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도 의사 국가고시 수석 한양의대 한진희씨 인터뷰

의대 생활 6년의 종지부를 찍는 국가고시. 한양대학교 본과 4학년 한진희 씨가 2020년도 의사 국가고시 시험에서 360점 만점에 339점(100점 만점 기준시 94.2점)으로 수석의 영광을 안았다. 전화로 인터뷰를 진행하며 국시 대비법과 앞으로의 목표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Q. 국가고시 수석을 하면 국시원에서 직접 연락을 한다고 하는데, 그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 기분이 어떠셨나요?

A. 엄청 놀랐고, 시험을 평소보다는 잘 봤다고 생각했는데, 수석을 할 줄은 전혀 몰랐어요. 감사한 분들이 많고, 영광스러웠습니다.

 

<국가고시 준비 과정>

Q. 국가고시가 필기시험과 실기 시험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실기 시험은 어떻게 준비하셨나요?

A. 실기 시험은 두 가지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진료 문항이 있는 CPX시험이 있고, 술기 문항이 있는 OSCE시험이 있죠.학교에서 시험 날짜가 같은 날 배정된 사람들끼리 6명을 한 조로 묶어주었어요. 그래서 조원들과 1달 정도 실기를 스터디처럼 준비했어요. 서로 환자 역할, 의사 역할을 해주면서요. 술기 같은 경우에는 학교 교수님들께서 모형을 잘 준비해 주셔서, 또 술기 교육을 담당해주시는 선생님께서 잘 가르쳐 주신 덕분에 잘 준비했던 것 같아요.

 

Q. 그럼 혹시 필기시험은 어떻게 준비하셨어요?

A. 9월초, 실기 시험이 끝나고 나서부터 필기시험을 위한 준비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되었어요.하지만 9월 초부터 처음으로 필기 공부를 시작했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아요. 아무래도 본과 1학년 때부터 학교 공부를 열심히 했던 것들이 누적되어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Q. 또 다른 공부 비결이 있으셨나요?

A. 이미 나와 있는 출판사 요약집에, 교과서나 국내 가이드라인 등에서 필요한 내용들이나 기출 된 내용을 추가로 써서 단권화하는 식으로 개념을 정리했고, 국가고시, 임종평 기출문제들을 풀면서 부족한 부분을 보충했던 것 같아요.

 

Q. 국가고시를 준비할 때 하루 일과는 어땠는지 말씀해 주시겠어요?

A. 시험이 며칠 남았는지에 따라 달랐습니다.9월 20일까지는 학교에서 강의를 해 주셨어요. 그래서 그때까지는 강의를 열심히 들었고, 그 다음부터는 집에서 혼자 하루에 최소 5시간 이상 공부하려고 노력하다가 11월 마지막 임종평 시험을 보고 나서는 10시간씩 공부를 하려고 타이머를 재면서 공부했던 것 같아요. 2주 남았을 때는 13시간 정도 공부했던 것 같습니다.

 

Q. 쉬는 시간에는 무엇을 하면서 보내셨나요?

A. 쉬는 시간에는 집에서 가족들과 놀거나 친구들과 만났어요. 필기시험 준비하는 동안 수업이 없어서 쉬는 시간에는 영화 보거나,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놀았어요.

 

Q. 건강관리나 컨디션 관리는 어떻게 하셨나요?

A. 시험 한 달 전까지는 요가나 필라테스를 했었는데, 허리가 안 좋아져서 그만두고 그 다음부터는 아무것도 안 했던 것 같아요.

 

Q. 공부 하면서 힘들었던 순간들도 있으셨나요?

A. 제가 허리가 원래 안 좋았었는데, 공부를 하려면 오래 앉아 있어야 하니까 신체적으로 조금 힘들었던 것 같아요. 또, 마음속으로는 앉아서 공부할 수 있을 것 같은데, 허리가 아파서 더 공부 못 할 때 (마음이)힘들었던 것 같아요.

 

Q. 혹시 내신 공부 방법도 여쭤봐도 될까요?

A. 저만의 방법이라고 할 것은 없지만, 여러 번 반복해서 보는 사람들이 있고 한번 볼 때 꼼꼼하게 보는 사람들이 있잖아요. 저는 한번 볼 때 꼼꼼하게 보는 스타일이라서, 개념을 천천히 다 볼 때까지 계속 공부하다가 족보 같은 기출 문제를 시험 하루 전에 몰아서 보는 식으로 공부했던 것 같아요.

