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과대학 내에서 인문사회의학은 어떻게 시행되어야 할까

의과대학 학생들은 의과대학에서 어떤 내용을 배울까? 당연하게 의료인이 되기 위한 기초 의학과 임상 지식을 배운다. 그 뿐만 아니라 의과대학에서는 학생들에게 예비 의료인으로서 필요한 자세를 갖출 수 있도록 의료 인문학을 가르친다. 이를 다루는 분야가 바로 인문사회의학이다. 인문사회의학은 인간의 질병 및 건강과 관련된 제반 측면을 생물학적 관점과 더불어 심리적, 사회적, 문화적 측면까지 다루는 학문이다. 이는 우리 사회가 어떤 의사를 요구하는가에 대한 근원적인 물음에서부터 의학 및 의료와 관련된 철학, 사학, 사회학 및 교육학적 문제를 탐구한다. 인문사회의학의 세부전공은 의사학, 의철학, 인문사회의학으로 나뉘어진다. 의사학과 의철학은 동양과 서양, 고대와 현대 등 의학의 역사를 공부하는 학문으로 의학이라는 학문의 역사만이 아니라 사회와의 관계 속에서 의학이 발전해온 역사와 인간의 건강과 관련된 다양한 역사적 측면을 연구한다.

 

충남대의 경우 예과 2학년부터 본과 2학년까지 3년동안 학기마다 총 6과목의 인문사회의학 수업을 통해 의료와 인간, 의료정보, 의료윤리, 의사소통 등을 배운다. 또한 본과 4학년 때는 의학 전문직업성, 예방의학, 보건 의료 법률에 대한 수업을 들으며 졸업 후에 의료인으로 필드에 나갈 준비를 하게 된다. 다른 의과대학들도 인문사회의학 교육의 중요성이 크게 강조되며 교육과정에서는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 인문사회의학 강의들이 개설되어 있다.

 

그렇다면 인문사회의학의 수업은 어떻게 진행되어야 할까? 의과대학에서 인문사회의학을 교육한 다는 것은 의과대학 학생들로 하여금 인간성 함양을 위한 인문학과 폭넓은 사회과학 지식을 습득하도록 함으로써 질병과 그 질병을 가지고 있는 환자에 대한 심리적, 사회문화적 상황을 올바르게 이해하게 하고자 하는 목적이 있다. 이를 통해 환자가 가진 질병이 아닌 질병을 가진 인격체로서의 환자를 통합적으로 이해하고 접근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울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어떤 것들이 필요한지 생각해보자. 인문사회의학은 지식적인 내용의 전달보다는 가치 교육에 속하기에 학생들의 참여가 극대화되는 방법인 독서와 성찰적 사색, 토론 등의 방법이 효과적이다. 충남대 의과대학에서는 팀을 이루어서 의료 인문학적 주제에 대해 서로의 의견을 나누며 발표를 준비하는 활동이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지금까지 다양한 인문사회의학 수업을 들으며 만족했던 수업들도 있고 아쉬움이 있었던 수업들도 있었다. 이를 바탕으로 인문사회의학 수업이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면 좋을까 이야기해보겠다.

 

첫번째, 수업 내에서 팀 활동을 할 때에는 한 팀당 적절한 수의 학생을 배치해야 한다. 서로 의견을 나눌 수 있을 만한 4~8명의 인원이 아닌 한 팀에 10명이 넘는 학생이 배치되면 팀 안에서 효과적으로 의견을 나누기 어렵다. 충남대는 한 학년당 학생수가 100명이 넘어가기에 한 팀당 인원 구성에서 어쩔 수 없는 면도 있지만 팀 구성원 간에 활발한 소통이 있으려면 팀별 인원수는 중요하게 고려해야 하는 부분이다.

 

두번째 각 사람별로 또는 각 팀별로 다양하게 주제를 선정할 수 있도록 독려해야 한다. 인문사회의학 시간에는 의료 윤리에 대해 고민하게끔 하는 상황에 노출되어 더 다양한 관점으로 생각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모두가 비슷하거나 같은 주제를 선정하여 발표가 진행된다면 수업에서 학생들의 집중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세번째, 개괄적인 내용보다는 각각의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보며 생각해보는 수업이 효과적이다. 인문사회의학 과목 자체가 다양한 학문을 종합한 것이기에 추상적이고 학생들의 삶과 거리감이 느껴질 수 있다. 따라서 구체적인 의료 윤리적 갈등상황을 설정하고 이에 대해 토론하거나 해부학 실습과정 기간에 시신 주인공의 개인적인 삶과 죽음을 묵상하는 시간을 갖는 등 개별적인 내용에 집중하는 수업 방식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의학이란 결국 한 명의 인격체인 환자를 살리는 학문임을 상기시키며 학생들의 삶에 인문사회의학 수업이 다가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인문사회의학 수업은 여러 장점이 있지만 인문사회의학 수업만으로는 공감능력이 부재한 반사회적 인격장애자를 교정할 수 없다는 한계점이 명확히 존재한다. 즉 의과대학 내에서 의료윤리에 대해 가르친다고 하더라도 소시오패스에게 공감능력을 가르칠 수 없다는 말이다. 따라서 반사회적 인격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의대 입학 과정에서 철저하게 제한시키는 절차가 필요하다. 의사는 질병을 가진 인격체로서 환자를 대하며 질병과 환자에 대해 올바르게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다. 의과대학은 단순한 의학 지식에 대한 전달을 넘어 사람의 생명을 존중하는 훌륭한 의사를 키워내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하며 그 시작점에는 인문사회의학이 있다.

 


 

남효정/충남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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