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차 산업혁명 시대 의료인의 미래는?

제4차 산업혁명 시대 의료인의 미래는?

의사는 사라지지 않는다! 인공지능은 뛰어난 조력자
제8회 의료경영심포지움 성료현장 방문기

‘4차 산업혁명’ 키워드가 연일 일간검색어 순위에 오르내리고 있는 요즘이다. 인공지능 의사 왓슨이 암을 진단하는 시대가 열린 지금, 의료계에 불어닥칠 혁명의 효과를 지켜보는 긴장의 시선들이 가득하다. 이와 같은 흐름에 발맞추어 지난 12일,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경제경영동아리 MD winners 가 주관하는 제 8회 의료경영심포지움이 서울대학교 연건캠퍼스 의과대학 행정관 대강당에서 열렸다.

‘제4차 산업혁명, 의료인의 미래는?’을 화두로 진행된 이번 심포지움은
▲김치원 원장(디지털 헬스케어는 의료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 ▲안성민 교수(의료에서의 인공지능: Watson for oncology) ▲이기원 대표(뇌 조절을 통한 헬스케어 혁신) ▲ 라이프 로그와 헬스케어 loT 강성지 대표(병원 밖에서부터 시작되는 미래의 의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의사들의 강의로 채워졌다.

의과대학 학생들의 방학 기간을 고려했음에도 행사장 내부는 거의 전석을 채우고 있었다.
헬스케어 산업계에서 의료인 출신 유명인사로 통하는 김치원 원장은 ‘제가 지금 이 순간에 쓰고 있는 웨어러블 기기가 몇개 일까요?’ 라는 질문으로 강연을 시작했다.
디지털 기술을 통해 건강을 증진시킨다는 일반적인 인식이 잘못되었다는 논문을 언급하며 디지털 시장이 겪고 있는 난항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스마트기기에 빠져 운동을 등한시하는 사람들을 단박에 일으켜 세울 것이라 장담했던 ‘포켓몬 고’열풍이 한시적인 효과만 일으키고 결국은 잠잠해졌다는 데이터를 제시했을 때 회장은 숙연해졌다. 가장 흥미를 유발시킬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던 게임마저 인간의 ‘게으르고자’하는 본성을 바꿀 수 없었지만 그나마 가장 효과적인 것은 ‘돈을 주는 것’이었고 그마저도 프로젝트가 끝나자 사람들은 운동을 그만두었다는 실망스러운 결과였다. 그러나 이 결과로 인해 헬스케어를 위한 웨어러블 기기개발이 모두 쓸 데 없는 짓을 하고 있는 것이라 생각하면 오산이라고 했다.
헬스케어 기기는 모든 사람들을 일으켜 세울 수는 없다, 그러나 정말 운동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건강을 생각하는 골수팬들에게는 절대적으로 필요한 디지털 혁명이었으며 헬스케어 회사들도 앞으로 타켓팅해서 발굴해야하는 것은 이러한 소비자들이라고 강조했다.
이어서 소비자의 니즈를 반영한 다양한 혈당측정계, 효용이 높은 심전도 측정기 ‘Alive core’, 평소에도 당뇨병을 관리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앱 ‘블루스타’, 집에서 정신과 전기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한 ‘와이브레인’ 등을 소개했다.

안성민 교수는 미국 NIH 가 언급한 정밀의료를 화두로 꺼내면서 ‘유전체 해독기술’이 이 모든 것의 시발점이라고 설명했다. 미래에 의사는 인공지능을 가지고 놀 수 있을 정도로 데이터를 핸들링 할 수 있는지, 없는지로 구분될 것이라고도 언급했다.
그렇다면 의사가 다뤄야하는 데이터는 무엇일까? 환자의 일상생활데이터,유전체 데이터, 임상데이터가 전부다. 4차 산업혁명이라고 해서 의사의 수는 줄지 않을 것이지만 향후 의학에서 생물학보다는 데이터 과학이 중요하게 될 것이며 의사가 하는 일의 80%가 인공지능으로 대치될 것이라고도 말했다. 의학이라는 학문 자체가 근본적으로 달라질 것임을 강조했다.
인공지능의 헬스케어 적용은 현재 왓슨만 있는 것이 아닌데 왓슨만 지속적으로 언론에 노출되어 갑자기 도래한 신세계처럼 여겨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안성민 교수는 현재 적용되고 있는 다른 AI들도 소개했다.
존슨앤 존슨에서 만든 인공지능 내시경 마취솔루션, 필립스와 IBM 이 공동개발한 인공지능 중환자실 솔루션, 영상판독 지원솔루션이 그것이다. 의사가 30년 전에 하던 일을 현재 간호사가 맡고 있는 것 처럼, 현재 의사들은 맡고 있는 일을 세분화해서 우리가 반드시 해야 할 일과 인공지능에게 오더 내릴 수 있는 일을 찾아서 밑으로 내리는 작업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앞으로 다가올 더 혁신적인 4차 산업 환경에서 의료인인 우리가 해야 할 질문은 사람이 더 나은가, 인공지능이 더 나은가가 아니라 ‘구조화 된 지식’을 인공지능을 토대로 만들어낼 수 있는가의 여부임도 강조했다. 다빈치 로봇 수술이 일반의사가 하는 수술보다 결과가 더 좋으냐, 안 좋으냐와 같은 의미 없는 질문이 아니라, 다빈치 로봇을 잘 활용하면 외과의사가 수술할 수 있는 활동수명이 연장된다는 점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의사입장에서 다빈치를 활용하면 40세 의사와 비슷한 케이스의 개수를 70세 의사가 진료할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신윤경 기자/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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