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머스크, 화성 그 다음으로 뇌라는 우주를 겨냥하다

당신이 테슬라 주식으로 머스크를 알게 되었던 테슬라(Tesla), 스페이스 X(SPACE X)의 창업자, ‘현실판 아이언맨’으로 알게 되었던 간에 이제 일론 머스크(Elon Musk)는 우리에게 친숙한 이름이 되었다.

일론 머스크는 2002년 스페이스 X를 화성 이주를 목표로 설립한다. 2015년 스페이스 X가 ‘팰컨9’ 로켓을 발사하고 인류 역사상 최초로 로켓 추진체까지 회수하는데 성공하면서 인류가 ‘다행성종’이 되는 시대를 앞당겼다.

그런 머스크가 2016년 뉴럴링크(Neuralink)를 설립한다. 최근에는 2020년 8월에 프레젠테이션을 하며 뉴럴링크의 진행상황을 브리핑하기도 했다. 뉴럴링크는 뇌-기계 인터페이스(Brain-Machine Interface, BMI)를 주력으로 하는 기업이다. 테슬라의 전기차로 새로운 에너지 생태계를 만들고, 스페이스 X로 화성을 정복하려는 그가 ‘뇌(Brain)’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왜일까?

출처: Security Watch: Elon Musk’s NeuraLink Links Brains to iPhones via Bluetooth, Threat post, 2019.07.18

AI가 인간을 뛰어넘는 시대가 온다.
여러 인터뷰에서 머스크는 이렇게 말한다. “머지않아, 많은 분야에서 인간은 AI에게 따라잡힐 것입니다. 이것은 피할 수 없는 미래입니다.”
머스크는 인간이 AI에게 따라잡히는 것을 어쩔 수 없는 미래로 보고 있다. 그런 머스크가 해결책으로 내놓은 것이 뉴럴링크이다. 머스크는 인간과 AI가 연결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주장한다.

뉴럴링크의 목표는?
뉴럴링크의 궁극적인 목표는 뇌와 AI와의 완전한 연결이다. 그것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 뉴럴링크는 단계적인 목표를 설정한다.
현재 뉴럴링크가 당장 앞에 둔 목표는 신경장애를 치료하는 것이다. 뉴럴링크로 나이가 들면서 찾아오는 기억상실, 청력상실, 시력저하, 마비부터 현대 사회에 와서 더욱 주목받는 불면증, 우울증 등을 치료하겠다는 것이다.
그 다음 키보드와 마우스, 터치패드가 필요 없는 세상을 만든다. 즉, 인간의 생각을 기계가 읽을 수 있도록 만들어 중간단계를 없애는 것이다. 생각만으로 ‘카톡’을 보내는 상상을 했다면 정확하다. 현재, ‘기계와 기계사이의 통신’은 정말로 빨라졌지만 ‘인간과 기계와의 통신’은 아직 느리다. ‘카톡’을 보낼 때를 생각해보면 보내는 것은 눈 깜빡하면 보내지지만 내용을 타이핑하는 시간은 보내는 사람의 손에 달려있다. 뉴럴링크는 이 타이핑하는 단계를 없애겠다는 것이다.
최종적인 목표는 뇌와 AI를 완전히 연결하여 인간이 AI의 기능을 갖도록 만드는 것이다. 구글 딥마인드사에서 ‘알파고’의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내놓은 ‘알파고 제로’가 러닝(learning)을 시작한지 36시간만에 기존의 ‘알파고’를 이겨버렸듯이, 인간과 AI를 완전히 연결하면 단 시간내에 어떤 분야를 마스터해버릴 수 있는 것이다. 뉴럴링크는 이렇게 뇌와 AI를 연결하는 것을 뇌에 한 층(layer)를 추가한다고 표현하며, 이 층을 ‘Layer of Super-intelligence’라 부른다.

