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8월 26일, 제1회 대한핵의학회 핵의학 학생캠프가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진행되었다. 핵의학 학생캠프는 핵의학의 다양한 분야를 직접 체험하고 핵의학과 교수진의 특강을 통해 현실적인 내용에 대해 접할 수 있는 기회로, 6월 14일부터 8월 11일까지 각 의과대학 학생회를 통해 홍보, 네이버 폼을 통해 의학과 1~4학년의 의과대학생 및 의학전문대학원생 24명을 모집하였다. 프로그램은 조별로 검사/치료현장을 체험하는 1부와, 교수진의 특강인 2부 순서로 진행되었다.
암병원 PET 센터의 종양핵의학검사실에서 진행된 “핵의학영상검사의 현장” 프로그램은, 현재 질병의 진단에 널리 이용되는 PET 영상의 촬영 과정 전반을 다루었다. 전자기력을 이용해 이온을 가속시키는 사이클로트론에서 생성된 방사성동위원소를 사용해 PET 검사를 위한 방사성의약품을 제조하는 과정에 대한 설명을 듣고, PET/CT 장비를 직접 살펴보며 촬영 준비 단계 후 촬영하는 과정, 촬영 후 영상을 재구성하는 과정을 견학할 수 있었다.
서울대의과대학 분자영상센터에서 진행된 “분자영상을 이용한 의학연구” 프로그램은, 생체내 특정 분자표적이나 분자 수준의 대사를 생체영상으로 보여줌으로써 최근 핵의학뿐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도 핵심적 연구 개발 수단으로 사용되는 분자영상을 다루었다. 분자영상의 개념, 이론, 실제 적용 사례에 대한 강의를 들은 후 소동물 팬텀을 통해 영상용 분자영상 기기(PET/MRI, SPECT/CT, 형광영상장비)를 직접 살펴보고 영상이 얻어지는 과정을 참관 및 체험하였다.
핵의학과 판독실에서 진행된 핵의학영상 판독 체험은 우선 강의를 통해 영상을 자동 정량 분석하는 소프트웨어 다루는 법 등에 대해 간략히 이해한다. 이후 PACS system과 연동되어 영역별 분석값을 제공하는Amyloid PET, 도파민 수송체(DAT) PET, 포도당 대사(FDG) PET, Tau PET, perfusion SPECT 모듈을 직접 다룸으로써 주어진 증례를 해결한다.
주사치료실에서 진행된 핵의학 치료현장 체험은 환자 맞춤형 암 치료 개념으로, 특정 영역을 targeting하는 방사성 리간드를 통해 표적 치료 후 분자 영상 기법으로 치료반응을 확인하여 진단과 치료를 하나의 방사성동위원소로 수행함으로써 최근 각광받고 있는 테라노스틱스(Theranostics)를 다루었다. 학생들끼리 역할을 분배해 치료 과정에서의 기본 술기를 시연함으로써 방사선 안전에 대해 이해할 수 있었다. 간략한 강의를 통해 표적 방사성 리간드를 투여받은 환자는 안정실에서 정해진 시간 동안 격리된 후 생활 시 주의사항(일정 기간 타인과 침대를 공유하지 말 것, 체내 순환 후 약물의 배설을 위해 충분한 수분을 섭취할 것 등)을 교육받고 귀가한다는 것을 배웠다.
2부의 핵의학 특강은, 미래 의료가 추구하는 방향인 ‘맞춤 의학’과 핵의학 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인 ‘테라노스틱스’에 관한 화순전남대학교병원 민정준 교수님의 “미래 의료와 핵의학”으로 시작했다. 하나의 분자적 수준의 목표를 바탕으로 진단과 치료를 동시에 수행하는 테라노스틱스는, 비침습적이고 높은 민감도와 해상도를 바탕으로 분자 수준의 변화를 찾아내는 분자 영상의 응용을 통해 발전의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결론이었다. 이후 판독 체험에서 실제로 다루었던 BRIGHTONIX 소프트웨어 회사의 대표이사이자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핵의학교실 이재성 교수님의 “인공지능 시대의 핵의학과 창업” 강연이 이어졌다. 로컬 PC 또는 PACS 시스템과 연결하여 쉽고 빠르게 데이터를 업로드하고, 개인 데이터에 대한 보안 기능 설정이 가능한 AI 솔루션에 대한 심도 있는 설명으로 말문을 열었다. 이후 임상장비뿐 아니라 뇌신경계, 종양 및 순환기 핵의학영상검사용 화합물의 개발 및 발전을 위한 전임상장비 등도 연구, 개발중이기 때문에, 대학병원 교수로서의 삶뿐 아니라 창업을 적극적으로 고려해 볼 수 있는 분야 중 하나라는 말을 덧붙였다. 마지막 순서는 최근까지 레지던트 생활을 했던 이고은 교수님의 서울아산병원, 강북삼성병원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핵의학 전공의 생활에 대한 강연이었다. 실제 전공의로서 근무 강도와 시간, 학회 등의 대외활동, 핵의학을 전공하기 위해 요구되는 적성과 흥미 등에 대해 엿볼 수 있는 기회였다.
의과대학생의 진로는 얼마간은 정해져 있어 일견 고민이 없을 듯하지만, 특정 진료과에의 지원은 거의 모든 의과대학생이 의학과 공부, 학교 생활, 임상의학 실습을 거치며 끊임없이 고민하는 주제이다. 진학 전의 막연한 상상과는 달리 해당 과목을 배우면서 자신의 적성과는 맞지 않음을 느끼기도 하고, 그렇게 잠정적인 답안지를 들고 실습에 임하다가 학문으로서의 의학과 실제 임상 의료의 차이를 깨닫기도 한다. 이러한 간극을 메우기 위해 진로 콘서트, 학생캠프, 서브인턴십, 컨퍼런스, 강연 등을 통해 짧게나마 경험을 시도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특히 핵의학은, 따로 블록으로 다루기보다는 종양학이나 해당 내과학의 암종에 대해 배울 때 검사 및 치료로써 배우는 경우가 많으며, 모든 병원에 동일한 장비와 시설이 갖추어져 있지 않기 때문에 임상의학실습에서도 본 캠프에서 진행했던 프로그램만큼 충분히 체험 및 참관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이러한 실정에 비추어볼 때 본 학생캠프 참여는 핵의학적 진단 및 치료가 이루어지는 임상 현장을 체험하고, 실제 의료 현장에서 활동 중이신 교수님들로부터 진로에 대한 여러 조언을 들을 수 있는 기회였다. 제 1회 핵의학 학생캠프의 열기에 힘입어 이듬해 개최 역시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므로, 진로에 대해 고민 중이거나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 있는 핵의학과에 대해 탐색해 보고 싶은 학생이 있다면, 추후 캠프 신청을 추천한다.
박수연 기자/연세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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