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기능식품 시대, 의사의 역할은?

지금은 건강기능식품(이하 건기식)을 하나도 복용하지 않는 성인을 찾기 어려운 시대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나 SNS 등에서도 건기식 관련 광고가 심심찮게 보이며, 어른 선물을 검색하면 건기식이 상위 검색 결과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게다가 온라인 쇼핑이 활성화된 현 시대 상황에도 불구하고 건기식 전문 오프라인 매장도 우후죽순 생기고 있다. 이는 오프라인 상점의 주 고객인 고령층에서 건기식 매장이 막대한 이윤을 얻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렇게 현대인의 삶에서 떼놓을 수 없는 존재인 건기식은 법률상으로 정의된 용어다. 즉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식품을 뭉뚱그려 ‘건기식’이라 부를 수 없다. 건강기능식품은 인체에 유용한 기능성을 가진 원료나 성분을 사용하여 제조가공한 식품이다. 여기서 ‘기능성’이란 인체의 구조 및 기능에 대하여 영양소를 조절하거나 생리학적 작용 등과 같은 보건 용도에 유용한 효과를 얻는 것을 말하며,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는 동물시험, 인체적용시험 등 과학적 근거를 평가해 기능성 원료를 인정하고 있다. 또한 이 ‘기능성’은 의약품과 같이 질병의 직접적인 치료나 예방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인체의 정상적인 기능을 유지하거나 생리 기능 활성화를 통해 건강을 유지하고 개선하는 것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건기식과 의약품은 분명히 구분된다.


[건강기능식품 생산현황], 출처: 식품의약품안전처 2023 통계자료

건기식의 생산 현황을 작년 12월 식약처에서 공표한 통계 자료를 통해 살펴보면, 꾸준한 증가 추세를 확인할 수 있다. 2017년 이후에는 연평균 성장률 16%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소득 증가에 따른 건강중시형 소비 증가로 건강기능식품 시장의 꾸준한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며, 앞으로 건강기능식품 산업 발전을 위해 관련 규제 개선 및 기능성 원료 개발 기술 지원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예정”이라 밝혔다.

시장 규모를 보았을 때 건기식 공급자 수가 많으며, 공급자가 사회 전반에 분포함을 파악할 수 있다.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별표 4] 영업자준수사항」에서는 건기식 관련 영업자가 지켜야 할 준수사항을 명시하고 있는데, 이 규칙을 살펴보면 다른 업종의 영업자들과 구별되어 특별히 갖추어야 할 조건이 거의 없음을 확인할 수 있다. 즉, 의학이나 생명과학 분야 비전문가도 충분히 건기식 공급자가 될 수 있다.

앞서 살펴보았듯이 현 사회에서 건기식은 만연하고, 앞으로 더욱 심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중들의 건기식에 대한 신뢰도도 높은데, 이에 대해 양면이 존재한다. 이미 많은 의사들이 하고 있듯이 환자에게 건기식을 권하거나, 건기식 개발에 참여하는 등 직접 건기식을 취급함으로써 환자의 건강 개선과 유지를 돕는 수단으로 이용할 수 있다. 체내 여러 요소의 상호작용이나, 병행하고 있는 다른 요법 등을 고려함으로써 비전문가보다 탁월한 결과를 끌어낼 수 있다. 반면 체내 상호작용이나 병행 요법 등을 고려했을 때 오히려 역효과를 일으키는 건기식도 존재한다. 건기식에 대한 높은 신뢰도, 인터넷상의 정보와 건기식에 대한 접근 용이함과 같은 요인으로 건기식이 의사의 의도를 방해하는 경우도 상당히 발생할 것이다. 건기식의 보편화는 동전의 양면과 같으며, 현재, 그리고 미래에 의사들이 고민해볼 문제다.


#건강기능식품 #건기식 #의료트렌드

박주미/울산
joomistar3@mail.ulsan.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