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생의 국제교류 특집: 1편 국제 공중보건과 SCOPH

그저 그런 또 하나의 의대생이 아닌, 의미 있고 색다른 의대 생활을 보내고 싶은 의대생이라면 IFMSA에 대해 관심을 가져보고, 자신의 흥미에 맞는 관련 활동을 해 보는 것은 어떨까?

IFMSA란, International Federation of Medical Students’ Association으로, 세계의대생협회 연합이다. 우리나라에 의대협 (KMSA)가 있듯이 약 130여 개 국가에 나라별로 의대생협회가 있고, 그 단체들의 연합을 IFMSA라 일컫는다.

IFMSA는 6개의 상임 위원회(standing committee)로 이루어져 있으며, 우리나라의 의대협 집행부의 부서들 역시 6개 상임 위원회의 역할을 맡고 있다. 6개의 상임 위원회의 명칭과 역할, 우리나라 의대생들이 참여하는 방법을 이 기사와 후속 기사들을 통해 소개하려고 한다.

  • SCOPH(Standing Committee On Public Health)

SCOPH (스코프)는 공중 보건(Public Health)을 다루는 상임 위원회로, 세계 각 지역이 보건 문제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해결책을 찾고 있다. 또한, 실천을 위해 다양한 기관들과 협력 및 파트너십을 이루어 나가고 있다.

공중보건 (Public Health)는 특정 집단이나 나라에 집중하며, 국가 내의 협력을 요구한다. 임상 치료보다는 예방이 필요한 사람들에 중점을 두며 국가 또는 집단 내의 의료 형평성에 접근하고, 건강과 사회과학과 관련된 여러 학문을 종합적으로 다룬다.

공중보건과 유사한 개념으로 세계 보건 (Global Health)와 국제 보건(International Health)이 있다. 먼저 세계 보건 (Global Health)는 국가 경계를 초월한 건강 문제에 대해 다루며 전 세계적인 협업이 필요하다. 예방과 임상 치료가 필요한 사람들을 다루며 나라들 사이의 건강 평등을 목표로 한다. 여러 학문에 걸쳐있는 종합적인 개념이다.

국제 보건(International Health)의 경우 자국 밖의 문제에 집중하며, 2개의 나라 간의 협업을 중시한다. 세계 보건과 마찬가지로 예방과 임상 치료가 필요한 사람들을 다루지만, 세계 보건과는 달리 다른 나라들을 돕는 것을 목표로 한다. 또한, 몇 개의 학문만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우리나라에서 SCOPH 업무는 의대협 국제국에서 SCOPH National Officer(NPO; National Public health Officer)과 KOHI(한국보건복지인력개발원)연계 프로그램과 국제보건 스터디 MIGHTy를 통해 수행하고 있다.

SCOPH National Officer(NPO)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 SCOPH 온라인 회의, 세계의대생총회의 SCOPH Session 회의를 통해 IFMSA의 의사결정에 참여하고 IFMSA의 지침 등을 의대협에 전달하는 역할을 기본적으로 수행한다. 백명훈 전임 NPO님과의 인터뷰를 통하여 NPO 활동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았다.

Q. 안녕하세요. 전임 NPO님! SCOPH(Standing Committee on Public Health)란 무엇인가요?

A. SCOPH(Standing Committee on Public Health)는 세계의대생협회연합(International Federations’ Association of Medical Students, 이하 IFMSA)의 Public Health에 관한 하나의 Standing Committee(상임위원회)입니다. 대한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 협회(KMSA, 이하 의대협)는 IFMSA에 정회원으로 가입되어 있습니다.

Q. NPO는 어떠한 역할을 하나요?

A. NPO는 National Public Health Officer의 약자로 각국의 의대생 단체의 SCOPH 담당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각국의 의대생 단체마다 수행하는 역할에 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제 업무는 주로 총회에 참석해서 SCOPH 임원 선출, 규정의 개정, 주요 사업 등 여러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거나, 온라인상에서 이루어지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SCOPH 회의에 참여하는 것이었습니다.

