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을 쓰는 사람들

생명을 쓰는 사람들

의사는 전문 지식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사람의 얼굴을 보며 진료하고 치료하는 사람들이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비의료인들과 갈등이 생기기도 하고, 다른 사람들은 평생 한 번 볼까 말까 한 병들을 매일 보고 살기도 한다.
이렇게 의사만 겪는 특수한 경험들을 아름다운 글로 써내 대중과 의사의 거리를 좁히는 국내, 외의 작가들과, 의학뿐만 아니라 자신의 특별한 분야에서 전문적으로 글을 쓰는 의사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의사와 병원, 죽음에 대해 솔직히 이야기하는 아툴 가완디
국내에서도 꾸준히 읽히고 있는 ‘어떻게 죽을 것인가’는, 한 외과의사의 경험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아버지가 치료될 수 없는 척수암 진단을 받았고, 아들은 아버지의 죽음을 순순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 항상 죽음을 바라보기만 하다가, 죽음의 과정을 옆에서 겪어내야 하는 위치가 되자 그는 삶만큼 죽음도 중요하다는 생각을 책으로 옮기기로 결심한다.
아툴 가완디는 스탠퍼드 대학교를 졸업한 뒤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윤리학과 철학을 공부했고, 하버드 의과대학에서 의학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현재 ‘뉴요커’지 전속 필자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의사로서 병원에서 일어나는 의사와 환자들의 이야기와 의료윤리, 의료 시스템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의대에서 교수님이나 선배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어떤 가치관을 지닌 의사가 되어야 하는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당신의 그런 고민에 그의 책이 답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아툴 가완디의 저서>
– 나는 고백한다 현대의학을(동녘사이언스)
– 체크! 체크리스트(21세기북스)
– 어떻게 죽을 것인가(부키)

의학계의 계관시인, 올리버 색스

재작년에 그의 사망소식이 들려오자 많은 추모 기사와 칼럼이 올라왔다. 올리버 색스는 신경과 의사로서 환자 한 명 한 명에 대해 따스한 시선을 보여줬다. 그는 마지막 책이자 두 번째 자서전인 ‘온 더 무브’를 출판하고 4개월 후인 2015년 2월 22일 사망했다. 소설같이 독특한 증상을 가진 환자를 치료한 기록들은 곧 그가 환자의 입장에 서보려고 노력했던 기록들이다. 올리버 색스는, 바다를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사람에게 바다를 설명해 주는 것처럼 너무나 독특한 현상들에 대해 이야기해준다. 개인적으로 기자는 ‘화성의 인류학자’에서 읽었던 시각장애인의 이야기를 잊을 수 없다. 의사들은 보이는 것이 보이지 않는 것보다 좋을 것이라고 무조건 단정 짓는다. 그러나 이미 보이지 않는 것에 모든 삶의 방식을 맞추어 놓은 사람들에게는, 보는 것 자체가 어지럽고 피곤한 일이 될 수 있다. 눈이 보이기 시작해서, 원래는 잘 했던 일도 못하게 되고, 오히려 생활 반경이 더욱 제한된다. 올리버 색스는 한 시각장애인이 시력 회복 수술을 받았다가 이 모든 과정을 겪고 다시 어둠의 세계로 돌아가기로 결정한 사례를 쓰면서 개개인에게 ‘정상’의 개념은 모두 다르다는 사실을 환기시킨다. 이렇게, 우리가 평소 생각해 보지 못했던 것들을 조용히 얘기해주는 올리버 색스의 책은, 환자에게 어떠한 자세로 다가가야 하는지, 환자를 어떠한 시선으로 바라보면 좋을지 가르쳐준다.

<올리버 색스의 대표적 저서>
– 온 더 무브(알마)
–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이마고)
– 화성의 인류학자(바다출판사)

응급실에서의 희노애락, 남궁인

국정 농단 사건으로 한참 온 나라가 들썩였던 2016년 11월 21일, 한 예능 프로그램에 의사가 출연해 고산병을 치료하는 데 쓰일 수 있는 약에 대해 이야기 했다. 바로 그 다음날, 청와대에서 그 약이 무더기로 발견돼 논란이 되었다. 의도치 않게 미래를 예견한 이 의사는 응급의학과 의사이자, 수필가인 남궁인이었다. 그는 응급실에서 자신이 보아왔던 인간의 여러 모습에 대해서 써온 글들을 묶어 2016년 7월 ‘만약은 없다’라는 수필집을 냈다.
언젠가 한 번 겪을 수밖에 없지만 늘 멀리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죽음의 여러 모습, 응급실에서 벌어지는 우리가 알고 싶지 않았던 인간의 모습들을 소설처럼 재미있게 팩션으로 풀어낸 그의 책은 출판과 동시에 큰 반응을 얻었고, TV에서도 이 작가의 모습을 간간이 볼 수 있게 되었다.

<남궁인의 대표적 저서>
– 만약은 없다(문학동네)

 

치과의사의 똑똑한 배당주 투자, 피트 황

경희대 치의학전문대학원을 졸업한 피트 황은, 현재 치과의사로 일하면서, 한편으로는 강의와 책으로 한국에서는 생소했던 배당주 투자를 대중에게 소개하고 있다. 그는 배당주 투자로 3년 8개월 동안에 누적수익률이 570%가 되었고, 현재 시중금리보다 배당수익률이 높은 점 그리고 배당주 회사들이 대부분 재무 상태가 탄탄한 회사임을 강조하면서 배당주 투자가 안정적이고 많은 수익을 낼 수 있는 방법이라고 얘기한다.
이렇게 의학 외에도 자신의 전문분야에서 활약 중인 피트 황은, 블로그를 운영하며 투자내역, 방법 등을 대중과 공유하고 있고, 한번 강의를 할 때마다 일반 개인 투자자가 수백 명에 달하는 배당주 투자 강의도 하고 있다.

<피트 황의 대표적 저서>
– (치과의사 피트씨의) 똑똑한 배당주 투자(스마트북스)

홍시원 기자/고신
<hsw01-29@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