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특별세미나 강연 취재

의사, 사업가로의 변신을 중심으로

지난 2018년 3월 18일 메디게이트와 메디게이트 뉴스 주체로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COEX)에서 의사를 위한 메디게이트 뉴스 특별세미나가 성공적으로 주최되었다. 이 세미나는 국제 의료기기 및 병원 설비 전시회 (이하 KIMES) 기간동안 열렸다. 이번 세미나는 3개의 세션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첫 번째 세션은 ‘지구의(地球醫)’라는 제목으로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고 계신 분들의 시간이었고, 두 번째 세션은 ‘딴 짓하는 의사들’이라는 제목으로 ‘급변하는 의료 환경에서 의사가 선택할 수 있는 새로운 길’에 관한 시간이었다. 마지막 세션은 ‘정밀의료’로, 요즘 의료계의 새로운 변화라고 볼 수 있는 정밀의료(precision medicine, PM)에 관한 시간이었다.

 

이번 기사는 여러 세션들중에서 두 번째 세션의 ‘의사, 사업가로의 변신’ 에 대해 다루고자 한다. 연사는 메디블럭(MediBloc) 의 이은솔 공동대표님이다. 이 대표님은 전문의를 따고 공중보건의까지 마친 다음, 치전원(이하 치의학전문대학원)으로 치과의사를 했던 공대출신의 친구와 함께 창업했다.

 

‘메디블럭’이라는 회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블록체인(block chain)시스템에 대해 알아야한다.

블록체인이란, ‘블록(Block)’을 잇따라 ‘연결(Chain)’한 모음이다. 얼마 전, 유행했던 비트코인은 블록체인 기반 기술이다. 이 기술은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화폐에서만 쓰일 수 있는 게 아니라, 의료와 같은 비 금융 분야에서도 쓰일 수 있다. 게다가 PHR(personal health record,개인 건강 기록)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시점에서 떠오르는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기술을 활용한다면 지금과 다르게 의료기관간 데이터 공유가 쉬워진다고 한다. 블록체인 시스템의 장점인 분산장부덕분에 의료기록의 편집, 조작 문제도 해결된다. 여기서 분산 장부란 거래 장부를 공개하고 분산하여 관리한다는 것이다. 그 외에도 유전체 정보 및 health log, 웨어러블(wearable) 기기를 통해 수집된 정보들은 실시간으로 저장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렇게 강연은 20분 정도 블록체인 시스템을 의료정보에 적용한 ‘메디블럭 시스템’에 대해 소개하고 질의응답 하는 시간으로 구성되었다. 질의응답 내용을 인터뷰 형식으로 재구성해보았다.

Q 사업을 하려고 의대를 가신 것은 아닐 텐데, 어떻게 아이디어를 얻고 창업을 하시게 된 것인가요?

사업가가 되려고 의대를 간 것은 아닙니다. 사업가가 되려고 의대를 가지는 안잖아요?(웃음)

저는 고등학교 때부터 프로그래밍에 관심이 있었고, 관련 경시대회도 나갔고, 대학에 와서도 넥슨(Nexon)과 같은 회사에서 프로그래밍 알바를 했었습니다. 그 곳에서 경험이 너무 재밌었습니다. 예전부터 저는 블록체인과 관련된 세계에 대해 인지하고 있었습니다. 고등학교도 과학 고등학교라, 프로그래밍과 같은 컴퓨터 지식도 많았고요. 제가 아산병원에서 논문도 쓰고 병원생활도 하고 그랬는데 체질이 아니었습니다. 나중에는 회사에 들어가겠다는 생각도 했었습니다. 평소에 만드는 것도 좋아하고 그래서 창업을 생각하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Q 디지털 헬스자체가 의료분야이기는 하지만, 사실상 시장에는 공대출신이신 분들이 많습니다. 저희 같은 의사들이 가지는 시장에서의 장점은 어떤 것이 있나요?

병원생활 오래 하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그런 경험이 디지털 헬스케어 자체에 쓰일 수는 없습니다. 단순히 의대를 나오고, 단순히 의료분야에 일한다고 디지털 헬스케어에 쓸 수 없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임상경험이 쌓일수록 환자와 의사가 뭘 필요하고, 어떤 시나리오를 짜야하는지 알게 됩니다. 그런 아이디어들이 창업을 할 때 도움이 됩니다. 창업이 아니라도 디지털헬스케어분야에서 일할 때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다시 말씀드리자면, 병원생활을 했던 경험, 임상 경험이 많기 때문에 뭐가 필요한 지 잘 알 수 있는 점이 의사로서의 강점이라고 생각합니다.

 

Q 현재 의대생들이 급변하는 4차 산업혁명시대에 무엇을 준비해야하나요? 예를 들자면, 코딩(Coding)같은 것을 배워야하나요?

꼭 코딩 같은 것을 배워야하는 것은 아닙니다. 저의 석사 지도교수님은 코딩하나도 할 줄 모르시는데 AI 연구 잘 하고 계십니다. 코딩을 전혀 못하시는데, 딥러닝(Deep learning) 의료의 대가이십니다. 대신에 공학을 이해하려는 노력은 계속 하셨고 같이 연구하는 사람들과 소통하셨습니다. 저는 의료분야에 관심이 있는 엔지니어와 필요한 것, 관심 있는 것에 관해 소통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Q 정보의학 인증의 과정도 거치셨나요?

네. 정보의학 인증의는 제가 공중 보건의로 근무할 때 했었습니다. 거기서 프로그래밍, 데이터베이스 다루는 법, 유전체 데이터 다루는 법, 의료정보학 개론 등을 배웠습니다. 의사들에게 생소한 분야일 텐데, 입문하는 프로그램으로 좋은 것 같습니다.

 

참고로, 정보의학 인증의란, 진료현장에서 빅 데이터(Big data) 활용이 늘어남에 따라 신설된 분야다. 현재는 세부 전문의로 확정은 되지 않고, 프로그램만 운영중이다. (여기서 세부전문의란, 전문의 자격을 취득하고 나서 세부 전문 분야에 관해 전문가로 인정된 의사를 말한다. 예를 들자면, 외상외과, 소화기 내과, 호흡기내과 등이 있다.) 2012년 정보의학 인증의 프로그램이 대한의료정보학회가 공인하는 것으로, 임상전문의 대상 빅 데이터를 분석 통합하고 진료연구과정에 활용하는 것을 다룬다. 전 세계에서 미국만이 정보의학 전문의를 세부전문의로 개설되어 있고, 우리나라는 아직 개설되지 않았다.

 

김성혜 기자 / 연세원주

<sunghye501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