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생에게 성장의 발판이 되어줄 포트폴리오

의대생에게 성장의 발판이 되어줄 포트폴리오

 

포트폴리오라고 하면 흔히 성과물을 수집해둔 자료집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는 중심 의미가 아니다. 포트폴리오를 사전에 검색했을 때, 첫 번째로 기재되어 있는 뜻은 서류가방이다. 포트폴리오는 건축가, 디자이너, 예술가들이 자신의 작품의 수준을 보여주는 예시로 제시할 수 있도록 작품을 모아서 가지고 다니던 서류가방에서 기원한다. 현재에도 예술대학 학생들의 상당수는 포트폴리오를 관리한다. 그에 반해서 의과대학에서 포트폴리오를 관리하는 학생은 낯설게 느껴진다.

 

우리의 인식과 달리 많은 의과대학에서 포트폴리오를 관리하도록 학생들에게 권유하고 있다. 포트폴리오는 1993년에 영국의 Royal College 의과대학에 처음으로 도입되었다. 이후 1999년에 Sheffield 의과대학에서 학습 후에 포트폴리오 작성을 통한 자가평가와 튜터들에 의한 피드백을 시도하였다. 또한 같은 해 네덜란드의 Maastricht 의과대학에서 문제해결, 자가평가 등 의사로서 갖추어야 할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도구로써 포트폴리오를 사용한 바가 있다. 근래에는 내용 수정과 정보 공유 측면에서의 편리성을 이유로 하여 디지털 포트폴리오를 작성하는 추세이다. 현재 한국의 의과대학에서도 많은 학교에서 포트폴리오 제도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특히 2020년 기준, 디지털로 작성하는 e-포트폴리오에 참여하는 의과대학만 하더라도 31개에 달한다.

 

도대체 이렇게나 많은 의과대학에서 포트폴리오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포트폴리오를 작성하는 이유를 알기 위해서는 우선 포트폴리오의 사전적 정의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포트폴리오는 일정 기간의 학습 결과물들을 체계적으로 모은 자료집이다. 학습자는 포트폴리오를 작성하며 자신의 결과물들을 정리해보는 기회를 마련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학습자는 스스로에 대해 성찰을 한다는 점이 포트폴리오의 큰 장점이다.

 

의사라는 전문직업인으로서 의대생들은 다양한 전문성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역량을 기르기 위해서는 자신이 어떠한 수준에 미치는지를 알아야 하기에 성찰을 해야한다. 성찰을 통해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스스로 분석하고 본인에 대해 객관적으로 평가한 후, 부족한 점을 채우기 위해 노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새롭게 성취한 부문에서도 스스로가 알맞게 행동하는지를 성찰하여 피드백하고, 개선할 방법에 관해 계획을 세우고 실천함으로써 전문성 역량을 개발하게 된다. 즉, 성찰은 의대생의 발전에 있어 필수불가결한 요소이다. 또한 성찰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 바로 포트폴리오이기에 포트폴리오가 중요한 것이다.

 

포트폴리오의 구체적인 이점은 무엇일까? 작성하는 과정과 작성한 결과물 두 가지의 측면 모두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다. 첫 번째로, 포트폴리오를 작성하며 일정 기간의 자신의 행적을 되돌아볼 수 있다. 의사는 전문직업인으로서 평생 수련 과정을 겪는다. 이 장기전에서 목표를 수립하고 피드백을 거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런 맥락에서 포트폴리오는 단순히 학습 결과를 모아두는 것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작성하며 자신의 활동에 대한 평가를 작성하고 중간점검을 하며 성찰을 하기 때문이다. 부족한 점이 있다면 성찰은 자신의 그릇된 점을 바로잡을 수 있는 기회가 된다. 만일 올곧게 나아가고 있다면 성찰은 스스로 옳다는 확신을 북돋아 줄 수 있다. 더불어 성찰을 마친 후, 그 다음 단계로 미래에 대한 계획을 수립한다는 점에서 시간을 체계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끔 한다. 두 번째로, 작성한 포트폴리오는 타인에게 자신을 설명할 때 활용하기에 좋은 근거가 된다. 의사는 사회로부터 신뢰를 얻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자신이 어떤 특성을 보이는지, 어떤 됨됨이를 지니고 있는지와 같이 추상적인 특질은 직관적으로 드러내기가 어렵다. 포트폴리오는 측정하기 힘든 역량을 가시적으로 나타낸다는 점에서 훌륭한 자료가 된다. 포트폴리오는 개인이 어떤 가치관을 품으며 어떠한 면에서 성장했는지, 그리고 그에 대한 성찰을 통해 얼마나 깊은 사고를 할 수 있는지를 담고 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말처럼 근거가 될 다양한 자료를 포함하고 있는 포트폴리오는 타인에게 자신을 보여주기에 유용하다. 이러한 이점과 더불어 의과대학 내에서는 포트폴리오를 작성하는데 지도교수로부터의 피드백이 이루어지기에 이는 더욱 효과적인 학습 도구로 쓰일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포트폴리오를 작성한 의대생에 따르면, 자신을 돌아볼 계기가 되었다는 점에서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포트폴리오 작성 후에는 이후 삶에 있어서 선택할 때, 자신이 어떤 방면으로 나아가면 좋을지를 고려하는 지침이 되었기에 시간을 더 건설적으로 쓸 수 있게 되었다고 밝혔다. 물론 포트폴리오가 도움이 되었는지 의문이 든다고 응답한 경우도 존재한다. 하지만 포트폴리오가 의대생에게 있어 어떤 효과를 가져다주는지 충분히 숙지한다면 발전에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효과적인 포트폴리오를 위해서는 크게 자기개발, 교과활동, 비교과활동, 성과 달성의 네 가지 단계로 구성하는 것이 좋다. 자기개발 항목에는 자신에 대한 소개와 함께 자신이 어떤 장단점을 지녔는지 등에 기술하는 것이 좋다. 교과활동 항목에는 각 과정에서 학업능력의 향상을 위해 노력한 점과 실천을 위한 학습계획에 대해 다룰 수 있다. 비교과활동 항목에는 학업 외의 활동을 통해 성취한 요소를 기록하면 좋다. 이를 위해서는 평소에 틈틈이 활동한 내역에 대해 작성해두는 것이 도움이 된다. 성과달성 항목에서는 시기별 학습성과에 초점을 두어 달성한 정도 및 졸업 성과에 대해 성찰해보면 된다. 의대생에게 포트폴리오는 많은 장점을 가져다주기에 포트폴리오 관리에 시간을 투자해볼 것을 권장한다.

<이미지 출처: Designed by vectorjuice / Freepik>

 

 

김도윤 기자/동국

<doyyk@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