Q. SCOPH 관련 활동에는 무엇이 있고, 어떠한 경로로 참여할 수 있나요?

A. 가장 대표적인 방법은 IFMSA 총회에 한국 대표단으로서 직접 참가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IFMSA 총회는 매년 3월, 8월 개최됩니다. IFMSA 총회에서 SCOPH 활동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SCOPH Session입니다. 각 Session의 참가자는 알코올 및 담배, 보편적 건강 보장(Universal Health Coverage), 건강의 사회적 요인(Social Determinants of Health), 환경(Environment Health)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한 발제와 적극적인 토론에 참여하게 됩니다. 이외에도 아시아-태평양 지역 회의가 매년 1회 개최되며, 열대 의학 등 다양한 주제를 가진 Training Workshop이 상시로 개최되고 되고 있습니다. IFMSA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서 공중보건에 대한 지식과 경험을 쌓을 수 있습니다. 총회의 한국 대표단 선발 및 파견, IFMSA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대한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 협회의 국제국 담당으로 SNS 등을 통해 공지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또한, 의대협 국제국 내의 국제보건팀인 MIGHTy에 참여하는 것은 자신 있게 추천할 수 있는 경로입니다. MIGHTy에서 지난 2년간 국제보건에 관심 있는 의대생들의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같이 국제보건을 탐색하고, 오픈 세미나를 통해 국제보건과 당면한 문제에 대한 의대생의 관심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Q. SCOPH 활동에서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무엇이었나요?

A. NPO로서 활동한 것은 아니지만, 작년 8월 IFMSA의 아시아 태평양 지역 총회가 서울에서 개최되었습니다. Theme Event Director로서 많은 분의 도움을 받아 Mental Health를 주제로 한 연사분들을 초청하여 세미나를 준비하고, 개회식 및 폐회식을 기획, 진행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고생도 많이 했지만, 되돌아보면 가장 기억에 남고 보람을 느꼈던 것 같습니다.

Q. SCOPH에 참여하고 NPO 직책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좋았던 점은 무엇인가요?

A. 다른 나라의 학생들과 ‘공중보건’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교류한 것은 색다르고 의미 있는 경험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나라별로 다양한 사회경제적 요인을 고려해야 하며, 상황에 놓여 있어서 보건 현안과 관점이 다릅니다. 세션에서 생각지도 못한 다양한 이야기들이 나옵니다. 꼭 세션에서 특정 주제를 가지고 토의하지 않더라도, 다른 나라의 학생들과 각자의 문화, 사회 문제에 관해 이야기하며 재미를 느끼고 스스로 여러 가지 생각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참가자들의 대다수는 많은 열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열띤 토의 과정을 경험하는 것은 그리 자주 있는 일은 아닙니다. 진취적인 사람들과 함께하면서, 학교, 일상에서 많은 에너지를 얻었던 것 같습니다.

Q. NPO 직책을 수행하면서 아쉬운 점이 있었다면 어떤 것인가요?A

. 아쉬운 점이 있다면, IFMSA의 구조와 의대협의 구조가 다르다는 것입니다. IFMSA는 공중보건, 인권, 의학 교육 등 주제를 기준으로 부서가 나뉘지만, 의대협은 수행하는 기능에 따라 부서를 나눕니다. 또한, 구조 이외에도 단체의 목적과 성격도 다르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이러한 중간자 역할을 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괴리는 활동의 폭을 제약하는 요소로 생각됩니다.

KOHI(한국보건복지인력개발원)은 KMSA(의대협), KNAPS(약대협)과 MOU를 맺은 기관으로, 두 단체와 협력하여 세미나, 역량강화과정 등을 개최한다. 국제협력세미나에서는 한국의 국제보건협력과 관련된 국내 정부 부처 및 기타 기관에 대한 소개와 취업 정보까지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또한, 보건복지부 글로벌협력 업무 소개, 근무환경과 다양한 글로벌협력 현장경험 사례, KOICA 국제협력사업 중 보건 분야 사업 및 전략 소개, KOICA 해외봉사단 등 국제협력사업 참여 방안, 국제보건의료협력을 위한 실천적 참여 및 현장사례 소개, 지원 자격, 활동비 등 프로그램 참가 방법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올해 3월 29일, 30일 개최된 국제협력청년역량강화과정에서는 국제보건의 개념, 청년들의 국제보건 참여 기회에 대한 설명과 함께 현장 사례의 분석 및 간단한 사업 기획 실습이 진행되었다. 의대협 국제국은 KOHI와의 꾸준한 회의 및 연락을 통해 의대생들에게 유익한 행사들이 개최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MIGHTy(Medical students’ Initiative on Global THemes)란 의대협 국제국 산하 국제보건 스터디 모임이다. 의대협 국제국 소속의 MIGHTy 팀을 총괄하고 있는 MIGHTy 조한슬 팀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MIGHTy 그리고 국제보건 관련 활동에 대해 더욱 생생하고 자세하게 알 수 있었다.

Q. 안녕하세요. 팀장님! MIGHTy팀의 주요 활동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알려 주실 수 있으신가요?

A. MIGHTy 활동은 크게 Webinar, Global Health Seminar/ALMIGHTy Seminar, 페이스북 페이지 운영, 오프라인 모임 4가지로 나뉠 수 있습니다.

Webinar은 스카이프/zoom등 화면공유가 되는 화상통화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한 웹 세미나입니다. 작년 1학기에는 Reimagining Global Health, 2학기에는 Millions Saved 책에 대해 진행했습니다. 1 챕터 당 1~3명의 학생이 내용을 요약하여 발표하게 됩니다.

