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의 원인과 예방, 무엇으로 할 수 있나

자살의 원인과 예방, 무엇으로 할 수 있나

삶의 경계에서 고민하는 사람들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감정을 마주한다. 얼마를 준대도 바꿀 수 없을 만큼 행복하고 즐거운 순간은 삶을 풍족하게 하지만, 때로는 맘같이 풀리지 않는 일에 하염없이 불안해지고, 우울해한다.

 

힘든 감정은 그냥 민들레 홀씨처럼 훌훌 털어 버리면 좋으련만, 사람 마음의 무게는 ’두근’이라고 하던가. 한번 무거워진 마음은 물 머금은 솜처럼 우리를 걷잡을 수 없이 늘어뜨리기도 한다. 더 이상 그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끝끝내 생의 마지막을 택하고 싶어지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삶을 찬란하게 했던 기쁨의 기억을 모두 포기할 만큼 그들, 혹은 우리를 괴롭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

 

1.한국의 동기별 자살 비율 – 순간의 선택을 좌우한 이유들은

 

 

 

 

 

 

 

(출처 : 2021년 자살예방백서)

 

한국에서의 자살 원인을 살펴보면, 2019년 경찰청 변사자통계에 따른 동기별 자살 현황은 정신적·정신과적 문제가 4,638명 (34.7%)로 가장 많았다. 뒤이어 경제생활 문제 (26.7%), 육체적 질병 문제 (18.8%) 순으로 많았으며 가정 문제(8.0%), 직장 또는 업무상의 문제 (4.5%), 남녀 문제 (2.8%), 사별 문제(0.8%), 학대 또는 폭력 문제(0.0%) 가 그 뒤를 이었다.

 

자살 충동을 느낀 원인의 경우, 2020년 자살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 주된 이유를 조사한 결과,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자살 충동을 느낀 경우가 38.2%로 가장 높고, 신체적·정신적 질환, 장애 19.0%, 외로움, 고독 13.4%, 가정불화 11.9%, 직장 문제(실적, 미취업 등) 8.7% 순으로 높았다.

 

2.개인의 자살, 집단과 사회에 영향을 받기도

 

자살률은 개인이 속한 집단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기도 한다. 미국 suicide prevention resource center (sprc)에서는 사회그룹별로 자살 원인을 분석하고 있다. 성소수자에서는 편견과 차별(가족 거부, 따돌림, 폭력)로 인한 스트레스가 주원인이었으며 아메리칸 인디언과 알래스카 원주민 같은 역사적 외상(재정착, 문화와 경제의 파괴)과 원인이었다. 중년 남성의 경우, 실업, 이혼과 같은 전통적인 남성 역할에 도전하는 스트레스 요인이 중요한 위험 요인으로 확인되었다.

 

보편적인 이유 이외에, 최근 들어 사회가 주목하고 있는 원인도 등장하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한국 생명 존중 희망재단과 함께 2014년부터 매년 발간해오고 있는 자살예방백서에서는, ‘코로나. 바이러스감염증-19‘과 ’대중문화예술인 자살 문제 대응 정책 연구’를 특별편으로 실어 그 사태를 밀도 있게 다루기도 하였다. 급격한 사회 변화가 자살 원인에도 영향을 주는 것이다.

 

  1. 생명을 지키기 위한 세계의 움직임 – 국가별 자살 예방 정책

 

이렇듯 자살은 비단 개인의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며, 넓은 관점에서 보면 사회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사망원인 중 하나이다. 따라서 국가 및 지방단체가 이를 예방하기 위해 해야하는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자살을 막기 위해서 각국에서는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에서는 미국 보건복지부가 주체가 되는 National Suicide Prevention Lifeline(NSPL)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NSPL은 전국적 규모의 자살 예방 핫라인으로, 150개 지역센터와 연계해 24시간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며, 자체적인 홈페이지와 공익광고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NSPL의 이용을 촉진하기 위한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조직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출처:https://www.ruok.org.au/)

 

호주의 경우 2009년부터 ‘R U OK Day’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R U OK?는 “Are you OK?(괜찮아요?)”를 줄여 쓴 표현으로, 자살 예방을 위한 사회적 지지의 중요성을 담고 있으며 이 캠페인은 자살한 기업가의 아들과 TV 제작자가 함께 만든 민간단체 ‘R U OK?’ 재단이 매년 9월 둘째 목요일을 기념일로 지정하여 전개한다.

 

  1. 생명을 지키기 위한 우리의 움직임 – 한국의 도시별 자살 예방 특화사업

 

한국에서도 다양한 자살 예방 캠페인을 시도 중에 있다. 특히 도시별로 진행되는 특화사업이 눈에 띈다.

 

먼저 서울특별시의 경우 ‘시민참여 자살 예방 아젠다 및 전략마련 토론회’를 통해 자치구 특성에 맞는 사회복지안전망을 강화하고 주민 입장에서의 실질적으로 삶과 직결되어 있는 자살 예방 아젠다 발굴하고자 한다. ‘생명사랑, 우리 무엇을 할 수 있을까?’를 주제로 해당 자치구의 주민들이 직접 그룹 토론, 컨비전스를 진행하고, 이에 맞춰 향후 자살계획 사업을 수정하는 것이 주목적이다.

 

(출처 : 2021년 자살예방백서)

부산광역시의 경우 부산형 약국 거점 자살 예방 사업인 ‘생명존중약국’을 시행 중에 있다. 즉 약국을 중심으로 하여 자살 예방 인프라를 구축하고, 마음 검진 키트 배치나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의 활동을 통해 정신 건강서비스 접근성을 강화하는 것이다.

 

대구광역시에서는 ‘ ICT 기반 정신건강 상담 서비스 마음톡톡’ 서비스를 통해 의료 서비스서의 편익성과 접근성을 향상하고, 정신과에 대한 두려움 등의 심적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새로운 접근을 시도하였다. 온라인 서비스로 운영 허브를 구축하여 전문가로부터 정신보건 케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 해당 서비스의 큰 장점이다.

 

인생에는 다양한 고비가 찾아온다. 그러나 어느 순간만큼은 이상하리만치 혼자 버텨내기 힘들 때가 있다. 그럴 때는 잠시 고개를 들어 지역 사회에서 내밀고있는 도움의 손길을 잡아보는 것이 어떨까. 백지장도 맞들면 낫듯이, 당신의 고민도 조금은 가벼워져 있을지 모른다.

방승아/순천향

<bsa404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