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쳐가는 일상, 의사 선생님들의 음악으로 휴식을 취해보실래요?

 

의대 동아리를 봐도 알 수 있듯이 음악, 미술, 춤 등 재능이 많은 의대생들이 참 많다. 의사 선생님들 중에는 이런 재능을 갈고 닦아 앨범을 내신 분들도 있다. 이번 기사에서 이런 의료계 선배들의 삶과 앨범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김창기, 정신의학과

드라마 OST, 젊은 가수들의 리메이크로도 젊은 세대에게 널리 알려진 동물원은 1988년에 데뷔한 그룹이다. 1988년 1월 15일에 1집 <거리에서/변해가네>를, 2003년에 마지막 정규앨범 9집<우리가 지금 보다는 조금 더 수줍던 날의>을 발매하였다. 그리고 4년 전에 <13년 만에 다시 가 본 동물원>앨범으로 대중에게 돌아왔다. 이번에 소개할 분은 과거에 동물원 멤버로 활동했고, 현재는 “김창기 정신과”로 일하고 계신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김창기 선생님이다.

 

김창기 선생님은 1963년에 전남 광주에서 태어나,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였다. 현재 교대역 부근에서 정신의학과 병원을 운영하고 계신다. 동물원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김창기 선생님의 유쾌한 TMI(Too much information)를 알 수 있다. 무려 초등학교 5학년 때 어린이 작곡대회를 나갔고 출품했던 곡의 가사 일부가 “아빠는 땀을 닦고, 엄마는 손을 닦고, 할머닌 그 수건으로 눈물을 닦았습니다”라고 한다. 아이의 순수한 시선이 담긴 장면 같다. 그런데 정작 가족들에게 들려주지 않았다고 한다. 가장 아끼는 자작곡은 “아이야 일어나”라고 한다.

 

혹자가 <아이야 일어나>를 들어보았다. 그 중 인상 깊은 가사는 “남현아 어성 일어나/ 아빠가 상처에 호 해줄께/뛰어가다 보면 넘어지기도 해/ 아직 아주 많이 아프니”다. 실제로 남현이는 김창기 선생님의 아들이다. 아버지가 아들에게 해주고픈 마음이 담백한 가사와 멜로디로 어우러지는게 듣기만 해도 흐뭇해진다.

 

 

김창기 선생님이 작사 작곡한 곡들을 나열해보자면,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 <시청앞 지하철 역에서>, <혜화동>이 유명하다. 혹자가 직접 세어본 결과 정규 앨범에서 김창기 선생님이 작사, 작곡하신 곡들이 총 47개나 된다.

 

그 중 혹자는 <모든 걸 다 가질 순 없어>를 들어보았다. 공부든, 대외활동든 인간관계든 다 잘하고 싶지만 하면 할수록 다 잘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는 본과생에게 찰떡 같은 곡이다. “난 내 최선을 다해 내 삶을 지키려 할 뿐/지난 날의 척도로 판단할 순 없다고/그는 이렇게 말해/모든 걸 다 가질 순 없어”. 우리는 ‘포기했다’, ‘내려 놓았다’라고 가볍게 표현하지만, 실은 “좀 더 적은 것들을 더 어렵게 더 힘들게 얻게 되는”과정을 겪는 것뿐이라고 김창기 선생님은 속삭이신다.

 

이선규, 트로트 가수

이선규 선생님의 삶은 트로트 가수로서의 삶과 레이디유로비뇨기과의원 대표원장으로서의 삶으로 나뉜다. 우선, 가수로서의 삶부터 살펴보자. 이선규 선생님은 2005년 정규앨범 <Memorability>으로 데뷔하셨고, 2013년에 <죽자살자>, 2017년에 <점점>, 2018년에 <거참 말 많네> 앨범을 꾸준히 선보이셨다.

 

 

한 인터뷰에서 이선규 선생님은 고등학교 때부터 그룹사운드 활동을 하셨고, 대학교 시절에도 꾸준히 악기를 배우셨다고 한다. 개원을 하면서 본격적으로 음반 작업을 시작하셨다고 한다.(참고 기사: 헤럴드 경제, 이선규 “의사 출신 가수란 선입견, 버려주시겠습니까?”,2018)

 

혹자는 <거참 말 많네>와 <Memorability>앨범에 수록된 곡들을 들어보았다. <거참 말 많네>라는 곡에는 흥겹고 정겨운 곡들이 많다. <Memorabilty>는 귀에 박히는 멜로디와 서정적인 가사가 특징적이었다. 혹자는 개인적으로 <길>, <세상의 버릇>, <연가>를 추천하고프다.

 

의사 선생님이 이렇게 흥겹고 정겨운 음악을 할 수도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의사 선생님들도 여느 사람들과 같은 사람임을 가장 잘 아는 의대생도 의사에 대한 이미지 있는데, 일반인들은 오죽할까. 그래서 이선규 선생님은 의사 출신 가수라는 선입견을 더더욱 벗고 싶으셨던 게 아닐까 싶다. 틀을 깨고 성실하게 활동하시는 이선규 선생님의 음악 활동을 진심으로 응원한다. 그리고 의료인으로서의 삶도 성실하게 하시는 모습이 더욱 멋지다.

 

윤셀(YOONCELL)

윤셀 선생님은 2017년에 <X1>이라는 앨범으로 데뷔하신 싱어송라이터이며, 중앙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병리과 수련을 받으셨다. 윤셀 선생님는 특히 중학교 때 팝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학창시절에 밴드도 하고, 대학에 와서도 음악을 하셨다고 한다. 인턴 후에 음악 공부를 위해 런던으로 유학도 가셨다.(참고 기사: 뉴스엔미디어, “노래하는 의사 윤셀, 유니버설뮤직 통해 가수 데뷔(인터뷰)”, 2017)

 

혹자는 <X1>에 수록된 K라는 곡을 들어보았다. 목소리가 몽환적이고, 곡에서는 밴드 느낌도 나면서,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세련된 점이 신기했다. 누구나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곡들인 것 같다. Hot noodles이란 곡의 가사 “Satisfying, saucy, juicy, I’ll eat you up, just wati and see”란 가사도 참 재밌다. 그 외에도 Summer night, Missing you, 미안해 등 다른 곡들도 모두 독자들에게 추천하는 바다. 윤셀 선생님은 인스타그램 “YOONCELL”계정을 운영하시니, 선생님의 라이브 목소리를 들어보는 것도 좋겠다.

 

 

한 학기가 마무리가는 요즘, 많은 의대생들이 지쳐있을 것이다. 잠시나마 선배님들이 들려주는 위로의 노래를 들으며 에너지를 충전해보는 것은 어떨까?

 

김현 기자/연세원주

lisa051223@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