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생의 봉사활동이 목표로 해야 할 진정한 가치

의사들에게 일깨우는 국내외 의료봉사의 가치, 고대의대 김한겸 교수님

입학 후 골학이 끝날 무렵, 동아리 모집을 시작했다. 동기들은 밴드 동아리를 들까, 운동 동아리는 뭘 들어갈까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중 봉사활동 동아리에 들어가려는 사람이 많아서, 무려 면접을 보고 통과해야 들어갈 수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봉사동아리가 그렇게 인기가 좋았던 이유를 알게 되었다. 인턴, 레지던트 지원 시 봉사활동 시간을 채웠을 때 받게 되는 가산점 때문이었다.

봉사활동 동아리에 들어가진 않고, 띄엄띄엄 학교 밖에서 봉사활동을 하곤 했다. 의료봉사 이야기를 들어도 딱히 부럽다거나, 해 보고 싶지는 않았다. 면허가 없는 학생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해 봤자 뭐가 있겠는가? 진료를 바로 옆에서 볼 수 있다는 것? 그건 병원 실습으로도 충분하지 않은가? 무엇보다 이미 보건소와 보건진료소로 충분히 의료수요가 채워지고 있고, 그것보다도 더 먼 곳이라면 일회성에 그치는 의료봉사가 아닌, 근본적이고 실제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을 국가적인 차원에서 진행해야 할 일이 아닌가.

이번 의대생 신문사 기자 소양 교육에서 의료봉사에 대한 강의가 있는 것을 보고, 어떤 내용일지 궁금했다. 면허를 따고 의사가 된 이후에 하는 의료봉사는 무엇이 다른가? 교수님은 지금까지 내가 생각해온 의대생의 의료봉사에 대해 어떤 의견을 갖고 계실 것인가? 우리는 봉사에 대해 어떤 시각을 가지고, 어떻게 접근해야 할 것인가?

강의를 통해, 다양한 의료봉사의 형태를 알고, 또 교수님이 속한 팀이 몽골에서 진행했던 자궁경부암 조기진단 노하우 전수 봉사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다. 이것이야말로 바람직한 봉사가 아닌가. 오랫동안 남아서 많은 사람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봉사. 목적지를 정하고, 직접 모델을 세우고, 그 모델을 다른 지역에도 적용할 수 있는,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봉사. 겉껍데기만 남은 이벤트성 농촌 의료봉사가 아닌, 평생 먹어야 하는 고혈압약을 일주일치 정도 주고 돌아오는 ‘행사’가 아닌, 몸으로 뛰고 리더십을 키울 수 있는 봉사활동. 

내가 가진 의대생의 의료봉사에 대한 질문을 들은 교수님도 같은 의견을 내비치셨다. 의대생은 그 누구보다도 다양한 봉사활동을 해야 한다. 그를 통해 세계적인 리더십을 키울 수 있어야 한다. 봉사는 리더십을 키우기 위한 교육의 일환이다. 우리는 봉사시간을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리더십을 키우기 위해 봉사활동을 해야 한다.

김미성 기자/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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