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들의 START-UP

새로운 기술로 창업하여 연구를 활성화하는 움직임이 보여…….

스타트업 기업은 전문지식과 새로운 기술로 모험적인 사업을 시작하는 신생 벤처기업이다. 이는 IT, 컴퓨터 등의 분야를 넘어서 의료계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10여년 전에 설립되어 현재 꽤 큰 규모를 가진 의료계 기업도 있지만, 최근 들어서는 의사 출신 창업이 점점 증가하는 추세다. 이번 기사를 통해 의사 선생님들의 창업 스토리와 회사에 대해 소개해보도록 하겠다.

파미셸, 창업자 김현수 혈액종양내과 의사
2002년, 김현수 혈액종양내과 교수님께서 ‘파미셸’을 창립하였다. 파미셸은 첨단 원료의약품, 줄기세포 치료제, 산업용 첨단소재 분야를 연구하고 개발하는 회사다. 대표적인 사업 몇 가지를 꼽자면, 뉴클레오시드와 줄기세포치료제((Hearticellgram-AMI)가 있다. 뉴클레오시드는 oligonucleotide의 주요 원료로서, 유전자 치료제 및 진단 물질에 활용된다. RNA치료제 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뉴클레오시드의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전세계 뉴클레오시드 시장의 80%를 파미셸이 공급하고 있다. 파미셸은 세계 최초로 줄기세포치료제를 개발하였고 2011년에 식약처에서 시판허가를 획득했다.

김현수 의사 선생님은 내과 의사로 활동하시면서 줄기세포가 치료의 원천이라는 생각을 하셨다. 난치성 질환 환자들에게 줄기세포치료제를 보급하여 희망을 주고자 직접 개발 회사를 설립하신 것이다. 또한 파미셸을 기반으로 하여 ‘김현수 줄기세포클리닉’도 설립하여 직접 환자들에게 맞춤형 치료를 제공하고 계시기도 하다. 또한, 파미셸 주식회사 투웰브 베이비라는 제대혈 은행에서는 조혈줄기세포이식과 세포치료제를 위해 제대혈을 보관하고 있다. 임상의사를 하며 필요성을 느낀 분야를 직접 연구하고, 또 그 연구를 기반으로 임상에 적용하시는 모습이 파미셸의 비전 “사람을 구하고 세상을 놀라게 할 것입니다”에 담고도 흘러넘칠 것 같다.

루닛, 대표이사 서범석 가정의학과 의사
루닛은 의료 인공지능 기업으로, 의료 영상을 통한 진단과 치료 수준 향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루닛의 제품으로는 △흉부 X선 영상 분석 AI, △유방촬영술 영상 분석 AI, △조직 슬라이드 영상 분석 AI가 있다. 흉부 X선 영상 분석 AI의 제품 이름은 LUNIT INSIGHT CXR로 폐결절, 기흉, 경화 등의 이상 부위를 딥러닝을 통해 검출한다. 특히, 12월 3일에는 LUNIT INSIGHT CXR이 코로나19 환자를 선별하는 데 있어 약 95%의 정확도를 가지고 있다고 발표했다. 조직 슬라이드 영상 분석 AI인 LUNIT SCOPE는 조직 슬라이드를 디지털화하여 인공지능으로 분석하여 새로운 인공지능 바이오마커를 개발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한다. LUNIT SCOPE는 H&E 슬라이드에서 상피세포, 림프구 등을 구별해낼 수 있다고 한다.

서범석 가정의학과 의사 선생님은 현재 루닛의 대표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창업자는 아니지만, 2016년에 의학총괄이사로 합류하였고, 2018년에 대표이사가 되었다. 대표이사로서 회사의 경영과 기술의 제품화, 제품의 임상 적용에 힘쓰고 있다.


▲LUNIT INSIGHT CXR 데모 사진


▲LUNIT SCOPE 데모 사진

DCN 바이오, 김용성 소화기내과 전문의
김용성 소화기내과 의사 선생님은 DCN바이오를 통해 마이크로바이옴 연구와 진료를 병행하고 있다. 현재는 장내세균 기능검사 서비스라는 앱을 개발하고 계신다. 이 앱은 장내세균 변화에 의한 증상과 그 사람의 생활습관 결과, 분변기능검사 결과 등을 인공지능으로 분석하여 맞춤형 처방(건강기능식품, 식단)을 내려준다.

김용성 의사 선생님은 DCN바이오 부사장이면서 동시에 현직 내과 의사시기도 하다. 진료를 병행하시는 이유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 있어 임상 경험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MD로서의 자격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지금까지 매우 성공적인 의료 기업과 스타트업 기업에 대해 간단히 알아보았다. 현재 대한민국은 뛰어난 아이디어나 연구를 통해 개발한 기술로 창업하여 수익을 창출하고 의료계 연구에 투자가 이루어질 수 있는 구조를 지향하고 있는 추세다. 과거에는 창업으로 완전히 길을 전향하신 분이 많았지만, 현재는 의사 일과 창업을 병행하는 분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지향성을 반영하는 것 같다. 스타트업이 막 시작하는 이 시기, 어쩌면 독자가 다니는 학교의 교수님께서도 조용히 창업에 도전하셨을지도 모르겠다.

김현/연세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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