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공공의대

진로 트랙별 교육, 지속적인 경력설계 지원은 근본적인 접근

구조적인 문제 해결 없이는 공공의대 졸업생도 취약지 떠날 것

 

지난해11월 제4차 법안소위 재상정에 실패하며 실현 가능성이 희박해보였던 공공의료보건대학(이하 공공의대) 설립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의 전국적인 확산으로 인해 재조명되고 있다. 공공의대 제정법 통과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짐에 따라 이에 대한 논란이 다시 점화될 전망이다.

올해1월 보건복지부가 공공의대 설립 의지를 다시 밝힌데 이어, 2월 무소속 이용호 국회의원(남원·임실·순창)이 코로나19 확산의 대책으로서 공공의대법 통과를 주장했다. 이 의원은 전염병 대처인력이 부족한 현실을 지적하며, 공공의대법이 통과된다면 현재 부족한 감염내과 전문의 수를 늘릴 수 있다고 제안했다.

공공의대는 취약지역 의료 개선 및 공공보건의료의 발전을 위해2018년부터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했다. 공공의대 재학생은 국가로부터 장학금을 지원받는 대신10년 동안 의무적으로 취약지역에 복무해야 한다. 단, 보건복지부는17일에 의무복무 기간을 대폭 축소시킬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공공의대는 일반 의대와 달리MD와MPH(공중보건학 석사)를 모두 이수해야 졸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공공보건의료에 특화되어 있다. 공공의대에서 학생들에게 제시하는 진로로는 공공보건의료분야 정책 전문가, 국제보건의료 전문가, 또 감염병, 만성질환 관리 전문가 등이 있다. 학생들은 희망하는 진로별로 특화된 교육, 즉 트랙별 교육을 받으며 의무복무 후에도 경력설계 지원이 계속될 계획이다. 임준 교수는 재작년‘바람직한 공공보건의료 인력양성방안 정책토론회’에서“학교는 입학부터 졸업까지 지속적인 비전을 제시하고 전문가를 연결해 학생들이 졸업 후 실질적으로 공공의료 전문가로 기여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공공의대에 대한 의료계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주로 공공의대의 실효성에 대한 지적이 그동안 계속 이어졌다. 의협은 지난해11월 성명을 통해”공공의대법 제정과 공공의대 신설로 공공의료인력의 공급만을 늘린다고 해서, 의료취약지역 주민들에게 제대로 된 의료서비스 제공이 가능할 리 없다”라고 하며 기존의 지방 의과대학을 이용하는 방안을 주장했다.

또한 의료계는 공공의료의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더 급선무라는 입장이다. 의료사각지대에서 특히 필요한 전문과목은 외과, 산부인과 등 병원이 져야 할 부담이 큰 과들이다. 게다가 지난해7월 대구지방법원에서는 업무상과실치사죄로 산부인과 의사를 법정 구속했다. 원가 이하의 의료수가와 나날이 어려워지는 의료환경을 고려하면 의사들의 의료 취약지역 기피 현상을 단순히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긴 어려워 보인다. 바른의료연구소는 보도자료를 통해“의료 취약지에서의 급여가 대도시보다 높지만 여전히 인력이 충분하지 않다”라며“공공의대 졸업생들 역시 취약지를 떠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공의대와 유사한 사례로 일본의 자치의과대학을 들 수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 발간한<국제사회보장리뷰> 2018년 봄호의‘일본의 취약지 의료인력 확보 정책: 도·도·부·현 사례를 중심으로’이란 논문에 따르면 자치의과대학1기에서30기 졸업생(2958명) 중98.5%(2914명)가 졸업 후 의무 이행을 마쳤다. 의무 이행 기간을 마친2914명 중 해당 도·도·부·현 내 의료기관에 계속 근무하는 비율은69.6%(1947명)이었다.

 

송지수 기자/ 건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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