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들썩했던 A형 간염. 어떤 질병인가요?


A형 간염 비상!
올해 초, 전국은 A형 간염 때문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경기도에서 올해 1월부터 4월 말까지의 A형 간염 확진자 수는 1092명으로, 올해 전국 확진자 수의 30.4%, 지난해 1년간 발생한 환자 수의 1.5배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경기도에서 같은 기간 발생한 확진자는 330명으로, 예년에 비해 훨씬 높은 발병률을 보였다. A형 간염은 왜 생기죠?
A형 간염(Hepatitis A)는 바이러스성 질환으로, 간에 ‘염증’을 일으키는 ‘간염 바이러스’ A, B, C, D, E중 A형에 속한다. A형 간염 바이러스는, 외피가 없고 단일 가닥 RNA를 유전물질로 가진 피코르나바이러스과(Picornaviridae)의 일종이다. 감기를 일으키는 바이러스인 리노바이러스(Rhinovirus)도 이 피코르나바이러스과에 속한다. A형 간염은 주로 배설물로 오염된 물이나 음식을 먹음으로써 감염된다. 또한, 조개류를 충분히 익혀 먹지 않는 경우에도 감염되기 쉽다. 실제로, 올해 5월 초 평택에서 발병한 A형 간염 집단 발병의 원인은 한 음식점에서 제공한 수입산 조개 젓갈에서 발견된 A형 간염 바이러스였다. A형 간염에 걸리면 어떤 증상이 있죠?
A형 간염의 초기 증상은 독감과 비슷하지만, 아무 증상이 없는 경우도 있다. 특히 아이들의 90프로는 감염되어도 아무 증상이 없다고 한다. A형 간염의 잠복기는 약 2~6주 정도이다.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피곤함, 열, 매스꺼움, 식욕 감소, 황달, 설사 등이 있다. A형 간염은 B형, C형 간염과 달리 만성이 아닌 급성으로 나타나며, 기저질환이 없는 이상 만성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고 한다. 급성 A형 간염이라고 진단받으면 자칫 심각한 질병에 걸렸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급성 A형 간염은 가만히 놔두어도 저절로 낫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우리가 감기를 대하듯이 증상 완화나 영양 보충으로 대처한다. 증상이 6개월을 넘는 경우는 드물며, 감염자의 85프로는 3개월 이내에 회복된다고 알려져 있다. 얼마 전 A형 간염이 확산 추세를 보였을 때, 언론에서 ‘걸리면 치료제도 없다’, ‘치명적일 수 있다’같은 자극적인 제목의 기사가 적지 않았는데, 이는 과장된 표현이 아니라 할 수 없다. 흔히 일컫는 감기도 A형 간염처럼 마땅한 치료제(항바이러스제)가 없으며, 그때 먹는 항생제도 2차 감염을 예방하기 위한 것이지 근본적인 치료제가 아니다. 또한, A형 간염의 사망률은 0.1%정도로, 이는 A형 간염이 전격성 간염으로 진행되었을 경우에 해당되는데 이마저도 B형, C형 간염 혹은 기저 간 질환이 있을 경우가 주로 해당된다. A형 간염은 어떻게 진단하죠?
A형 감염은 우선 임상적인 징후를 보고, 혈액속의 항A형 간염바이러스 면역글로불린 M 항체검사 (IgM anti-HAV)에서 양성이 나왔을 때 확진한다. 황달이 생기거나, 간세포가 파괴되면서 방출되는 혈액속의 ALT, AST 수치가 올라갔을 때 간염을 의심해 볼 수 있다. A형 간염을 어떻게 예방할까요?
A형 간염은 배설물에 오염된 음식이나 물을 먹었을 때 감염되는 경구감염(Fecal to Oral) 경로를 따른다. 따라서 손 씻기나 청결을 유지하는 등의 위생관리를 통해 A형 간염을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 A형 간염은 예방 백신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A형 간염 불활성화 백신을 주로 사용하는데, 처음 접종 후 6~18개월 후 추가 접종을 함으로써 약 25년 동안 95%의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예방 접종은 혈액검사로 A형 간염 항체의 유무를 판단한 뒤 시행하는데, 항체가 이미 있거나 A형 간염을 앓은 적이 있다면 굳이 예방 접종을 할 필요가 없다. 우리나라에서는 보건소나 일반 내과에서 8만원 정도의 가격으로 접종이 가능하다. 이재환 기자 / 울산 <100ljh@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