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정보학과 정보의학전문의

사회시스템이 정보화되고, 기록이 전산화되면서 데이터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의학 분야에서도 의생명 데이터 및 유전 데이터는 양적으로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으며, 그런 데이터를 다루는 의료정보학은 중요한 학문으로 부상하였다. 또한 의료사회에서 이를 다루는 정보의학 전문가 양성은 중요한 과제가 되었다. 그러나 여전히 ‘의료정보학’이나 ‘정보의학전문의’에 대해 처음 듣는 사람은 많을 것이다. 이번 기사에서는 이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의료정보학?

먼저, 의료정보학이란, 질병에 대한 서지학적 데이터에서부터 의무기록, 영상의학자료, 처방 및 치료와 관련된 보험정보 등 의학과 병원을 포괄하는 광범위한 의학영역에서 생성되는 모든 데이터가 연구 대상인 학문을 말한다. 의료정보학은 DNA, 단백질, 호르몬 등의 미시 생체 영역에서 생성되는 모든 데이터를 다루는 생명정보학과 임상진료 과정을 정보학적 방법을 통해 향상시키고자하는 임상의료정보학으로 나뉜다. 이 학문은 맞춤의학시대에 맞춘 새로운 건강 정보 연구 학문이며, 의학을 연구하고 다루는 모든 이들을 위해 방대한 양의 생체 데이터에 관한 지식 및 의료도구 공식화를 목적으로 한다. 이 학문을 생소하게 여기는 사람이 많으나, 임상의료정보학은 이미 많은 선진국의 의사국가고시 필수과목으로 선정되었다. 워낙 방대한 양을 다루는 것이라, 우리나라 의과대학에서 완전한 교육이 이뤄지고 있지는 않다. 대부분 예과 과정에서 교양수준으로 의료정보학, 의료전산학 등의 이름으로 교육되었다. 미국에서는 스탠퍼드 대학을 비롯해 하버드, 컬럼비아 등 여러 의대에서 교육을 주도하고 있다.

 

정보의학인증의와 대한의료정보학회

이런 의료정보학을 다루는 사람이 바로 ‘정보의학인증의’이다. 정보의학인증의에 대해 알기 전에, 먼저, ‘인정의’, ‘인증의’에 대해 알고 가야한다. 이 두 제도는 인턴, 레지던트, 펠로우 외의 비공식적인 수련제도이다. ‘인정의’는 전문의 제도로 가기 위한 발판단계 같은 것인데, 법의학과 임상약리학과가 이에 해당한다. 사회적으로는 학회에서 인정을 받는 등 권위가 있기는 하나 법적으로 엄연히 ‘전문의’와 다르다. ‘인증의’는 인정의로 가기 전 단계에 해당하는 제도이다. 해당 분야의 인증의가 되기 위해서는 정해진 시간 수련을 받으면 되는 데, 대표적인 것이 바로 ‘정보의학인증의’이다. 의료정보학과 인증의라고도 불리며, 이 과정은 대한의료정보학회에서 주관한다.

이 학회는 1987년 창립총회 및 학술대회를 시작으로 설립되었다. 정보화 사회를 지향하는 사회적 요구에 부응해 만들어진 곳으로, 현재 ‘정보의학 인증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2012년 개설 되었으며, 경쟁률은 매년 다르나, 3 대 1을 웃돌고 있다. 프로그램은 2개 학기 약 28주간 운영되며, 매주 토요일 6시간씩 강좌를 들으면 수료할 수 있다. 과정은 의료정보학 초급/고급, 초급프로그래밍, 자료처리론, 의료시스템, 바이오 유전체 정보학 등으로 이뤄져있어 입문용으로 많은 임상 의사들이 참여하고 있다. 위와 같은 프로그램 외에도 이 학회에서는 의료정보표준 세미나, 각종 포럼 및 심포지엄, 학술대회 등을 개최하고 있다. 또한, APARMI(Asia Pacific Association for Medical Informatics)을 주관한다. APARMI는 아시아 의료정보학 전문가들이 모여 논문을 발표하는 자리이다.

그리고 대한의료정보학회에서는 ‘정보의학전문의’를 세부전문의 분야에 개설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세부전문의란, 전문의 자격을 취득하고 나서 세부 전문 분야에 관해 전문가로 인정된 의사를 말한다. 쉽게 예를 들자면, 소화기내과, 호흡기 내과, 외상외과 전문의 등이 있다. 아직 의료정보학에 대한 교육과정이 완벽히 마련되어 있지 않고, 수련 방법 등이 정립되지 않아 갈 길이 먼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이미 2009년 이 분야를 세부전문의로 신설했으며 매년 400여명의 전문의를 배출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대한의학회의 승인을 받으면 개설될 수 있으며, 개설된다면 세계에서 두 번째가 되는 것이다. 아직은 멀었지만, 전문가 양성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만큼 관련 분야 학회와 단체에서는 교육 및 수련 과정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

 

김성혜 기자/연세 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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