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생에 의한, 의대생을 위한 실습 교환학생 프로그램, SCOPE

의대생에 의한, 의대생을 위한 실습 교환학생 프로그램, SCOPE

매년 9500명의 전세계 의대생들이 참여…
60년 역사, 최대 규모의 학생 주관 교환학생 프로그램

외국의 의술을 직접 살펴보고 그 나라의 교육과정과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꿈꾸는 의대생들이라면 한번쯤 SCOPE 프로그램에 대해 들어 보았을 것이다. 우리나라 의과대학의 커리큘럼은 국내 대학별로도 천차만별일 뿐만 아니라 외국 의과대학과 학제가 다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실습 교환학생을 지원할 수 있는 시기는 사실상 선택실습을 수행하는 본과 3학년 여름방학이라고 볼 수 있다. 이 시기에 일부 대학에서는 외국 의과대학과 직접 결연을 맺어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한다. 대학 교환학생 프로그램은 소속 대학에서 관리하는 만큼 체계적이고 확실하게 운영된다는 장점을 갖지만 정해진 국가와 대학으로 실습을 떠나는 것이기 때문에 선택 폭이 좁다는 단점도 안고 있다. 이를 보완할 수 있는 다른 선택지는 바로 세계의대생연합(International Federation of Medical Students Association, 이하 IFMSA)이 주도하는 SCOPE 프로그램에 지원하는 것이다.

SCOPE 프로그램이란?

‘Standing Committee on Professional Exchange’의 준말로 IFMSA에서 주관하는 실습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의미한다. SCOPE 프로그램은 외국 의과대학의 임상실습과 현지 학생과의 교류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실습 비용이나 프로그램 지원 및 이용료는 발생하지 않지만, 학생 간 숙소 및 생활비를 교환하게 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특이한 점은 대학 간의 교환이 아닌 국가 대 국가의 교환이 이뤄지기 때문에 교환시기와 조건에 따라 국가별 실습인원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또한 한 학교에서 5명의 학생을 외국으로 보내고 싶다면 그 학교가 5명의 학생을 받아야 하는 규칙이 적용된다. 선발 시 교환 국가는 개인점수와 학교에 부여된 점수를 합산하여 점수 순으로 배정받게 된다. 따라서 원하는 나라로 가기 위해서는 점수를 충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또한 희망하는 실습과를 우선적으로 고려하여 배정하지만 특정 학교나 지역을 지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더 자세한 정보는 www.ifmsa.org 에서 얻을 수 있다.

SCOPE 프로그램의 구성원

우리나라의 경우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MSA, 이하 의대협)가 IFMSA의 회원 단체에 해당된다. 따라서 한국 국가담당자(NEO, National Exchange Officer)는 의대협에서 맡아 총괄하고 있다. SCOPE를 도입한 각 학교에서는 학교 담당자(LEO, Local Exchange Officer)가 교내 프로그램 총괄 및 행정 관리를 수행하게 되며, CP(Contact person) 학생들과 함께 외국 교환학생들을 돕는다. CP들은 외국 교환학생들과 지속적으로 연락하고 만나 적응을 돕고, 문화 체험 프로그램인 Social Program들을 매주 기획하여 운영한다. Social Program은 전통문화 체험, 한국 대학생 놀거리 체험, 한국음식 맛보기, 야구경기 관람 등 incoming들이 한국에서 특별한 추억을 만들 수 있는 활동들로 구성한다.

전국 의과대학 SCOPE
도입 현황

이번 시즌(2018년) 에는 총 14곳의 의과대학이 SCOPE 프로그램에 참여하였다. 충남대·연세원주대 각 6명, 차의과대학·중앙대·고려대·인제대·아주대·순천향대 각 5명, 계명대·가톨릭관동대 각 4명, 원광대 3명, 대구가톨릭대·단국대 각 2명으로 총 63명의 정원으로 운영되었다. (정보 제공: 의대협 국제국)

SCOPE 생생후기

순천향대학교의 경우 작년 한 해 동안의 준비기간을 거쳐 올 여름 5명의 incoming (교환 온 학생) 과 5명의 outgoing (교환을 나가는 학생) 과 함께 SCOPE 프로그램을 운영하게 되었다. SCOPE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들의 후기를 짧게 소개하고자 한다.

Outgoing에게 묻다 >>>

Q. 프로그램 지원 계기와 기대했던 점?
A. 유럽의 병원과 문화를 경험하고 싶었다. 외국인 친구를 만드는 것도 기대했던 점 중 하나였다. 포르투갈로 배정되었고 이비인후과 실습을 다녀오게 되었다.

Q. 인상깊었던 점, 좋았던 점?
A. 병원 내 의료진 간의 말 그대로 수평적인 분위기가 매우 인상적이었고, 그만큼 의견 교류도 자유로웠다. 또한 한국과 달리 환자 한 명당 의사가 투자하는 시간이 길었다. 그렇지만 전체적인 의료수준이나 시설은 우리나라가 훨씬 좋은 것 같다고 느꼈다. 실습 프로그램을 통해 의학적인 부분을 많이 배웠고, 소셜 프로그램이 굉장히 활발해서 관광 또한 제대로 즐길 수 있었다.

Q. 아쉬웠던 점이나 제안하고 싶은 개선점이 있다면?
A. 영어를 잘 한다면 좋을 것 같고, 현지 외국어도 할 줄 안다면 더 좋을 것 같다. 언어 장벽이 가장 아쉬웠다. 프로그램 자체에 대해 평가해보자면 학생들이 주도하는 프로그램이다 보니 행정과 같은 체계적인 부분이 살짝 아쉬웠다.

CP에게 묻다 >>>

Q. CP활동에 대한 간략한 소개?
A. 한 명의 incoming당 두 명의 CP가 배정되었다. 사전에 다른 CP들과 함께 social program과 예산안을 주로 계획했다. 본격적인 CP활동의 시작은 incoming들을 맞이하는 순간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터미널에 도착한 incoming을 마중 나갔을 때 즐거운 긴장감을 느꼈다.

Q. CP활동 중 가장 인상깊었던 순간이 있다면?
A. 함께 교내 합창동아리 공연을 보면서 노래를 즐기고, 맛있는 한국음식을 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 순간이 인상깊었다. 노래와 맛있는 음식은 역시 국경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험기간의 학업 스트레스에 대한 이야기, 의대에 진학한 계기와 진로 등 다양한 고민들을 나눠볼 수 있었다.

Q. CP가 수행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역할이 있다면?
A. Incoming 들에 대해 파악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종교적인 이유나 알러지 등 건강 상의 이유로 특정 음식을 먹지 못하는 학생에 대해 미리 파악하고 대비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소통하려 노력하는 적극적인 자세로 incoming들을 대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오윤서 기자/순천향
<justinechooh@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