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위기가 아닌 기회로: 개발도상국의 코로나19 대응 상황

2021년 기자소양교육 특집 기사

의대생신문 기자와 메디게이트 인턴기자가 함께하는 기자소양교육이 2월 16일에 줌으로 진행되었다. 연사 네 분을 초청하여 학생 기자들이 원하는 주제에 대한 특강과 질의응답이 이루어졌다.
2교시 : 개발도상국의 코로나19 대응 상황 – 연세대 보건대학원 이훈상 교수님

초기 COVID-19에 대한 각국의 대응책은 어쩌면 당연하게도 자국 보호를 우선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졌다. 그렇다면 의료체계가 온전하지 못한 개발도상국의 대응 상황은 어땠을까? 지난 기자소양교육 1교시, 연세대학교 보건대학원 이훈상 교수님께서 아프리카의 코로나19 대응 상황과 문제점, 해결 방안에 관해 강의해 주셨다.

이훈상 교수님은 시카고대학교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후, 국제보건에 대한 관심으로 연세대 의대와 존스홉킨스 보건대학원 국제보건학과를 졸업하셨다. 질병관리본부 책임연구원, 한국국제협력단(KOICA) 보건전문관을 거쳐 현재 연대 보건대학원의 객원교수로 계신다. 사전에 찾아본 여러 인터뷰에서, 교수님께서는 국제보건 분야가 개발도상국을 위한 의료봉사가 아닌 공동체의 건강 증진을 위한 시스템적 기획의 관점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이는 이번 강연에서도 잘 드러났다.

아프리카는 코로나 유행 초반 락다운(이동 봉쇄 정책)을 시행했으나, 경제적 피해와 영양실조 환자 증가로 봉쇄가 느슨해지면서 코로나 재확산이 시작되었다. 아프리카의 실제 코로나 환자 수는 예상 외로 적다. 이의 원인에 대해서는 인구의 평균 연령이 60대 이하로 젊다는 점, 만성 기저질환자가 적다는 점 등 다양한 추측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검사 인프라의 미비로 환자 수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는 긍정적으로 볼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또 기존의 보건의료 지원금이 모두 코로나로 몰리면서 필수의료서비스(essential health service)의 부재가 생겨 오히려 말라리아, 결핵 등으로 인한 사망자는 늘어나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 검출에는 주로 실시간 중합요소연쇄반응(real-time PCR)이 사용되는데, 이는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들기 때문에 현재 검사 역량이 부족하다. 치료법 역시 충분히 도입되지 못했는데, 이는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환자 분포가 정반대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집중적으로 개발된 코로나 치료법은 중환자에게 효과적인 기계환기(mechanical ventilation)이다. 그러나 이러한 중환자는 아프리카에는 상위 5%뿐이며, 나머지 환자들을 위한 위생 측면에서의 해결책은 제대로 구축되지 못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말라리아와 결핵에 관한 근본적인 대응 체계도 무너져 전체적인 사망자가 늘고 있는 것이 현 상황이다.

그렇다면 어떤 해결책이 제시되고 있을까? 1차 의료를 잘 구축해 기존의 의료체계가 무너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이는 코로나 사태가 마무리된 이후에도 다른 질병에 효과적으로 대항할 수 있도록 전반적인 보건의료체계를 강화하기 위함이다. 이를 위해서는 지역사회 의료진의 역량을 키우고, 현장에 적합한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 필수 수술 역량을 갖춘 뒤 수술 후 관리(post-operative care)에 들어가고, 소독제처럼 비용이 지속적으로 나가는 고급 예방책을 처음부터 도입하기보다는 손 씻는 여건부터 갖추는 식이다. 또 지원금을 당장 상용화하기 힘든 인공호흡기나 투석기에 쓰기보다는, 가정으로 직접 보내 개인위생에 쓸 수 있도록 하고 지속적으로 관련 교육을 진행해야 한다. 코로나의 상대적 치명성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고, PPE(Personal Protective Equipment)의 확충을 통해 최전방 의료진을 보호하는 것도 중요하다.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FIND와 같은 진단기기 관련 비영리 단체들이 현지와 연결되어 있다. DHIMS2 mobile eTracker 등의 추적기술로 전국의 발병 실태를 빠르게 파악하고, 자가진단 앱을 상용화하는 방안들이 논의되는 중이다. Real-time PCR의 기반이 되는 항원 검사 기술을 이번 기회에 구축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한편 코로나에 대한 대응책이 다른 질병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예컨대 결핵과 코로나를 동시에 타겟하는 GeneXpert 등의 다목적 장치 도입이 가능하다. 또 국내 기업 힐세리온(Healcerion)에서 출시한 무선 휴대용 초음파진단기 SONON이 최근 현장에 도입되어 신속한 코로나 진단을 돕고 있는데, 이는 추후 모자보건 활동에도 사용 가능하다고 한다.

국제 사회의 일원으로서 한국의 경험을 어떻게 적용시킬 수 있을지에 대해, 교수님께서는 장비 보급에 국한되지 말고 지식과 기술을 나눠야 한다고 강조하셨다. 이는 내가 가진 것만 주기보다 상대방이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에 초점을 맞추는 적정기술(Appropriate Technology)을 떠올리게 했다. 한때 뜨거운 감자였던 적정기술은 지역사회의 문화와 환경, 경제 상황 등을 고려해 만들어진 기술로, 일회성 원조가 아닌 쌍방 참여를 통한 개발도상국의 자립을 목표로 한다. 지역의 의료체계에 잘 녹아들면서도 상용화가 용이한, 의료 측면에서의 적정기술을 발전시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코로나19는 세계를 구석구석 뒤흔들었다. 그 자체로도 사상자를 많이 낳았지만, 말라리아와 결핵뿐 아니라 암, 에이즈 등으로 인한 사망자를 증가시켰고, 어린이들로 하여금 백신으로 충분히 예방 가능한 질병에 노출되게 했다. 비자의 임신을 증가시키고 경제적 침체와 기아를 가속화하기도 했다. 이번 팬데믹은 현 보건의료 체계의 한계를 드러내 보였다. 그러나 이것이 위기가 아닌 기회가 되도록 해야 한다. 지속 가능한 보건의료 체계 구축을 위한 전 세계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수민/경희
lucid020219@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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