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귀순 병사 몸 속에서 발견된 기생충,
우리는 안전한가?
수년전, 김치에서 기생충 알이 검출된 이른바 김치파동에 구충제 판매량이 3배 이상 늘어났던 사건을 기억하는가? 그 당시 제약회사들은 밀려드는 주문에 야간 생산까지 하며 부족한 물량을 채웠다. 그 후 십년이 넘는 시간동안 기생충은 사람들의 관심에서 서서히 사라졌다. 그런데 지난 달 이례적으로 구충제 판매량이 평소의 2배를 웃돌았다.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이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서는 지난 달 13일로 돌아가야 한다. 지난 달 13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을 통해 북한 병사 한 명이 귀순하였다. 귀순 과정에서 총알을 여러 발 맞아 위중한 상태였던 그에게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었다. 두 차례의 대수술 끝에 현재는 의식을 회복한 상태인데 그의 수술을 집도했던 아주대병원 이국종 교수는 귀순 병사의 상태를 브리핑하는 과정에서 그의 몸에서 발견된 기생충을 언급하였다. 이국종 교수는 “외과 의사 경력 20년에 이렇게 큰 기생충은 처음 봤다.” 라며 기생충의 길이가 27cm에 이르는 것도 있었다고 전했다. 브리핑과 이후 벌어진 설전으로 기생충이 온라인에서 오랫동안 인기검색어로 있으면서 기생충에 관한 사람들의 걱정이 커졌다.
우리나라도 1970년대에는 인분을 거름으로 사용하였기 때문에 기생충 감염이 흔했다. 하지만 그 후 30여 년 동안 기생충 퇴치사업을 철저하게 시행한 결과 기생충 감염은 크게 감소하였다. 실제로 1971년 이루어진 1차 전국 장내 기생충 감염 실태조사에서 기생충 감염률이 84.3%에 이른데 비해 2012년 이루어진 8차 조사에서는 2.6%에 그쳤다. 그러나 전체 인구수에 조사 결과 수치를 대입해보면 아직 기생충에 감염된 사람이 적지 않게 존재한다. 이들은 어떤 경로로 기생충에 감염된 것일까?
국내에서 문제가 되는 기생충은 대부분 음식을 매개로 한다. 유기농 채소, 육회와 같이 익지 않은 고기나 민물고기를 날 것으로 먹는 것이 문제가 될 수 있다. 또한, 음식 외에도 애완견의 대변이나 오염된 손, 의복과 침구를 통해서 기생충에 감염될 수 있다. 기생충의 종류에 따라 감염 시 증상은 다양한데 회충에 감염되면 복통, 소화불량과 설사 등의 증상을 보인다. 요충의 경우 항문 주위가 가렵고 생식기관에 염증이 생긴다. 이 뿐만 아니라 기생충이 눈이나 뇌로 이동해 다른 질병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처럼 우리나라의 기생충 감염률이 2~3%에 불과하지만 감염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기 때문에 1년에 1~2번 가량 구충제를 복용하는 것이 좋다. 이 때, 요충과 회충은 약국에서 처방전 없이 살 수 있는 구충제를 먹으면 해결되지만 날생선을 먹어 감염된 간흡충은 병원에서 처방받은 특화된 치료제를 먹어야 한다. 가족 간의 전염을 예방하기 위해서 가족이 함께 구충제를 복용해야 하며 공복에 복용하는 것이 효과가 더 좋다. 단, 임산부나 2세 미만의 소아, 간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의 경우는 구충제를 복용을 피해야 한다.
박서희 기자/경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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