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의료 환경이 갈수록 각박해짐에 따라 해외로 나가고 싶어하는 의사들의 수가 이전보다 늘고 있다. 의사 커뮤니티인 ‘인터엠디’에서 5월 중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전체 응답자 중 72.9%가 해외로 나가는 것을 고려해보았다고 응답한 바 있고, 이렇게 해외로 나가는 것을 고려해본 의사들 중 일부는 실제로 해외로 나가고 있다. 한국을 떠나서 간 곳은 미국, 영국, 일본 등 여러 나라이지만 이 중 의사들이 가장 많이 가는 곳은 바로 미국이다. 미국에서 의사로써 활동하기 위해서는 USMLE, 즉 미국의사면허시험에 합격하여 면허증을 교부받아야 한다.
USMLE 응시를 위해서는 미국 의과대학 혹은 ECFMG에서 인정하는 해외 의과대학에서 취득한 의학 학위가 필요한데, 국내에 현재 존재하는 40개 의과대학과 폐교된 서남대 의과대학 모두 ECFMG의 인정을 받은 상태다. USMLE는 기초의학필기시험인 step 1, 임상의학필기시험인 step 2 CK(Clinical Knowledge), 임상의학실기시험인 step 2 CS(Clinical Skill) 그리고 기초와 임상 종합 시험인 step 3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step 1은 본과 2학년까지 끝마친 뒤에, step 2는 본과 3학년까지 마친 뒤에 응시할 수 있는데 step 1을 통과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step 2에 응시가 가능하다. 대부분의 주에서는 합격한 시험 성적은 7년간 유효하며 이 기한이 경과한 경우 시험에 다시 응시해야 한다.
step 1과 2를 모두 통과하면 ECFMG certificate을 얻을 수 있다.
보통 USMLE는 시간적으로 여유가 많은 공중보건의나 군의관 복무 중에 준비하게 되고, 교재로는 First Aid가 있고 동영상 강의로는 First Aid를 바탕으로 진행하는 BnB(Boards and Beyond)가 주로 쓰인다. 이 둘은 요점 정리가 잘 되어있어 시험을 효율적으로 준비하는데 유리한 반면 세부적인 내용 면에서는 부족하게 느껴질 수 있는데 이런 경우에는 Kaplan lecture note와 Kaplan Video를 통해 더 자세하게 공부할 수 있다.
step 2에서 step 1에 나온 내용도 다시 묻기 때문에 대부분 step 1을 먼저 응시하지만 KMLE를 준비중인 경우 KMLE와 내용이 많이 겹치는 step 2를 먼저 응시하는 경우도 있다. 혼자서 공부할 수도 있으나 온라인, 오프라인 스터디를 구성해 함께 공부하기도 한다.
step 3 통과는 주 정부 면허 발급을 위해 요구되는 사항이므로 step 1과 step 2를 통과해 받은 ECFMG certificate만 있으면 미국 내에서 레지던트 과정에 지원할 수 있다. 레지던트 지원을 위해 step 3 합격을 요구하는 곳도 있으나 많지는 않다. step 3을 통과하지 않은 경우에는 J-1 비자로 미국에 입국할 수 있으며, step 3에 합격한 경우 H-1B 비자를 신청할 수 있다.
J-1 비자와 H-1B 비자 모두 신분상 불안정함이 있기 때문에 미국에서 계속 활동할 계획이라면 영주권을 취득하는 것이 좋은데, 스폰서 없이도 미국 영주권을 취득하는 것이 가능하다. 우선 NIW(National Interest Waiver) 프로그램에서 연구실적을 기반으로 자신이 미국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음을 보이고 영주권을 받을 수 있고, 이것이 어려울 경우에는 PNIW(Physician National Interest Waiver) 프로그램을 통해 의료낙후지역에서 5년간 근무하는 조건으로 영주권 취득이 가능하다. 다만 PNIW에 지원하기 위해서는 미국 의사면허를 이미 취득한 상태여야 하며, 전공과의 제한이 있다.
일반 NIW 신청 시에는 미국 의사면허는 필수가 아니므로 미국 내 레지던트 과정 지원 전에 미리 NIW를 통해 영주권을 받아두면 신분상의 이점을 얻을 수 있다.
USMLE를 step 3까지 모두 통과하고 레지던트 과정까지 마쳐 정식으로 면허를 받고 난 이후의 진로는 국내와 크게 다르지 않다. 개원을 할 수도 있고, 봉직을 하거나 연구직으로 일할 수도 있다.
USMLE 관련 국내 웹사이트로는 http://www.usmlekorea.com/ 가 있으며 이 곳에서 USMLE에 대한 정보교류를 할 수 있다.
이경렬 기자/단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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