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생 단체와 의대생, 갈등에서 상생으로 가려면

최근 페이스북이나 유튜브 등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온라인상에서 활동을 시작한 의대생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러한 매체에서는 누구나 인터넷을 통해 쉽게 접근할 수 있기 때문에 누구나 자신의 개성이 담긴 창구를 개설할 수 있다. 또 단체의 경우에는 회원들과의 소통과 공적 활동의 영역을 넓힐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이렇게 커뮤니케이션의 기회가 늘어나면서 서로 다른 의견이 충돌하고 논쟁하는 경우도 그만큼 많아졌다.

얼마 전 유튜브 채널 <의대생TV>에서는 월 1000만원을 받는 아르바이트와 의사를 비교하는 영상을 올려 논란이 되었다. 이 영상이 올라오자마자 많은 의대생과 의사들은 이를 비판하는 댓글을 달았다. 사실과 다른 내용이 포함되기도 했고, 의료계의 현실을 잘 모르는 의대생의 신분으로 연봉과 같은 민감한 문제를 너무 가볍게 다루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비판에 관리자는 페이스북 의학과, 의예과 대나무숲 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렸고 해당 유튜브 영상은 삭제하였다. 대한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이하 의대협)도 최근 구설수에 시달렸다. 의대협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에 게시된 성명서에서 소아 심장병 수술용 인공혈관 공급 중단 사태에 대한 입장을 표명했는데, 그 내용이 회원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으며 명확한 해결책이 없는 부족한 성명서라는 비판이 있었다. 결국 대표로 성명을 했던 의대협과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학생회에서 사과문을 올리기에 이르렀다.

이렇게 의대생TV와 의대협의 활동이 의대생들과 잡음을 일으키면서 이들이 정말 의대생들을 대표하는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의대생TV와 의대협에 공통적으로 가해진 비판은 이들이 의대생들을 제대로 대변하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대표성의 유무는 근본적인 문제 원인이라고 보기 어려운 것이, 의료계 바깥에서 보면 ‘의대’라는 이름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이들의 행보는 실제 대표성 유무와 상관없이 의대생에 대한 인식에 영향을 준다. 물론 이런 이유에서 혹자의 주장처럼 ‘의대’라는 이름을 떼는 것도 대안이 될 수는 있겠으나, 이들의 순기능까지 없애가면서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의대생들을 더욱 이 사회로부터 고립시키기만 할 뿐이다.

의대생을 대표하는 단체가 의대생들로부터 충분한 지지를 얻지 못한다는 점은 여러모로 아쉽다. 이 이유로 가장 먼저 꼽히는 것은 의대생들의 낮은 기여도이다. 의대생TV와 의대협의 활동은 소수의 몇 명만이 이끌어가기 때문에 ‘그들만의 리그’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모든 의대생들의 의견을 반영하지는 못하더라도 대다수 회원들로부터 신뢰를 얻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 또 아무리 대표성 유무가 부차적인 문제일지라도 의대생을 대표하는 단체로서 기능하고 있는 만큼 조금 더 신중한 행보를 보였으면 한다. 총학생회의 활동에 대부분의 학생들이 큰 관심이 없더라도 총학생회의 행보가 외부인들이 생각하는 그 학교의 이미지를 좌우하듯이, 의대생이 아닌 사람들에게 비춰지는 의대생의 이미지가 오해받지 않도록 조금 더 고민을 거듭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이 단체들이 제대로 의대생을 대표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해당 단체들의 노력만이 아니다. 어떤 시스템이든 더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은 피드백이다. 정말 이 단체들이 의대생들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다른 많은 의대생들의 목소리가 피드백으로 작용해야 한다. 그러나 최근의 사태들에서 대다수의 반응은 피드백보다는 감정 배설에 가까웠다. 물론 1차적인 원인은 의대생TV와 의대협에 있었지만 이들에 대해 합리적인 비판보다 노골적이기만 한 비난이 더 많이 가해졌다는 것도 무시할 수 없는 문제이다. 그저 악감정을 표출하는 것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에게 속 시원한 느낌은 줄 수 있을지언정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는 실효성이 전혀 없다. 감정보다는 논리로 대응하고, 절대악으로 단정짓는 것이 아니라 잘못된 부분을 지적하는 것이 사건을 발판삼아 이 단체들이 더 개선될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한다. 의대생 집단 전체의 긍정적 변화를 위해서는 의대생을 대표하는 단체들뿐만 아니라 단체에 속하지 않은 의대생들의 이성적인 감시와 견제도 필요하다.

의대생신문도 2만 의대생의 지성과 감성을 대변하는 정론지를 모토로 활동하고 있다. 매번 신문을 발간할 때마다 최대한 의대생들의 이야기를 담고 의대생을 대변하고자 노력하지만 그것이 과연 의대생의 목소리가 맞는지에 대한 고민이 있다. 의대생TV나 의대협도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들만의 리그가 아닌, 전국 40개 의과대학 및 의학전문대학원 학생 모두의 리그가 될 수 있도록 서로간의 바람직한 피드백과 신뢰도 회복이 있기를 기대한다.

 

 

김태희 기자 / 인하

<hungrybear12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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