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소외 계층을 위한 참된 가치를 실현하는 프리메드

의료소외 계층을 위한 참된 가치를 실현하는 프리메드

이예진 후원전략팀 팀장 인터뷰

모두가 치료받을 수 있는 병원을 꿈꾸는 대학생들로 구성된 프리메드(FreeMed)는 의약학부터 디자인, 예체능, 경제학, 사회학, 어문학, 공학계열까지 다양한 전공의 단원들이 ‘의료봉사’라는 한 가지 공통점으로 모인 비영리민간의료단체다. 이들은 어떻게 하면 의료사각지대를 좁힐 수 있을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며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올해 10주년을 맞이하게 된 프리메드는 현재 16기와 17기 단원들이 활동 중이다. 프리메드의 도움을 받았던 사람들이 건강하게 프리메드를 떠날 수 있으면 좋겠다는 각오로,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 하고 있는 프리메드의 대학생 단원들 중 한 명인 후원전략팀의 이예진 팀장을 만나보았다.

Q. 의대생 신문에서 프리메드의 이야기를 두 번째로 다루게 되었습니다. 2년 사이에 단체에도 많은 변화와 발전이 있었다고 들었는데, 2017년 12월 현재, 프리메드는 어떤 모습인가요?
A. 어려운 질문이네요. 예전에도, 그리고 지금도 프리메드의 목표는 ‘Goodbye Freemed’입니다. 의료사각지대에 계시는 분들을 찾아가 점점 그 사각지대를 좁혀서 결국에는 사라지게 하는 것. 다시 말해 프리메드를 찾아주시는 분들이 프리메드의 도움을 벗어나 자립하는 것이 저희의 한결같은 목표입니다. 이 목표를 잃지 않고 나아가기 위해 올해 특히 정말 많은 시도가 있었던 거 같아요. 일단 올해 대대적인 조직 개편이 이루어졌는데요. 저희가 진행하는 세 가지 사업인 서울역 무료진료소, 지역아동센터에서의 보건교육, 그리고 필리핀 모성건강증진을 위한 해외파견을 더 발전시키기 위해서 올해 세 가지의 사업이 각각 하나의 사업 본부로 독립하게 되었습니다.

Q. 세 가지의 사업은 각각 무엇을 하는 사업인가요?
A. 혹시 서울역에서 무료진료소를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모두가 치료받을 수 있는 병원을 꿈꾼다’ 라는 모토를 갖고 시작한 프리메드 무료진료소는 경제적 여건, 시간적 여건, 정보의 격차 등으로 의료서비스에 제한을 받는 모든 분들을 위한 의료사업을 기획합니다. 특히 무료진료소를 찾아주시는 대상자 분들은 대부분 기초생활수급자, 노숙자 분들 등 경제적 여건 때문에 아파도 병원을 찾지 못하는 분들이십니다. 프리메드는 무료진료소 활동을 통해 당사자 분들의 신체적?정신적 건강의 개선을 도모합니다.
보건교육사업은 저소득층 아동들이 건강의 중요성과 가치를 인식할 수 있게 하고 아동들에게 건강 관련 지식을 전달함으로써 올바른 보건행동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게 하며 정서적으로 안정된 환경 속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자존감과 같이 정신건강에 대한 교육과 더불어 성교육, 위생 교육 등을 통해서 아동들에게 꼭 필요한 보건 지식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단원들은 성교육 전문가분께 직접 자문을 받는 등 교육 프로그램의 질을 높이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한 방학기간에는 지역적으로 소외된 학교에 찾아가 2박 3일동안 함께 보건 교육 캠프를 진행하는 도담학교 사업도 함께 하고 있습니다.
모성건강의 증진은 2000년부터 UN이 추진했던 8개의 목표 중 하나로 과거부터 꾸준히 주목 받아 온 사업입니다. 특히 10대 임신에서 비롯되는 모성 건강의 악화는 2017년 현재에도 개선되어야 할 중요한 문제로 꼽히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리핀 내 학교에서 시행되는 성교육의 경우, 대부분 ‘성관계를 하지 말라’는 메시지만 전할 뿐 필수적인 내용의 교육이 배제되고 있습니다. 피임기구 사용을 사회적, 종교적 이유로 금기시하는 분위기 또한 청소년들로 하여금 성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 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프리메드는 기본적인 성교육의 기회조차 얻지 못하는 필리핀 저소득층 인구를 돕고, 성에 대해 보수적인 필리핀 사회의 분위기를 개선하기 위해 이때까지 두 번의 파견을 나갔습니다. 그리고, 적어도 ‘아이가 아이를 낳는 삶’으로부터 아동들이 자신을 지킬 수 있도록, 자신의 미래를 주체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파견을 통해 올바른 성교육을 전하고 피임도구를 배포하는 등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Q. 프리메드는 대학생 자원봉사자들의 역할이 특히 큰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그렇다면 팀의 구성은 어떻게 이루어지나요?
A. 앞서 말씀 드린 세 가지의 사업 본부, 그리고 그 외에 단체 내의 기강을 다지고 내부 결속에 힘쓰는 경영1본부와 프리메드의 의료 사업을 위해 필요한 후원, 홍보 등을 진행하는 경영2본부로 나누어져 현재 프리메드는 총 5개의 본부, 그 아래에 여러 팀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렇지만 경영1본부, 2본부 단원들 역시 앞서 말씀 드렸던 무료진료소나 보건교육 사업 활동에 참여합니다. 사업에 직접 참여하지 않고서는 단체를 발전을 도모하는 것도, 단체를 위해 외부와 협력하는 방법도 알 수 없으니까요.
저는 경영 2 본부 후원전략팀 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후원전략팀은 올해 조직개편에서 새롭게 생긴 팀 중 하나입니다. 좋은 일을 하기 위해서는 그 일을 추진할 열정뿐만 아니라 ‘자금’이 꼭 필요하잖아요. 저희 팀은 그 자금을 모으기 위해서 머리를 쓰고 또 발로 뛰는 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온라인 상에서 펀딩을 열기도 했죠.
Q. 가장 소개하고 싶은 사업이 있다면?
A. 제가 가장 소개하고 싶은 사업을 하나만 꼽자면 ‘모성건강증진사업’이에요. 저희가 추진하는 모성건강증진사업에서는 임신과 출산을 경험한 아이들, 그리고 그 아이들의 교육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부모들을 대상으로 현지문화 감수성에 맞는 성교육과 성 인식 개선 캠페인 등의 활동을 함께 합니다. 사소한 활동처럼 보이지만, ‘성’에 대해 보수적인 필리핀 사람들에게는 생소한 경험이죠. 저희는 이러한 시간들이 10대들로 하여금 자신의 임신에 대한 선택권을 갖게 해줄 것이라고 믿고 있어요.

