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교시, 신약 개발과 임상의사로서의 기회

– 이동호 전 울산의대 교수, 전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장, 제약바이오협회 AI신약개발지원센터장

 이동호 센터장님은 마취통증의학과를 전공하고 (전)울산의대 교수, (전)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장을 거쳐 현재 제약바이오협회 AI신약개발지원센터장을 맡고 있다. 이동호 제약바이오협회 AI신약개발지원센터장님의 강연을 재구성하여 기사를 작성했다.
 
 의사가 환자를 진료하는 것 외에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 최근 의대생들 사이에서는 의사로서 임상 외에 할 수 있는 다른 역할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그리고 그 역할 중 하나로 의료에서 빼놓을 수 없는 신약 개발이 있다. 지난 7월 22일 의대생신문사 기자소양교육에서 진행되었던 이동호 센터장님의 강연을 통해 임상의사로서 신약 개발에 참여할 수 있는 방법과 현황, 이를 위해 필요한 것에 대해 알아보자.
 신약 개발에서 의사가 하고 있는 가장 흔한 역할은 약을 검증하는 임상 시험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신약 개발에서 의사가 할 수 있는 역할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진료를 통해 얻은 환자의 병리학적 정보를 바탕으로 약의 필요성을 알려서 신약 개발의 시작과 방향성을 알리는 역할을 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약 170명으로 구성된 제약의학회에서 이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또한 약의 적용법을 결정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여러 개의 약 중에 가장 효과적인 약을 찾아낼 뿐만 아니라 한 가지 약이 여러 가지 작용을 나타날 경우 이 약을 어느 경우에 적용시키는 것이 가장 좋을지를 찾아내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한국에서 신약 개발에 참여하는 의사 수는 적다. 의학에서 약은 매우 중요한 요소이지만 의사로서 신약 개발에 참여하는 활동이 부족한 것이다. 미국에서는 스타트업 단체, 자본, 비영리 단체, 연구 단체 등 의사를 포함한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합작할 수 있는 에코시스템을 구축하여 2차 세계대전 후 신약 개발에서 유럽을 압도할 수 있었다. 이처럼 한국도 신약 개발 과정에 더 많은 의사들이 참여하여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과 협력해야 한국의 신약 개발 사업이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유럽에서 IMI(Innovative Medicine Initiative)를 통해 여러 병원에서의 질병 데이터를 공유하는 것처럼 한국에서도 병원 간 질병 데이터를 공유하는 시스템을 구축하여 신약 개발에 도움을 주어야 한다.
 그렇다면 의사로서 신약 개발 사업에 참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미 일반적인 약은 거의 대부분 개발되었기 때문에 특정 의학 분야의 전문가가 필요하다. 면역항암요법이 급격히 발전하면서 신약 개발에 면역학자의 역할이 커진 것처럼 한 분야의 전문의 정도는 되어야 의사로서 신약 개발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리고 학생 때는 윤리, 경제, 언어 등 다양한 교과 학문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를 넓히고 자기 주도 학습 능력을 길러서 의사가 된 후에도 지속적으로 약에 대해 연구하여 더 나은 처방을 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장민조 기자/건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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