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의대 이색동아리
수업의 연장선상에 있는 “모비딕”,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피아체볼레”, 야밤에 등산로를 개척하는 “산들바람”
의대생 신문 기자들의 제보를 통해 전국 의과대학에 소속된 개성적이고 독특한 동아리들을 취재해 보았다. 40여 개의 의과대학이 서로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더욱 더 다양하고 특별한 동아리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한림의대 조정 동아리 “모비딕”, 순천향의대 오케스트라 “피아체볼레”, 전북의대 등산 동아리 “산들바람”을 함께 만나보자.
한 마리 고래처럼 항해하라
한림의대 조정 동아리 “모비딕”
모비딕은 2016년에 개설되어 현재 예과 1학년 8명, 예과 2학년 9명, 본과 1학년 3명으로 활동을 확장 중인 한림대 의대의 조정 동아리이다. 한림대학교 의과대학 학생들은 예과 2년 동안 ‘Team Sports’라는 특별 교양 수업을 이수해야 한다. 특히 예과 1학년 때는 교내 조정 훈련장을 이용해 조정을 배우고 직접 학교 근처의 북한강에서 스포츠를 즐기는 특별한 수업이 이루어진다. 이 수업을 위해 한림대학교 의과대학은 4인용 배 2척, 8인용 배 2척을 보유하고 있는데, 수업시간 외에도 배를 활용해보자는 교수님들의 제안으로 조정동아리가 개설되었다.
동아리명은 광활한 바다를 무대로 흰 고래와 노인의 치열한 사투를 그린 장편소설 <모비딕>에 등장하는 거대한 향유고래인 ‘모비딕’에 영감을 받아 탄생했다. 이 이름에는 자유롭게 드넓은 바다를 헤엄치는 모비딕처럼 힘차게 물을 가르며 배를 타자는 철학 또한 담겨있다.
훈련은 예과 1학년들의 Team sports 수업이 끝난 후 이루어진다. 모비딕 부원들은 한림대학교 체육대학 소속 조정부의 감독님과 코치님의 지도를 통해 전문적인 도움을 받으며 자세를 익히고 체력을 단련한다. 날씨가 좋지 않을 때에는 대부분 의과대학 실내 훈련실에서 조정 훈련용 기계를 이용해 연습한다. 정해진 거리에서 노를 저어 스피드를 겨루는 경기인만큼 조정은 체력 소모가 크고 운동량이 많아 쉽지 않은 운동이다. 따라서 부원들은 최선을 다해 스포츠를 즐기는 것에 목표를 두고 훈련에 임한다. 또한 교내에서만 가까이 접할 수 있는 특별한 스포츠 종목이기 때문에 학교 생활을 하는 동안 조정을 최대한 많이 접해보고 즐기려 노력한다.
지난 1학기에는 의대 내 기초 임상 교수님들과 학생들이 조정레이스를 통해 친밀감을 강화하고, 유대감을 쌓는 교내 행사를 주최했다. 교내 활동 뿐만 아니라 아마추어 조정대회 참가라는 새로운 목표를 위해 현재 꾸준히 준비하고 노력하고 있다.
60명으로 구성……지역사회에도 지속적인 관심
순천향의대 오케스트라 “피아체볼레”
이탈리아어로 ‘즐겁게 연주하라’는 뜻을 담은 ‘피아체볼레’는 1978년 순천향대학교의 설립과 함께 만들어진 유서 깊은 오케스트라로 39년 째 클래식 음악을 사랑하고 즐기고자 하는 학생들이 모여 함께하고 있다. 현재 퍼스트 바이올린 10명, 세컨드 바이올린 12명, 비올라 10명, 첼로 8명, 클라리넷 7명, 플루트 7명, 트롬본 1명, 트럼펫 2명, 피아노 1명으로 총 57명의 순천향의대 학생들이 무대를 꾸미고 있다.
피아체볼레 단원들은 예과 1학년부터 본과 1학년까지 3년 간 5번의 정기 공연과 단원들끼리 모여 여는 작은 연주회인 ‘향상’을 준비한다. 정기공연은 경기도 부천과 충청남도 아산에 위치한 순천향대학교 본캠퍼스에서 진행되는데, 본캠퍼스와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부천 시청, 순천향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협의회, 그리고 순천향대학교 의과대학 동문회 등 여러 곳들의 지원을 바탕으로 이뤄진다.
특이한 점은 부천에서 진행되는 정기공연에 매년 ‘부천시민과 함께하는’이 부제목으로 붙는다는 것이다. 이는 부천에 1999년 설립된 이후 지역을 대표하는 병원으로 성장한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이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피아체볼레 단원들은 순천향대학교 선배들이 실천하고 있는 순천향의 인간사랑 정신을 이어받고자 매년 부천에서 정기연주회를 한다. 또한 부천시민들의 문화생활의 핵심 장소인 시청이나 대강당에서 공연을 진행하여 부천시민 누구나 함께 할 수 있는 화합의 장을 만들어왔다.
더 나아가 2013년부터 아동 및 청소년 복지 사업을 통해 부천지역 내 소외빈곤아동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주도하는 사단법인 ‘나눔과 섬김’과 협력하여 어린이 합창단인 ‘우리소리합창단’ 과 결연을 맺어왔다. 피아체볼레의 부천 공연에서 ‘우리소리합창단’의 합창 공연이 함께 진행되고 있으며 매 년 지속적인 후원도 이루어지고 있다.
야간 등산부터 모악산, 마이산으로 떠나는 등산엠티까지…
전북의대 등산동아리 “산들바람”
산들바람은 등산을 좋아하는 학생들과 교수님들이 함께하는 동아리로 예과생들 위주로 2016년부터 활동하고 있다. 동아리명인 ‘산들바람’은 ‘산에서 느끼는 가벼운 바람’과 ‘산과 들을 원하는 학생들의 바람’이라는 두 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
등산을 좋아하는 학생이라면 누구든지 자유롭게 산들바람의 부원이 될 수 있다. 특이한 점은 지도교수님께서 예과장을 맡고 계시기 때문에 예과 학생회와 의과대학 총학생회의 학생들은 자동적으로 부원이 된다는 것이다.
산들바람 부원들은 학기 중 두 번 정도 평일에 학교와 가까운 모악산이나 마이산으로 야간 등산을 떠난다. 야간 등산은 비교적으로 시간적 여유가 있는 예과생들 30여 명 정도로 진행된다. 등산 전에 부원들은 미리 교수님들께서 추천해주신 책을 읽어와 산 정상에 도착한 후에 다같이 둘러앉아 읽은 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또, 맥주 한 잔을 마시며 갈증도 풀고 기념 촬영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산을 오를 때에는 개척되지 않은 길로 다니기도 하고, 경사진 곳에서 높은 바위를 오르기 위해 밧줄을 이용하기도 한다. 어둡기 때문에 개인 랜턴을 사용해야 하고, 험한 길을 오를 때 풀이나 나뭇가지에 긁히지 않기 위해 복장도 철저하게 준비한다. 체력적으로 힘들기는 하지만 야간 등산을 통해 길을 함께 만들어 나가고 산 정상에 오르는 과정에서 부원들간 결속력도 생기고 재미있는 추억을 만든다.
매 여름 방학에는 등산 일정이 포함된 2박 3일 여름 엠티를 떠난다. 올 여름에는 모악산으로 엠티를 떠날 예정이며, 동아리 개설에 함께 했던 본과 1학년 18명도 함께 참여한다.
순천향 / 오윤서기자
justinechooh@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