있다. 위로와 공감의 말 한 마디를 할 줄 아는 의사, 환자를 위한 최선의 결정을 하는 의사, 책임감 있는 의사. 현실은 드라마와 다르다고 하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현장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의료진들의 모습이 떠오를 것이다. 드라마에서 그려내는 의사들을 통해 자신의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그려보는 것은 어떨까.

오윤서 기자 / 순천향
justinechooh@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