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생활의 꽃, 동아리. 언택트 시대에 어떻게 돌아가고 있을까?
2020년 3월, 코로나로 인해서 대학들이 비대면 수업으로 전환하면서 신입생들은 학교에서 새로운 친구들을 만날 기회가 갖지 못했다. 동아리 활동도 경험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대학에 입학해 마음 맞는 친구들과 벚꽃놀이도 즐기고, 동아리 활동도 하고 싶었을 신입생들은 코로나가 얼마나 원망스러웠을까. 실제로 31명의 당시 을지대학교 의과대학 신입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81%의 학생들이 당시 동아리 활동을 하고 싶었다고 하였고, 그중 50%가 동아리를 2개 이상 하고 싶었다고 하였다.
코로나가 원망스러운 것은 비단 신입생들뿐만이 아니다. 이미 재학 중인 각 동아리의 구성원들도 코로나 때문에 동아리 활동을 하기가 쉽지 않았다. 특히 동아리에서 새로운 동아리원을 모집하는 것이 문제였다. 동아리 특성상 비대면으로만 모집하기 쉽지 않은 동아리도 많고, 작년에 간신히 모집하였다 해도 올해는 또 어떻게 모집할 것인가 다시 고민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들을 겪었고,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한 의과대학의 오케스트라 동아리 기장을 인터뷰했다.
Q. 지난 1년, 코로나로 동아리 활동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동아리 활동은 어떻게 진행되었나요?
A. 오케스트라라는 동아리 특성상, 함께 모여야 활동을 할 수 있는데 사회적 거리두기 때문에 모일 수 없어서 어려웠습니다. 또, 학교 측에서 대면 동아리 활동을 전면 금지하기도 했었습니다. 다 같이 모이는 오케스트라 활동은 비록 진행하지 못했지만, 착복식 등 동아리 선배를 위한 축하 행사를 비대면으로 진행하였고, 매년 회장과 악장, 총무의 지위를 넘겨받는 행사도 마찬가지로 줌 회의를 이용한 비대면으로 진행하였습니다.
Q. 이번 연도 후반기까지는 단체 활동이 쉽지는 않을 텐데, 그때까지 계획이 있으신가요?
A. 사실 코로나 상황이 확실하게 개선되지 않는 이상, 대면 활동은 어려우리라 예상됩니다. 코로나가 좀 진정된다면 파트별로 연습을 하거나, 개인 레슨을 활성화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지만, 아직 뚜렷하게 계획된 연습은 없습니다. 다만, 동아리의 연대감과 소속감을 위해 착복식 등 비대면으로 진행이 가능한 행사는 진행할 예정입니다.
Q. 작년(2020년)에 신입생이 들어왔을 때, 코로나 때문에 새로운 동아리원을 뽑기 힘들었을 텐데 뽑으셨나요?
A. 뽑지 않았습니다.
Q. 그렇다면, 올해는 기존보다 2배를 뽑아야 하는 상황일 수도 있는데, 어떻게 모집하실 예정이신가요?
A. 20, 21학번이 함께 들어오되, 각 학번의 선후배 관계는 분명 존재하기에 많은 혼란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아직 자세한 모집 방식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비대면으로 모집한다는 것 외에는 이전과 크게 바뀌지 않을 것 같습니다. 모집 후, 20학번과 21학번이 서로 원만한 동아리에서의 선후배 관계를 확립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현재 동아리에 소속되어 실질적인 활동을 하고 있는 학번이 18, 19학번 이 두 학번뿐입니다. 저희 동아리 관례상 그 위 학번은 직접적으로 동아리에 관여하지 않는 OB로 분류됩니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제가 속한 19학번만 남게 됩니다. 19학번은 실질적으로 한 학년밖에, 아니 1년도 온전히 동아리를 겪지 못했습니다. 그 상황에서 곧 19학번만이 덩그러니 남아 동아리를 이어나가야 하는 상황이 도래할 것입니다. 그렇기에 이번 동아리 신입생들의 모집이 저희에게는 더욱 중요하게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동아리의 고충을 십분 이해해볼 수 있는 인터뷰였다. 인터뷰에서 보았던 것처럼 동아리 활동의 감소는 동아리원들의 경험 감소로 이어져, 경험이 많은 사람이 새로운 동아리원들을 가르쳐주는 식으로 운영되는 동아리들은 타격이 있을 것이다. 또한 작년에 새로운 동아리원을 뽑지 못했다면 올해 2배를 뽑아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되리라 추측된다.
인터뷰를 진행한 위의 동아리 외에 다른 6개 의과대학의 동아리도 조사해본 결과, 작년에는 거의 활동을 진행하지 못하였거나 대폭 축소하여 진행하였다. 신입생 모집을 하지 못한 동아리가 대부분이었고, 모집한 동아리라도 소규모로 모여서 진행하거나 비대면으로 진행하였다.
코로나 시대, 많은 동아리들이 명맥을 이어가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다른 동아리가 어떤 방식으로 이 상황을 헤쳐나가고 있는지 알아본다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계속 동아리 활동을 쉬다가 동아리가 유명무실해지지 않을까 걱정된다면, 소규모로 모여 진행해보는 것은 어떨까? 현재 사회적 거리 두기 지침상, 5인 이상 집합금지 규정에 따라 최대 4명씩 모인다면 밴드동아리 악기 연습이나 사진동아리 출사처럼 소규모 동아리 활동을 지속할 수 있다. 실제로 연세대학교의 ‘RYU’라는 힙합동아리는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 ‘업그레이드 프로젝트’를 진행한다고 한다. ‘업그레이드 프로젝트’란 온라인 프로젝트로서 3~4명이 한 조로, 함께 곡을 만들어 온라인상에서 공유하는 프로젝트라고 한다. 이름에 걸맞게 곡을 만드는 실력을 소규모 그룹 활동으로 크게 향상시킬 수 있는 프로젝트이다.
전주교대의 밴드동아리 ‘PANORAMA’는 공연을 하지 못하는 코로나 시대에 맞게 유튜브로 공연을 대체한다. 관중이 없는 무대에서 공연을 촬영한 뒤 유튜브에 올리는 것이다. 유투브는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으므로, 이전보다 더 다양하고 많은 관중들이 공연을 보게 될 것이다. 유튜브는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으므로, 이전보다 더 다양하고 많은 관중들이 공연을 보게 될 것이다.
공연을 촬영해 올리다 보면 자연스레 동아리의 영상 제작 및 촬영 실력도 늘게 될 것이다. 그것은 곧 동아리 활동을 기록하는 기술이 크게 발전한다는 것이다. 이번 기회로 대학 생활의 꽃인 소중한 동아리 활동을 아름다운 추억으로 영원히 남겨보는 것은 어떨까?
이진구 기자 / 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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