뉴럴링크 이전의 기술
2020년 8월, 일론 머스크는 뉴럴링크의 진행상황을 프레젠테이션했다. 즉, 첫 번째 목표인 ‘뉴럴링크를 이용한 신경장애의 치료’의 진행상황에 대해 발표한 것이다. 머스크는 뉴럴링크 이전의 기존 기술들을 소개해준다. Utah array와 Deep brain stimulation이다.
Utah array는 뇌-기계 인터페이스(Brain-Machine Interface, BMI)의 하나로 2004년 6월 미국 브라운대학교 연구팀이 사지 마비 장애인에게 Utah array를 삽입하여 생각만으로 마우스 커서를 제어하는데 성공하였고, 2011년 4월에는 뇌졸중으로 마비가 온 58세 여성에게 Utah array를 삽입해서 뇌파로 로봇팔을 조종해 커피를 마시는데 성공하였다.
Deep brain stimulation이란 뇌에 전극을 심어서 심부뇌(Deep brain)을 자극해 파킨슨병을 치료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은 2002년 미국 FDA의 승인을 받은 이후 15만명 이상의 파킨슨병 환자에게 큰 도움을 주고 있다.
머스크는 Utah array와 Deep brain stimulation에는 명확한 단점이 존재한다고 말한다. Utah array는 머리 위에 커다란 두 개의 박스를 달아야해서 외관상 좋지 못하고 전문가가 있어야 이 기계를 사용할 수 있으며, Deep brain stimulation은 항상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라서 마치 고장난 TV를 툭툭 쳐서 원래대로 돌아오기를 기대하는 것과 같다고 말한다. 그리고 기존의 기술들은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읽거나 쓸 수 없다고 말한다.
머스크는 이 두 기술이 명확한 단점이 존재하지만, 지적하고 싶지 않다고 말한다. 머스크는 이 기존의 기술들이 가능하다는 것이 곧 뉴럴링크가 가능하다는 것의 증거로 보고 있는 것이다.

뉴럴링크의 현재는?
일단 뉴럴링크는 신경장애의 치료를 목적으로 두고 있다. 머스크는 사람들이 뉴런(Neuron, 신경세포)이 전기 배선과 같다는 것을 이해하여야 한다고 말한다. 시각, 청각, 통증 등의 모든 감각은 전기신호이고, 전기적인 문제를 해결하려면 전기적인 것이 필요하다라는 것이다. 머스크는 뉴럴링크로 기억상실, 뇌손상, 청력상실, 실명, 마비, 불면증, 우울증 등의 광범위한 신경질환들을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20년 8월 프레젠테이션 당시 뉴럴링크는 돼지에게 비임상실험을 진행한 상태였다. 뉴럴링크를 설치한 돼지, 뉴럴링크를 설치했다가 제거한 돼지, 뉴럴링크를 2개 설치한 돼지가 건강하다는 것을 보여주면서 뉴럴링크를 설치했을 때의 안전성은 물론이고 제거하고 싶다면 언제든 제거할 수 있을 정도의 안정성을 갖고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 2021년 2월에는 생각만으로 비디오 게임을 할 수 있는 뉴럴링크를 설치한 원숭이를 갖고 있다고 인터뷰하면서 더 발전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머스크는 뉴럴링크를 설치하는 수술은 모두 기계가 수행하며, 모든 과정이 자동화된다고 말한다. 수술은 라섹 수술정도로 빠르게 끝나고, 당일 수술 받으러 와서 당일 퇴원한다. 일반적으로 뇌에 전극을 심는다라고 생각하면 출혈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잘못된 생각이라고 말한다. 뉴럴링크의 전극은 머리카락의 1/4 굵기이며, 매우 정밀한 로봇이 시술하기 때문에 혈관을 피해 전극을 설치할 수 있다고 한다. 즉, 출혈이 없다는 것이다.
뉴럴링크의 크기는 동전크기에 불과하다. 뇌에 전극 설치를 마치면 주변 두개골과 높이를 맞추어 마무리하기 때문에 겉으로도 전혀 티가 나지 않는다. 머스크가 프레젠테이션에서 이렇게 말한다. “제가 뉴럴링크를 이미 하고 있을 수도 있어요. 아마도요.” 그만큼 뉴럴링크를 겉으로 식별하기가 쉽지 않다는 뜻이다.

신경해부학 시간에 ‘Layer of Super-intelligence’를 배우는 날이 올까
아직 뉴럴링크는 개발 초기단계로 나아가야할 길이 멀지만, 인간과 AI가 완전히 하나가 되는 것이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차차 증명해나갈 것이다. 어쩌면 의대생이 신경해부학 시간에 대뇌와 간뇌 말고도 ‘Layer of Super-intelligence’를 배워야할 ‘뉴럴링크 시대’가 올 수도 있지 않을까.

이진구 기자 / 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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