현재 프리메드는 텀블벅에서 ‘2018년 달력으로 필리핀 아이들에게 미래를 선물하세요!’ 프로젝트로 크라우드 펀딩(www.tumblbug.com/freemed1)을 진행 중입니다. 이번 펀딩은 ‘아이가 아이를 낳는 세상’, ‘준비되지 않은 임신’으로부터 필리핀 아이들을 지켜내고자 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이번 프로젝트의 리워딩 물품은 2018년을 응원하는 예쁜 디자인의 달력인데요, 달력을 하나 사면 프리메드가 필리핀의 아이들에게 성교육과 위생에 필요한 물품이 담긴 키트를 전달해 드립니다. 많이들 참여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Q. 프리메드를 하면서 가장 보람찬 일은 무엇인가요?
A. 프리메드를 하면서 느끼는 가장 큰 보람은 ‘보람’의 일상화입니다. 의미 있는 일을 해보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으로 이 단체에 들어온 제가 직접 당사자 분들을 돕기 위한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실행하고, 한 달에 두 번씩 서울역에서 당사자 분들을 돕습니다. 지하철을 타고 가다가도, 밥을 먹다가도 어떤 방법이 당사자 분들께 더 도움이 되고 그 방법은 어떻게 실현할 수 있을지 고민해요. 그럴 때 뭔가 짜릿하죠. 다른 사람의 일상을 가치 있게 만드는 일이 내 일상도 가치 있게 만들 수 있다는 게 와 닿는 순간마다 늘 놀랍고 정말 보람차요.
한 번은 진료소에서 당사자 분들의 진료 접수를 보고 있는데 할머니 한 분께서 저에게 사탕을 쥐어주신 적이 있습니다. 줄 게 이것밖에 없으시다면서, ‘고맙습니다 선생님들.’ 이라고 말씀하시는데 정말 눈물이 핑 돌더라구요. 그런 분들을 만나면 정말 힘이 안 날 수가 없어요. 더 나은 프리메드가 되어서 더 좋은 도움을 드리고 싶은 마음뿐이죠.

Q. 이번에 새롭게 시작한 프로젝트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A. 프리메드는 의료 방치 문제를 해결하고, 의료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분들이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치열한 고민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그에 대한 해답으로 9년간 매주 토요일 서울역에서 무료진료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2009년 2월부터 시작된 프리메드 무료진료소를 방문하는 환자 수는 한 번에 50명, 1년에 총 2,600명입니다. 최근에도 프리메드 무료진료소를 찾으시는 어르신들이 나날이 늘어 필요한 약의 수와 종류가 늘어나는데, 단체의 한정된 재정으로는 모든 어르신들을 치료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댓글, 응원, 공유만으로도 기부가 되는 프로젝트 펀딩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응원하기 버튼을 누르는 것만으로도 사이트에서 대신 기부를 해주는 형식입니다. (https://together.kakao.com/fundraisings/47302)

많은 분들이 펀딩을 통해 후원해주시는 것을 지켜보면서, 우리가 많은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을 전해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행복한 연말을 보내고 있어요. 추운 겨울이지만, 더 많은 분들이 따뜻한 연말을 보낼 수 있도록 더 노력하는 프리메드가 되겠습니다.

남현서 기자/연세원주
<che102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