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달력을 높이는 말하기
이제 의대생은 비대면 수업이 익숙하다. 비대면 실시간 강의를 수강하며, 비대면 조별 회의를 진행하고, 비대면 발표를 하기도 한다. 비대면 수업에서는 언어적 요소의 중요성이 월등하게 증가한다. 그와는 반대로, 비언어적 요소의 힘은 약해진다. 심지어 화면을 켜지 않고 발표나 강의를 진행하기도 하기 때문에, 언어적 요소만으로 청자의 집중력을 사로잡을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이에 언어적 요소를 중점으로 말을 할 때 주의할 점을 살펴보고, 전달력을 높이는 방법인 ‘4P전략’을 소개하고자 한다.
출처: Pexels(EKATERINA BOLOVTSOVA)
말을 하는 데는 호흡, 발성, 발음, 공명 과정이 필요하다.
호흡은 말하는데 필요한 에너지가 되며, 발표를 여유 있게 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인 요소이다. 복식호흡을 통해 호흡량이 늘어나면, 말의 속도와 성량 조절이 용이해 진다. 또한 숨이 쉽게 차지 않으며, 목소리가 보다 풍성하고 부드러워질 것이다.
발성은 성대의 진동으로 시작되며, 혀 등의 다양한 조음기관을 좁히거나 막아 발음을 하게 된다. 발음은 말 명료도에 제일 큰 영향을 주는 요소이다. 일반적으로 명료한 발음을 하는 데는 분절적 요소와 초분절적 요소가 있다. 분절적 요소는 각 음소의 발음 정확도, 초분절적 요소는 강약, 억양이다. 발음을 할 때는 분절적 요소와 초분절적 요소가 모두 중요하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인의 경우 분절적 요소인 발음은 비교적 정확하더라도, 초분절적 요소의 결함이 나타나 말을 알아듣기 힘든 경우가 생긴다. 따라서 내용에 맞는 억양을 갖추는 것이 말 명료도에 영향을 준다.
우리가 만나는 대부분의 발표자는 발음 문제가 거의 없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어떤 발표는 명료도가 매우 낮아 말하고자 하는 바를 전달하기가 힘들다. 이것은 말을 할 때 웅얼거리거나, 얼버무리거나, 말끝을 흐리는 느낌 때문인데, 이것을 담당하는 것이 바로 공명이다. 공명을 좋게 하기 위해 스타카토 방식으로 음절을 끊어 읽거나, 입모양을 크게 하거나, 속도를 조절하며 말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그렇게 되면 말의 전달력이 훨씬 좋아지며, 그 결과 청자도 발표자가 전하고자 하는 바를 더욱 잘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목소리의 전달력을 높이는 방법으로는 흔히 4P 전략이 추천된다. 발표자는 목소리에 힘을 주고 적절한 강조점에 강세(Power)를 두어 청자의 집중력을 높여야 한다. 어조(Pitch)를 통해 리듬감을 형성하여 귀를 즐겁게 만들며 지루하지 않게 해 주어야 한다. 속도(Pace)를 조절해 전문성이 느껴지도록 말해야 한다. 잠깐 멈추어(Pause) 이목을 집중시키고 강한 인상을 남겨야 한다. 이외에도, 포물선을 그리듯 둥근 억양으로 친절함을 더하여 부드럽게 말하면 발표에 안정감을 더할 수 있다. 더불어, 말끝을 흐려 웅얼거리는 느낌을 준다면 청자에게 불편감을 줄 수 있기에 조심해야 한다.
이러한 말하기 기법들은 비대면 상황에서만 쓰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다수의 의대생은 지금의 비대면 수업을 지나 차후 임상의사가 되어 많은 환자를 대면하게 될 것이고, 더불어 동료의사나 타 분야의 전문가와 마주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전달력이 높은 말하기를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위의 방법들을 참고하여 전달력 높은 자신만의 말하기 루틴을 만들어 두기를 권한다.
조윤아 기자/경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