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생이 선택할 수 있는 이색진로 : 컨설턴트

최근 네이버 벤처스의 김치원 상무님이 주최한 북클럽에 참석했다. 해당 행사에서는 비즈니스와 헬스 케어에 관한 책을 주제로 한 강의가 진행되었는데, 이에서 수많은 통찰을 엿볼 수 있었다. 해당 강의를 진행한 김치원 상무님의 말에 의하면, 전문의 자격증을 취득한 뒤 맥킨지(McKinsey & Company: 글로벌 경영 컨설팅 회사)에서 근무하면서 관련 지식을 가지게 될 수 있었다고 한다. 컨설턴트를 심리 상담가로 알고 있었던 본 기자는 컨설팅에 관심이 생겨 의사 출신 컨설턴트분들의 인터뷰와 블로그 등의 인터넷 자료 수집을 통해 본 기사를 기획했다. 본 기자와 비슷하게 컨설팅의 ‘컨’자도 모르는 의대생들이 다수 존재할 것이라고 생각하여 진로 선택에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우선 컨설턴트라는 직업을 간단히 설명하자면, 의뢰자인 기업의 고민과 문제점을 분석하고 해결 방안을 제시해 주는 것, 즉 컨설팅을 주 업무로 삼는 직종이다. 병원에서 의사가 환자의 병을 진단하고 그에 맞는 치료를 해주는 것처럼, 컨설턴트도 의뢰자의 문제를 파악하고 그 문제를 논리적으로 해결하는 작업을 하는 것이다. 이러한 컨설턴트들은 주로 컨설팅 회사에서 일하게 되며,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Big 3 전략 컨설팅 화사에는 McKinsey, Bain, BCG가 있다.
그렇다면 의사가 컨설턴트가 되는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의대 졸업 후 의사 면허만을 취득한 채 바로 컨설팅 회사에 지원하는 것, MBA를 수료한 뒤 지원하는 것, 전문의가 된 뒤 지원하는 것 총 3가지의 방법이 있다. 여기서 MBA(Master of Business Administration)란 경영전문대학원 석사 과정을 말한다. 해당 과정에서는 대략 2년 정도의 시간 동안 이론뿐만 아니라 토론과 발표를 통해 경영 지식을 실전에 적용할 수 있게 하는 등, 경영에 관한 전반을 배우게 된다. 다양한 직업과 학위를 가진 사람들이 커리어에 변화를 도모하기 위해 지원하는 경향이 있다. 의대 졸업 후 MBA를 바로 지원한다면 주로 출신 학교가 좋아야 하며 MBA 또한 알아주는 곳을 선호한다고 한다.
컨설팅 회사의 모집 방식은 대체로 상시 지원의 형태를 띄며, 통상적으로 이력서, 자기소개서, cover letter 등의 각종 서류를 제출한 뒤 screening에 1차적으로 합격하면 여러 인터뷰 및 테스트를 본 뒤 최종적으로 합격하는 시스템이다. 인터뷰와 테스트에서는 대체론 논리적인 사고를 중시하기에 연습문제들로 예행연습을 반복적으로 한다면 의대생들은 비교적 수월하게 통과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급여는 어떨까? 한국의 경우 정확하게 파악하기는 어려우나 일반 내과 의사 페이닥터보다는 적은 수준이라고 한다. 그렇지만 이 일의 진정한 가치는 경험에 있다. 또한 의사의 평균적인 노동 강도를 생각한다면 컨설턴트의 급여가 의사에 비해서 그렇게 적은 편만은 아니기도 하다. 인턴과 전공의 과정의 보수가 노동 강도 및 시간 대비 크지 않은 것을 고려한다면 더더욱 그렇다.
의사가 컨설턴트로 일하는 것의 장점은 무엇일까? 우선 컨설턴트라는 이색적인 직종에 도전한다는 것 자체가 새로운 경험이 될 수 있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전략적 사고와 논리적 사고를 배우고 연습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외국 기업이다 보니 성과 중심적이며, 본인과 상대방을 모두 주기적으로 평가하고 평가받을 수 있다는 점이 개인적 성장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 또한, 대부분의 직장에서 일을 시작하게 되면 가장 말단 직급은 잡무부터 하게 되는 편인데, 컨설팅 회사는 각 컨설턴트를 전문가로서 존중해주고 주체적으로 일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문화가 있다고 한다. 동시에 다양한 분야에서 온 사람들과 다른 생각을 주고받으며 경영, 전략, 분석 등의 유용한 스킬을 배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는 컨설팅 업계를 떠나더라도 추후의 커리어에서 모두 적용될 수 있는 능력적 자산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분명히 단점도 존재한다. 컨설턴트로 일하면 아무래도 진료와는 멀어질 수밖에 없다. 제약회사에서 장기간 근무하며 적성에 잘 맞아 임상으로 돌아가지 않고 완전히 진료를 떠난 의사들처럼, 타 직종에서 근무하다 보면 실제 진료 및 임상과는 필연적으로 거리가 생기게 된다. 또한 일의 강도가 높다. 늦은 새벽까지 처리해야 할 만큼 업무량이 많으며, 지능과 전문성이 높은 동료 및 상사들 사이에서 효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을 수 밖에 없다. 의뢰자의 요구사항을 파악해 그들과 동등한 지식수준으로 논쟁하기 위해서는 짧은 시간 안에 높은 학습능력을 발휘해 그 분야를 흡수해야 만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컨설팅 회사를 근무한 이후의 삶은 어떨까? 삶의 양상은 매우 다양해질 수 있다. 컨설팅 회사에 계속 남아서 커리어를 쌓을 수도 있고, MBA를 가지 않은 사람이라면 잠깐 다녀온 뒤 더 좋은 컨설팅 회사 혹은 외국 사무소로 이직할 수도 있고, 국내 대기업에 다니거나 스타트업을 차리거나, 혹은 다시 병원으로 돌아오는 선택지가 있을 수도 있다. 적어도 모두가 이름을 알아주는 대형 컨설팅 회사에서 의사가 근무했다는 경력은 확실하게 큰 장점이 될 것이다. 다른 의사들이 경험하지 못한 것을 경험한 차별성을 가진 의사가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의대를 입학하면 국가고시를 치른 뒤 의사 면허를 획득하는 것은 맞지만 모두가 흔히 생각하는 루트인 대학병원의 스탭으로 남아 교수가 될 필요는 없다. 더욱 다양한 진로 선택이 가능하다는 것을 늘 염두해두자. 실제로 맥킨지의 공식 홈페이지에는 컨설턴트가 된 의사들을 다룬 기사도 존재한다. 졸업 후 다른 진로를 고민해보던 의대생이라면 하단에 첨부해 놓은 링크를 참조해보자. 아직 여유가 많은 학생 시절 다양하게 미래를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지면 좋겠다.
https://www.mckinsey.com/about-us/new-at-mckinsey-blog/doctors-at-mckins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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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한정/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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