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의료인이 말하는 북한의 의료현황과 문제점

지난 8월 3일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국제관 옥정홀에서 대한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 주최, 인권국 통일 보건 의료팀 MedTHiNK 주관 하에 제 5회 MedTHiNK 세미나가 열렸다. 1부와 2부로 나뉘어 1부에서는 탈북의료인 최정훈 고려대 보건대학원 석사가 ‘북한의 의료현황과 문제’를 주제로, 2부에서는 신영전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주임교수가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준비하는 보건의료’를 주제로 강연을 진행하였다. 이번 기사에서는 1부 강연 주제였던 ‘북한의 의료현황과 문제’에 대해 자세히 다뤄보고자 한다.

북한의 보건 의료시설 및 의료 서비스 전달 체계에 관해 알아보면, 우선 병원은 크게 일반 병원과 특수 병원 두 종류로 나뉘게 된다. 일반 병원의 경우에는 시, 군 병원 혹은 구역병원부터 도 중앙병원, 의대 부속병원, 평양의대 부속병원, 그리고 조선 적십자병원 등이 속한다. 특수 병원에는 결핵요양소, 결핵예방원, 간염병원, 중앙결핵병원과 기타특수병원 등이 속한다. 다음으로 보건 의료시설은 2014년 기준 북한의 의료기관 현황으로 알아볼 수 있다. 리 진료소 및 종합진료소, 요양소, 위생방역기관 등의 의료기관 수가 8,988개라는 자료조사 결과가 있다. 다른 나라와의 절대적인 의료기관 수 비교보다는 인구 1,000명당 의사의 비율이 보다 의미 있는데, 북한의 인구 1,000명당 의사 수는 3.3명으로 oecd 평균과 같은 수치이다. 이 수치는 북한의 보건 의료적인 문제가 수적인 문제라기보다는 질적인 문제라는 점을 시사한다.

현재 북한의 의료가 가진 문제점 중 첫 번째는 의료 서비스의 질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의료시설과 장비들이 노후화되고 부족하며 특히 현대적인 장비가 절대적으로 부족한데, 북한 전체에 CT가 총 6~7대라고 하니 어느 정도인지 가늠이 될 것이다. 장비의 수가 부족한 것도 문제이지만 설비의 노후화로 인해 영상진단기기 화상의 질이 낮아 분석 및 판단이 매우 난해한 실정이다. 소유하고 있는 각종 의료시설과 장비들을 전기 및 급수의 중단으로 사용하지 못할 때도 많으며, 여러 열악한 상황들로 인해 입원치료의 의미가 거의 없어진 것도 문제점 중 하나이다. 이러한 문제점들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양질의 의료 서비스가 나오기 힘들다는 사실은 쉽게 유추해 낼 수 있다.

두 번째로, 사회문화적 관점에서 보았을 때 성병, 마약과 같은 문제도 심각한 상황이다. 이는 ‘마약을 하면 피부가 좋아진다’와 같은 잘못된 건강 상식이 바로잡히지 못한 채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 있는 현실, 대부분의 북한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인생관 등과 같은 여러 가지 사회문화적 요소들이 얽혀 발생한 문제라 볼 수 있다. 

요약하자면, 북한은 무상치료와 예방의학을 표방하는 중앙집권적 지도 시스템 아래 자본주의도 사회주의도 아닌 보건의료 환경이 조성되어 있으며, 의료 서비스의 질적인 문제 및 사회문화적인 요소로 인한 건강 문제들이 심각한 상황이다. 북한뿐만 아니라 의료시설 자체가 부족하거나 의료서비스에 문제가 있는 지역, 혹은 의사의 수가 부족한 지역 등 사람들에게 제대로 된 의료 서비스를 받을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곳에 대한 더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김수연 기자 / 연세대 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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