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개발에는 크게 항원, 면역 증강제, 백신 전달 관련 기술이 있다. 그동안 백신 개발은 주로 항원 디자인과 항원 대량생산 등 항원 관련 기술에 집중해 이루어져 왔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 19)을 기점으로 백신 개발이 활발해지며 면역증강제에 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사노피와 GSK는 면역증강제 기술 기반 코로나 19 백신으로 내년 2월 임상 2상 시험을 시행할 계획이며, 팬젠과 차백신연구소도 차백신연구소의 면역증강 기술을 투입해 코로나 19 재조합 백신을 공동개발할 예정이다. 면역증강제는 면역기구를 비특이적으로 자극함으로써 항원에 대한 특이면역반응을 증강하는 기능을 갖는 물질의 총칭이다.
병원균에 대한 면역반응을 유도하기 위해 병원균의 전체 또는 일부를 접종하는데 이를 백신 항원이라고 하며, 항원 단독으로는 충분한 면역반응을 얻을 수 없을 때 주로 면역증강제를 사용하게 된다. 특히, 최근 주로 개발되고 있는 서브유닛 백신(Subunit vaccine)은 면역원성이 낮아서 면역증강제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 비교적 자연 그대로의 형태인 약독화 생백신과 비교하면, 서브유닛 백신은 미생물 내 물질들을 온전히 가지고 있지는 않기 때문이다. 이외에 면역증강제를 사용하면 백신에 대한 장기면역원성을 증가시켜 추가접종이 필요하지 않을 수 있다. 또한, 면역원성이 저하된 환자에서 백신 접종의 효과를 향상할 수 있다. 현재까지 사용되고 있는 면역증강제로는 Cervarix에 사용되고 있는 AS04, Fluad에 사용되고 있는 MF59, Shingrix에 사용되고 있는 AS01, 그리고 Daptacel, Infanrix Gardasil 9 등 다양한 백신에 사용되고 있는 Alum이 있다.
초기에 백신에 첨가되어 사용된 면역증강제들은 고전적 백신 면역증강제로 분류되며, 이 중 광범위한 백신의 면역증강제로 사용되고 있는 Alum은 Depot effect(창고 효과)를 가지고 있는 대표적인 면역증강제이다. 창고 효과란, 면역억제제가 항원의 저장소로 작용하여 항원을 천천히 제시함으로써 인체의 면역세포를 오랜 기간 자극해주는 효과이다. Alum은 주로 TH2 (T helper 2) 형태의 면역반응을 통해 항체성 면역반응을 강화한다. 이외에 alum이 NLRP3 inflammasome을 활성화시킨다는 보고가 있었고, alum이 표적 세포에서 DMAPs (Danger associated molecular patterns, 비감염성 염증 반응을 유발하는 생체 분자)의 분비를 유발해 면역반응을 강화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MF59 혹은 AS03은 주로 Alum과 달리 TH1과 TH2 형태의 반응을 균형 있게 일으켜 작용한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MF59의 작용기전은 강한 염증반응을 통해 면역세포 보충과 수지상세포 활성화를 촉진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또한, 백신의 접종 부위에서 DAMPs의 한 종류인 ATP의 분비를 자극하여 염증반응과 면역 반응을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Alum, AS03, MF59은 코로나 19 백신의 면역증강제로도 연구되고 있다. 이외 코로나 19 백신 후보 물질의 면역증강제로는 사포닌 기반 마이크로에멀젼(Saponin-based microemulsion), MPLA 등이 있다. 코로나 19의 원인인 SARS-CoV-2와 유사한 다른 코로나바이러스를 연구한 결과, 바이러스 감염에 T 세포가 중요한 역할을 함이 알려졌다. 따라서 TH2 형태 위주의 반응을 일으키는 Alum에 비해 TH1와 TH2 형태의 반응을 모두 일으키는 AS03, MF59, Matrix-M, 델타인슐린(delta insulin) 등이 더 적합하다고 볼 수 있다. 특히, AS03, MF59, CpG 1018의 경우 이미 허가된 백신에 사용되었으며, 현재 GSK, 세퀴러스(Seqirus), 그리고 다이나백스(Dynavax Technologies)에서 코로나 19 백신 개발에 사용할 예정이다
송지수 기자/ 건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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