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TSD, 누구나 언제든 겪을 수 있는 것에 대하여

PTSD, 누구나 언제든 겪을 수 있는 것에 대하여

 

PTSD(Post-Traumatic Stress Disorder),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전쟁, 자연재해 등과 같이 생명을 위협받는 극심한 상황에 노출된 후에 나타나는 정신과적 증후군이다. PTSD를 겪는 사람들은 해당 사건이 계속 떠오르거나, 그런 생각이나 감정 혹은 이를 유발하는 자극들을 피하고, 감정에 무심해지고, 과도하게 사람들을 경계하는 등의 증상을 보인다.

 

요즘엔 ‘PTSD’가 일상에서 비교적 흔하게 쓰이지만 공식적으로 정신과 진단 매뉴얼 DSM(Diagnostic and Statistical Manual of Mental Disorder)에 진단명으로 등재된 것은 1980년이다. 제 1, 2차 세계대전과 베트남 전쟁 참전 군인들의 트라우마에 대한 연구는 PTSD가 공식 질병으로 인정받는 계기가 되었다.

 

PTSD를 하나의 질병으로 인정하고 다루기까지 정신과 의사와 트라우마를 겪은 환자들은 앞이 보이지 않는 길을 헤쳐 나가야 했다. 초기에 PTSD는 일종의 나약함의 상징이었다. 일종의 엄살이라고 본 것이다. 또한, 내적으로 약한 사람들에게서 트라우마로 인한 증상들이 심화된다고 여겨졌다. 그리하여 PTSD 환자들은 PTSD를 자기 탓으로 돌릴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PTSD를 치료하려면 당사자로 하여금 사건에 대해 신속하게 털어놓도록 했다.

 

외상은 자연재해, 전쟁뿐만 아니라, 개인이 일상생활에서 감당할 수 없는 모든 충격적인 사건들을 포함한다. 그렇기에 PTSD는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다. 그리고 그러한 외상에 대해 반응을 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러나 PTSD를 초기에 잘 관리하지 못하여 만성적인 질병으로 이어질 때 한 사람의 삶은 고통스러워진다.

 

<출처: pixabay>

김승섭 교수님의 <미래의 피해자들은 이겼다>라는 책에서는 천안함 생존장병들의 PTSD에 대해 다룬다. 천안함 생존병사들 23명 중 21명이 2010년에서 2018년 사이에 한 번이라도 PTSD를 진단받거나 치료받은 적이 있다고 한다. 22명 중 11명은 2017년 한 해 동안 PTSD를 경험한 적이 있다고 한다. 무엇이 이들로 하여금 7년 이상이 지난 시점에서도 PTSD로 고통을 받게 하는 걸까?

 

천안함 생존장병들이 사건 이후 겪어야 했던 몇 가지 일들이 있었다. 생존장병 22명 9명이 천안함에서 유품을 찾으라는 명령을, 6명이 시신을 감별하라는 명령을 받았다고 한다. 그러나, 트라우마 이후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정을 취하는 것이다. 바로 트라우마 상황에 노출되는 것은 트라우마를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자원한 장병들도 그 공간 안에 들어가 트라우마를 재경험하며 무척 견디기 어려웠다고 한다.

 

생존병장들의 겪은 또다른 고통스러운 경험은 언론과 정치과 관련이 있다. 김승섭 교수는 ‘모든 행동은 재난 피해자의 고통을 가중시키지 않는 한도 내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생존병장들은 비윤리적인 취재에 시달렸고, 생존병장들을 향한 시선은 그들로 하여금 안정을 취하기 어렵게 만들었다.

 

PTSD 치료에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를 안정시키는 것이다. 정신적 안정을 취한 후에 비로소 트라우마를 재구성하고 일상으로 복귀하는 과정을 진행할 수 있다. PTSD는 단지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트라우마를 일으키는 요인들을 발견하고, 예방하고,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정신과 의사가 아니라 오히려 가까운 사람이 해줄 수 있는 일이기도 하다. 자신의 기준으로 트라우마의 정도와 당사자를 판단하지 않고 그들의 목소리와 경험을 들어주어야 한다. 그리하여 트라우마가 장기화되지 않고, 트라우마로부터 회복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본 기사는 <미래의 피해자들은 이겼다>(저 김승섭) 책을 참고하였습니다.

 

김현 기자/연세원주

<lisa051223@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