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의대 신설, 의료인력 공급 불균형을 해결할 수 있을까?

이해관계에 따른 찬반 논란 확산, 과연 무엇이 선행되어야 하는 것인가?

지난 4월 11일, 더불어 민주당 정책위원회와 보건복지부는 폐교된 서남의대 정원과 자원을 바탕으로 전북 남원에 ‘국립공공의료대학(원)’을 신설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국립공공의료대학(이하 공공의대) 설립을 통해 폐교된 서남대 의과대학의 자원을 다시 활용하고, 공공의료만을 위한 새로운 의료인력을 양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의료계는 공공의대 설립이 효율적인 대책이 아님을 강조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 40대 회장 최대집 당선인은 현재 “의사 증가율이 계속 가속화되어 향후 의료인력 공급과잉이 우려되는 상황”으로 공공의료의 공백이 단순히 의사가 부족해서가 아님을 설명하며 “공공의대 설립 추진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역 간 의료격차 해소?
국립 공공의료대학에 대한 정부의 취지는 공공의료 전문인력 양성을 통해 지역 간 의료격차를 해소하고, 지방 의료인력을 보충하여 응급, 외상, 감염 등 국민 생명과 안전에 기여하고자 하는 것이다. 지방 의료 인력 부족을 근거로 그 필요성을 제기한 것이다. 실제로 일본의 경우 지역부속병원에서 자치 의과대학을 설립하여 의과대학을 졸업한 학생들이 의무적으로 출신 지역에서 근무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가 발표한 공공의대 신설 계획을 살펴보면, 남원 공공의대의 커리큘럼은 남원의료원이 아닌 국립 중앙의료원과 연계되어 실시될 예정이다. 공공의대에서 예과 교육만 실시되고, 본과 교육과 실습은 서울에서 실시된다는 것이다. 이 계획은 곧 수도권으로의 인력 이탈을 발생시킬 가능성을 높이며, 공공의대 설립 취지인 지역 의료인력 불균형 해소에 반하는 내용으로 의문이 제기된다. 더불어 서남의대의 정원은 49명으로 공공의대 신설이 진행된다고 하더라도 의료인력 불균형 해소라는 목표를 달성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의료인력 공급과잉 vs 부족
인력 과잉에 대한 논란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2015년 보건사회연구원의 보건의료인력의 수급의 중장기 추계를 보면, 2030년 4000명에서 만 명의 의사인력 부족을 언급하고 있다. 게다가 한국 의사 1인당 진료건수는 OECD 평균의 3배 정도로 측정되어 의사에 대한 더 많은 수요가 기대된다. 반면, 한국의 의료비 지출과 의사 인력의 증가속도는 OECD 보다 빠르고 의사 밀도가 높다. 따라서 향후 의료인력의 과잉공급 또한 예상될 수 있다.
한국은 전반적으로 병상자원의 불균형한 분포와 그에 따른 인력의 불균형이 존재해, 기존 의료기관의 기능을 보강하고 적정 규모의 병상 공급이 더 중요한 문제라고 볼 수 있다. 새로운 의료인력의 공급보다, 인력의 활용을 위한 제도적인 마련이 더 시급하다.
한편, 현재 의료계가 주장하는 “적절한 보상(수입)과 정책적인 지원이 마련된다면 인력 불균형은 해소될 것”이라는 입장은 분명히 한계를 안고 있다. 현재 교육정책, 공익 복무이행, 재정적 인센티브, 경력개발 및 정주환경 지원, 서비스 전달체계 개편을 통해 지역 의료인력을 확보하려 노력하고 있지만, 제도들의 구체적인 시행과 효과, 의료인들의 인식 및 태도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이에 대한 면밀한 검토를 바탕으로 적절한 보상 이외의 설득력 있는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정부의 취지는 의료인력의 공급과 과잉에 대한 논점보다 의료인력의 불균형과 공공의료의 공백을 ‘국가’의 책임 하에서 메우겠다는 의미에 가깝기 때문에 주요 논점에 대한 의료계의 재고 또한 필요하다.

의대신설이 곧 지역발전?
전북 남원 측은 공공의대 설립에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환주 남원 시장은 “전북도민과 남원시민, 정치권과 대학유치추진위원 등이 합심해 국립 공공의대가 빠른 시일 내 설립, 정착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하자”며 강력한 의지를 보였다. 반면, 인근 지역인 순천과 목포 측은 “공공 의과대학 설립은 환영하지만, 설립지역은 새롭게 논의가 필요하다”, “따로 의대 신설을 추진하겠다”며 이중적인 반응을 보였다. 지역 간에서도 그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의대 ‘신설’ 자체가 아닌 신설 이후 ‘관리’가 더욱 더 중요함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의대 신설 이후 자원의 관리가 효율적으로, 경제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한다면 공공의대는 그 기능을 하지 못할 것이다. 공공의대 신설만으로는 의료의 공공성을 보장할 수 없기 때문에 보건의료제도 차원의 공공성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공공의료를 위해 나아가야 할 방향
의과대학의 ‘지역인재 전형’, ‘농어촌 전형’, 졸업 후 ‘공중보건의’ 등의 시행은 실제로 지역 간 의료격차를 줄이기 위한 국가 노력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또한 지속적으로 ‘공중보건 의료’에 대한 교과목을 이수하며 의대생들은 지역 의료 인력의 중요성을 교육받는다. 다른 선진국들의 사례를 살펴보면,

[미국]

국가 보건의료 봉사단 프로그램: 공중보건 교육 및 프로젝트 시행
주 정부와 협력한 주립 의과대학의 의료취약지 의사인력 양성 프로그램
일차의료, 공중보건 관련 기초과목 이수, 1-2년 의료취약지 분원에서 교육

[호주]

지역의료 임상실습 국가지원제도: 의료취약지 교육을 의무화
참여 의과대학은 지역의료 분교 운영하여 지역 내 의료기관에서 학생 실습교육 수행
학생선발 공익의무 배치: 의료취약지역에서 공익의무복무 조건
지역의료 의대생 국가장학금

[일본]

자치 의과대학: 졸업 후 9년간 출신 지역에서 근무하는 조건으로 매년 123명을 선발하여 의과대학 학자금 지급, 농촌지역 진료에 초점을 둔 특성화 교육과정으로 지역 인재를 양성함
지역의료 특례입학: 졸업 후 9년간 해당 지역에서 근무하는 조건으로 지역인재를 선발하여 의과대학 학자금을 지급하며, 지역 의료 실습 선택과목 수강을 의무화하고 추가활동 수행
등을 실시하고 있다.

이처럼 구체적이고 명확한 교육과정과 기준을 수립하여 근본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공공의대 신설’ 논쟁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것은 바로 의료계가 직면한 지역 간 의료 격차의 심각성이다. 의료 인력의 불균형은 반드시 해결되어야 하는 문제이며, 단 하나의 수단이나 방법으로 해결 될 수 없는 복잡한 문제임을 인지해야 한다.

오윤서 기자 / 순천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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