 

  1. 공부하면서 힘이 되어주었던 글이나 좌우명이 있으셨나요?
  2. 특별히 글귀를 보고 자극을 받은 것은 없었어요.공부하다가 지겨울 때 같이 카카오톡에서 친구들과 서로 문제 내주면서 풀고, 못 맞추면 놀리면서 놀거나 공부하기 싫을 때 집에서 가족과 노는, 주로 이런 것들로 환기하면서 공부했던 것 같아요.

 

<앞으로의 목표>

Q. 현재 선생님에게 ‘국가고시 수석’ 이라는 타이틀이 어떤 의미인가요?

A. 처음에는 진짜 너무 감사하고 기쁘고 놀라웠고 과분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확실히 부담스러운 면도 있는 것 같아요. 그것 때문에 처음 보는 사람들이 더 큰 기대를 할 수도 있는데, 그 기대를 충족하지 못할 까봐 걱정되기도 하구요. 앞으로 인턴을 하는데 만약 제가 수석을 한 것을 알고 있는 분이라면 기대치가 높을 수도 있을 텐데,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서 제가 좀 더 노력해야 할 것 같아요.

 

Q. 앞으로 진학하고 싶은 과가 있나요?

A. 아직 어떤 과를 정해서, 그 과를 전공하고 싶다는 생각은 없습니다. 다만 제가 공부하면서 가장 많이 배운 게 내과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내과에 관심이 갔던 것 같아요. 그런데 아직 내과 의사가 될지 다른 과 의사가 될지 구체적으로 확신을 갖지는 못한 것 같아요.

 

Q, 혹시 수련 후에 페이닥터나 개원 등 구체적인 진로를 생각해 놓으신 게 있으신가요?

A. 구체적으로 생각해보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대학병원에 계속 남아서 교수가 되고 싶고, 진료 말고도 다른 후배들을 교육하거나 제가 관심 있는 분야를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좋을 것 같아요. 제가 배운 것들을 환자를 도와주는 데 잘 활용할 수 있으려면, 아무래도 다양한 환자들, 위중한 환자들이 있는 대학병원에서 오래 일하는 것이 좋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Q. 혹시 어떤 모습의 의사가 되고 싶나요?

A. 책임감 있고 환자와 동료 의료진들에게 신뢰 받을 수 있는,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의사가 되고 싶어요.

 

Q.  의대에서 공부하는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나요?

A. 국가고시 준비하는 본과 4학년 되시는 분들, 다들 실습도, 공부도 하느라 되게 바쁘실 텐데, 다들 실습도 공부도 즐기면서 하실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국가고시는 아직 멀지만 의대에서 공부하고 있는 분들도, 저 같은 경우에는 구체적인 진로를 확정 짓지 못하고 그냥 공부했던 것 같은데, 조금 더 자기가 어떤 과를 하거나 어떤 의사가 되고 싶은 지 더 많이 고민하시는 기회가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Q. 혹시 좋아하는 과를 찾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이 있을까요?

A. 아무래도 자기가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 아는 게 좋을 것 같고, 이미 의사가 된 선배들이나 다른 사람들과 같이 얘기해 보는 것도 좋은 것 같아요. 내가 좋아하는 게 확실하면 그것을 하면 좋겠지만, 좋아하는 게 아직 없더라도 걱정하지 마시고, 실습 돌다 보면 생길 수도 있는 거니까 고민해서 답이 안 나온다고 해서 걱정하지는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Q. 고민하는 것 자체가 가치 있는 일이군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나요?

A.아무래도 좋은 결과를 내면서, 전에 인터뷰 같은 것을 해본 적이 없는데 인터뷰를 할 일도 많아졌고 저를 아는 사람들도 많아졌어요. 이런 것들이 부담으로 느껴지고, 인턴이 되기에 앞서 걱정되는 면도 있기는 하지만, 항상 겸손한 마음오로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이렇게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던 게 저 혼자만의 힘이 아니고 같이 공부했던 동기들이나,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이나 본과 때부터 가르쳐 주셨던 교수님들 덕분이기도 하기 때문에,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또, 제가 자교 병원에서 인턴을 하지 않고 나가게 되었는데, 나가서도 한양대의 자랑스러운 졸업생이 되기 위해서 노력할 것입니다. 또 한양대 후배들이 궁금하거나 상담하고 싶은 게 있다면 언제든지 연락해주면 좋겠어요.

 

오유진 기자/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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