Global Health Seminar은 MIGHTy 팀원, ALMIGHTy Seminar은 의대생 전체를 대상으로 한 세미나입니다. 각각 8~9월, 11월에 진행되며 국제보건 관련 연사분들을 모시거나 인턴십 경험을 나누는 등의 세션이 진행되는 세미나입니다. ALMIGHTy 국제보건 세미나 등을 개최하여 국경없는 의사회 활동가, 프로젝트 봄 교수님, 의료 NGO 글로벌 케어 교수님 등 한국에서 국제보건 활동을 하고 계신 분들의 생생한 경험담과 국제보건의 현실에 대해 의대생들이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또한, 국제보건, 해외재난 긴급구호, 국제보건과 혁신기술, 국경없는의사회 등에 대해 정기적으로 세미나를 개최하고 각 분야의 전문가를 초빙합니다.

페이스북 페이지 운영은 현시점의 주요 국제보건 관련 뉴스들을 지속해서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리는 활동입니다. 매주 2번씩 Global Health Update를 진행하여 국제보건의 중요한 현안, 행사 등을 누구나 손쉽게 접하도록 합니다. @PRteamMIGHTy 계정(https://www.facebook.com/PRteamMIGHTy)에서 따끈따끈한 국제보건 뉴스들을 손쉽게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많이 방문해주세요!

그 외에도 오프라인 모임을 통해 국제보건 종사자 분들과 만남 및 친목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Q. 일반 의대생이 참여할 수 있는 활동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A. 먼저, 세미나 혹은 과정에 참여 가능합니다. KOHI 주최 협력과정 및 세미나, MIGHTy의 ALMIGHTy 세미나 등 국제보건 관련 세미나에 참여 가능합니다.

두 번째로, APRM, AM, MM 등의 SCOPH 세션에 참여할 수 있는데요, 이 SCOPH 세션들은 IFMSA에서 주최하는 행사들에서 진행됩니다. MM은 March Meeting, AM은 August Meeting의 약자로 세계의대생총회입니다. 올해의 경우 3월에는 슬로베니아에서 개최되었고, 오는 8월에 대만에서 개최될 예정입니다.

세 번째로, 봉사활동 참여가 있습니다. 교내 프로그램 등에서 가는 단기의료봉사 보조 등의 활동을 합니다.

네 번째로는 공모전 참가가 있습니다. KOICA, WB 등에서 주최하는 SDG 달성 관련 공모전 등에 참여하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인턴십 참여가 있습니다. 예방의학 교실 등 연구실에서의 인턴십, IFMSA Call for WHO delegates, 이종욱글로벌의학센터 인턴십 등의 인턴십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Q. MIGHTy 활동하면서 느낀 점, 좋았던 점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A. 먼저 생각보다 국제보건에 관심 있는 의대생들이 많다는 것을 느꼈고, 국제보건은 여러 방면에서의 접근을 요구하는 정말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임을 체감했습니다.

좋았던 점은 국제보건에 대해 많이 배울 수 있고,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Q. MIGHTy 활동을 하며 느꼈던 한계나 아쉬웠던 점이 있으신가요?

A. 의대생으로서 실제 프로젝트들에 참여하거나 프로젝트들을 진행하는 데 한계가 있다보니, 배울 수 있는 것에 한계가 있었습니다. 이론 공부/사례 연구는 어느 정도 할 수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만 배울 수 있는 부분들이 많다는 걸 느꼈습니다. 실제 현장에 있어야 알 수 있는 것들에 대해 배울 수 없어서 아쉬운 점이 있었습니다.

비슷한 맥락에서 실제로 국제보건에 이바지하는 역할은 학생 수준에서 하기가 거의 힘들다는 부분이 아쉽습니다. 2019 마이티 팀장으로서 이런 부분에 대해 고민하고, 해외 사례도 찾아보았지만, 실질적으로 긍정적 영향을 끼치는 활동을 하기가 어려운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일단은 국제보건에 대해 ‘제대로’ 알리는 것 정도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조한슬 마이티 팀장님과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생각보다 의대생들이 할 수 있는 활동들이 많음에 놀랐고, 실질적으로 학생 수준에서 국제보건에 유의미한 발전에 이바지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필자는 2019~2020시즌 NPO로서 기본적 National Officer 업무에 더불어 타 국가 NPO들이 하는 활동들을 참고하여 우리나라의 상황에 맞게 활용할 계획이다. 또한, 아시아 태평양 지역 SCOPH와 협력하여 실질적으로 국제보건의 긍정적 발전에 학생들이 이바지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활성화하려 한다.

 

정은별 기자 / 원광

<ssvfd99@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