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주로 마음(Mind)을 표현할 때 비유적으로 주로 심장을 가져다 쓴다. 순전히 과학적인 생각으로는 마음은 머리에 있어야 하는 것이지만 따뜻한 이미지 때문일까 우리는 심장으로 마음을 표현하기를 더 좋아하는 것 같다.
그런데 실제 심장으로 마음을 표현할 수 있다면 어떨까? 단순히 설렐 때 두근대는 그런 것이 아니라 예전부터 의학에서는 심박변이도라는 지표가 정신과 신체의 관계를 밝히기 위해 널리 연구되어 왔다.
심박변이도(Heart Rate Variability, HRV)는 심장 박동 사이의 시간 간격 변화를 측정하는 생리학적 지표로서, 심장 박동 간격의 미묘한 변화를 포착한다. 이는 심장 박동이 일정한 리듬을 따르지 않고, 각 박동 사이의 시간이 지속적으로 변화함을 의미한다. 심박변이도는 신체가 스트레스, 운동, 환경 변화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반영하는 중요한 지표이다.
심박변이도의 측정은 기본적으로 심전도(ECG)를 이용하여 이루어진다. 현재는 스마트워치와 같은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 간편하게 측정될 수 있다. 이러한 장치들은 RR 간격, 즉 연속된 심장 박동 사이의 시간을 측정하여 심박변이도를 계산한다.
의학적으로, 심박변이도는 자율신경계의 활동을 반영하는데, 자율신경계는 심박수, 호흡, 소화 등 신체의 많은 무의식적 기능을 조절한다. 높은 심박변이도는 보통 건강한 상태와 자율신경계의 강한 회복력을 나타내는 반면, 낮은 심박변이도는 스트레스 또는 심장 질환의 위험을 나타낼 수 있다.
정신의학 분야에서, 심박변이도는 심리적, 정서적 상태와의 깊은 연관성 때문에 중요하다. 심박변이도는 정신과 신체의 복잡한 상호작용을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연구에 따르면 낮은 심박변이도는 불안과 우울증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박변이도와 관련된 대표적인 연구 중에 신경내장통합모델(Neurovisceral integration model)이 있다. 이 모델은 정서 조절과 불균형에 대한 신경생리학적 모델이고 주의력과 인지 처리에 필요한 억제 과정과 그 과정의 지표로서의 심박변이도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더하여, 적절한 운동, 명상, 요가를 통한 스트레스 관리는 심박변이도를 증가시켜 자율신경계의 건강과 정신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져 있다.
심박변이도의 측정과 연구는 향후 더욱 광범위하고 심층적인 방향으로 발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웨어러블 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심박변이도 측정은 개인 맞춤형 건강 관리와 예방 의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고 있다. 또한, 인공지능과의 결합은 심박변이도 데이터의 해석과 활용을 혁신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 이를 통해, 개별 환자의 건강 상태를 더욱 정확하게 파악하고, 맞춤형 치료 계획을 수립하는 데 중요한 기여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심박변이도 연구는 심장 건강은 물론, 전반적인 신체 건강 그리고 스트레스 관리, 정신 건강 분야에서도 새로운 관점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되며, 불안, 우울증 등의 조기 진단 및 관리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이진구 기자 / 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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