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쪽 상담소에 대한 세대별 생각

금쪽 상담소에 대한 세대별 생각

 

올해 9월 채널A에서 전국민의 멘탈을 케어하겠다는 취지로 매주 금요일 오후 9:30분에 편성된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에 대한 전 국민의 반응이 뜨겁다.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 <요즘 육아 금쪽 같은 내 새끼> 등에서 활약하며 많은 국민들에게 깨달음을 주고 있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를 주축으로 정형돈, 이윤지, 박나래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에는 매주 유명인들이 나와 어디에서도 말하지 못했던 본인들의 솔직한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로서 주로 육아 관련 프로그램에서 부모들의 잘못된 양육방식을 날카롭게 지적하고 그 자녀들의 심리를 분석한 그녀가 이제 성인들의 고민에 귀 기울이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현재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는 부모, 자녀 세대뿐만 아니라 전 세대들의 폭넓은 관심과 공감을 얻고 있는 듯하다.

 

프로그램에 나온 출연진들이 처한 상황과 그에 따른 고민들은 매우 다양하다. 어릴 적 아버지로부터 당한 가정 폭력, 극단적으로 내향적인 성격 탓에 가질 수밖에 없게 된 사회생활의 어려움, 경쟁적인 업계 분위기 속에서 지나치게 예민해진 성향으로 힘들고 외로웠던 과거, 잘못된 의사소통으로 흐트러진 친구 관계, 그 외에 우울증, 공황장애 등등. 유명인으로서 연예계  생활을 하며 뭔가 일반인과는 다른 고민을 가지고 있을 것만 같았지만 그 실상을 따져보면 그들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비슷한 고민을 하고 힘들어하고 아파하는 모습이 보인다. 이런 점에서 그들의 상담 과정에 많은 사람들이 세대 구분 없이 공감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

 

그중에서도 젊은 세대들에게 <금쪽 상담소>의 고민들이 유독 자기 이야기처럼 크게 와닿는 것 같다. 현대사회에서 그들은 현실적인 생활 문제, 인간관계, 스스로에 대한 고민들이 이리저리 뒤섞인 채로 바쁘게 살아가고 스스로의 내면을 깊게 들여다 볼 여유가 많지 않다. 그런 상황에서 <금쪽 상담소>를 통해 각각의 고민에 대해 공감하다 보면 정도의 차이일 뿐 자기 자신에게도 그런 모습이 있었음을 떠올리게 되는 것이다. 특히 사람들의 평가를 과하게 신경 쓰고 쉽게 예민해지는 것은 요즘 젊은 세대의 특징이다. 그런 점에서 연예인의 고민이 일반 젊은 사람의 고민과 별반 다르지 않게 느껴질 수 있다. 또한 젊은 세대는 이미 부모님과 정서적으로 독립한 경우가 대다수이다. 그래서 연예인과 오 박사의 상담이 진행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그들의 현재 모습에 어린 시절의 성장 과정이 큰 영향을 끼쳐왔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도 중요한 점이다. 결국 과거와 현재를 모두 되짚어보며 젊은 세대들은 스스로의 상황을 다시 이해하고 통찰할 수 있게 되며 내면의 결핍된 부분까지 채워간다.

 

부모 세대들은 어떨까? 그들 또한 자기 자신을 한 번 더 돌아보고 각자의 문제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것은 마찬가지일 것이다. 하지만 그들에게는 자녀에 대한 생각이 더욱 남다르게 다가올 것이다. 현재 어린 자녀를 키우는 부모는 물론이고 장성한 자녀를 둔 부모까지 모두 마찬가지다. 부모는 자녀를 사랑하는 마음과 별개의 문제로 자녀에게 상처를 주고 안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무엇보다도 <금쪽 상담소>는 어린 소아 청소년이 등장하는 <요즘 육아 금쪽 같은 내 새끼>와 달리 성인의 사례를 다룬다. 그렇기 때문에 부모 세대는 어떻게 자녀를 대해야 하는지를 알게 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무심코 해온 잘못된 소통방식으로 인해 자녀가 얼마나 커다란 영향을 받고 얼마나 오랫동안 마음 속에 깊은 상처를 안고 수 십년을 살아가게 되는지를 실감하게 되고 그 결과 스스로를 반성하고 올바른 양육방식을 배우게 되는 것이다.

 

또한 부모님이 돌아가셨을 경우에는 오 박사와의 상담을 통해 과거 부모님과의 갈등을 풀어나가고 본인의 과거를 새로운 방식으로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과정이 이어진다. 마지막으로, 상담 내용이 깊어지고 내면에 더 가까이 다가가는 과정에서 연예인은 오 박사에게 여러 가지 갈등이나 불안, 의문, 죄악감을 속 시원하게 털어놓고 힘들었던 점을 언어적, 감정적으로 표현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오 박사는 연예인을 지지하고 격려해주며 환자의 마음을 이해한다. 사람들은 쌓였던 감정이 분출되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안도감, 다행감을 느낄 수 있다. 이렇듯 나에게서도 찾을 수 있는 고민, 결핍에 대한 연예인들의 이야기에 주의 깊게 귀 기울이고 그들의 감정선에 따라 움직이면서 사람들은 세대 구분 없이 각자의 깨달음을 얻을 수 있게 된다.

 

현재 코로나19 상황은 전파력이 3배에 달한다는 오미크론 변이가 새로 출현하는 등 여전히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경제적 어려움 등이 원인이 되어 사람들의 우울, 불안 지수가 높아졌다는 것은 이미 여러 조사 결과를 통해 나타난 바 있다. 특히 사회적 취약계층이라고 할 수 있는 청년층에서 이는 더욱 심하게 나타난다.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에서 볼 수 있듯이 코로나가 아니어도, 안 그래도 무한 경쟁 분위기 속에서 지쳐 있는 대한민국에서 사람들은 여전히 더욱 더 고전 중인 것이다. 그래서인지 최근 연애, 가족, 육아 등의 상담 방송이 열풍을 불고 있다. 그중에서도 <금쪽 상담소>는 단순히 이야기를 들어주고 해답을 제공해주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그들의 고민이 마치 나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전달하기 때문에 이것이 결국 사람들에게 크나큰 위로가 되어주는 것이다. 이런 점이 <금쪽 상담소>와 오은영 박사가 세대 구분 없이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비결이 아닐까 싶다.

 

신세연 기자/전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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