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

 

미세먼지 농도는 날로 치솟고 있다. 우리나라는 OECD 주요국 중 연평균 미세먼지 농도가 가장 높은 나라다. 세계보건기구(WHO)가 미세먼지를 인간에서 발암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된 물질인 1급 발암물질로 지정한 만큼 미세먼지에 대한 경각심이 요구된다.

 

1. 미세먼지란 무엇인가

미세먼지의 의학적 용어는 먼지 혹은 분진(Particulate Matter, PM)이다. 미세먼지에는 눈으로 식별하기 힘든 가늘고 작은 먼지로 중금속과 각종 화학 물질이 포함되어 있다. 미세먼지가 빛을 흡수, 산란하기 때문에 시야가 뿌옇게 보일 수 있지만 입자가 크거나 대기가 건조하면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도 반사가 덜 돼 시야가 깨끗하게 보일 수 있기 때문에 날이 맑다고 해서 반드시 미세먼지가 적은 것은 아니다.

미세먼지는 크기에 따라 분류한다. 일반적으로 직경 10um이하의 입자를 미세먼지(PM10), 그 중에서도 2.5um 미만의 분진을 초미세먼지(PM2.5)라 한다. 전체 분진, 혹은 부유먼지(Total Suspended Particles, TSP)는 미세먼지, 초미세먼지와 더불어 더 큰 입자들의 분진까지 포함하는 개념이다. 하지만 국제적으로는 0.1um 이하의 분진을 초미세먼지라 하기 때문에 환경부는 1.0um 또는 0.1um 이하의 분진을 초미세먼지로 새롭게 정의하였고 기존에 초미세먼지로 불리던 2.5um이하의 먼지를 미세먼지, 10um 이하의 먼지를 부유먼지로 대체하였다. 이렇게 입자 크기를 엄밀하게 분류하는 것은 입자 크기에 따라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기 때문이다.

미세먼지(PM10)와 초미세먼지(PM2.5)를 각각 농도에 따라 좋음, 보통, 나쁨, 매우 나쁨으로 예보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예보 기준은 WHO에 미치지 못하므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2. 미세먼지는 어떻게 생기는가

미세먼지는 비산먼지, 경유차, 건설기계, 발전소, 냉난방 등의 1차 배출원에서 직접 배출되기도 하지만 약 80%가 질소산화물과 휘발성유기화합물 등의 오염물질 사이에서 화학적인 반응에 의해 형성된다. 이러한 대기오염물질을 배출하는 2차 생성원으로는 경유차, 건설기계, 냉난방, 발전소, 비산먼지 등이 있다.

미세먼지 농도는 기온역전현상에 의해 증가하고 비바람 등 기상요인에 의해 감소한다. 또한 기온이 내려가면 난방이 많이 가동돼 미세먼지 생성이 증가하는 등 간접적인 요소에 영향을 받기도 한다.

한편 국내 미세먼지 농도는 인접국의 미세먼지 농도에 큰 영향을 받는다. 즉, 인접국가에서 유입된 미세먼지가 국내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보다 더 많다. 환경과학원에 의하면 2019년 3월의 미세먼지의 국외 기여율은 약 80%이고 이 중 중국 기여율이 약 70%에 달한다.

 

3. 미세먼지는 정말 몸에 나쁠까?

미세먼지는 대표적인 호흡기 발암물질로 알려져 있지만 호흡기 뿐만 아니라 심혈관계, 중추신경계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미세먼지는 우리 몸에 침투하여 혈관 및 전신에 염증반응을 일으키거나 입자 자체가 침착돼 죽상 또는 혈전 등을 형성하는 식으로 질병을 일으킨다.

체내 방어기전을 통해 상기도에서는 15um 이상의 입자를 여과하고 하기도에서는 5um 이상의 입자를 여과한다. 미세먼지 입자의 크기가 작을수록 몸 속 깊숙이 침투할 수 있기 때문에 더 치명적이다. 특히 0.1um이하의 나노입자는 폐포-모세혈관 장벽을 통과하여 직접 혈관 속으로 침투해 혈관내피와 죽상경화판을 손상시켜 동맥경화 및 심장질환의 위험도를 높이고 죽종 및 혈전을 형성하기도 한다. 또한 미세먼지가 코를 통해 뇌로 침투해 뇌혈관 염증반응을 일으키며 치매와 연관이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미세먼지는 호흡기 환자와 소아, 노인, 비만환자에게 더 위험하다. 만성폐쇄성 폐질환 환자가 미세먼지에 노출될 경우 폐렴 등의 감염성 질환에 취약해지고 장시간 노출되면 호흡부전을 겪을 수 있다. 천식 환자가 미세먼지에 노출될 경우 기도에 염증이 발생해 천식이 악화되고 장기간 노출되면 폐기능이 저하되며 심하면 천식 발작까지 나타날 수 있다. 소아는 폐가 성장 중이며 단위 체중 당 호흡량이 많고 야외활동 시간이 많으므로 미세먼지에 더 취약하며 노인 및 비만 환자는 같은 자극에도 더 심한 염증반응이 일어나므로 유의해야 한다.

 

4. 미세먼지를 막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

미세먼지의 흡입을 예방하는 것이 우선이다. 미세먼지가 심한 날은 KF94(0.4um 94% 여과) 마스크를 착용하되 호흡이 불편한 천식 환자, 노약자, 임산부 등은 마스크 착용이 오히려 위험할 수 있으므로 KF80(0.6um 입자의 80%를 여과)를 사용한다. 외출 후에는 손, 얼굴 등을 깨끗이 씻고 물을 충분히 섭취해 체내 노폐물을 배출한다. 실내에서는 창문을 닫고 공기청정기로 공기를 정화한다. 무엇보다 미세먼지가 심한 날은 야외활동을 자제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또한 호흡기, 심혈관계 환자들은 기저 질환을 적극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

에어코리아 홈페이지(www.airkorea.or.kr)에서 대기오염과 관련된 각종 자료들을 볼 수 있고 스마트폰에서는 다양한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실시간 미세먼지 농도를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미세먼지 발생을 줄여야 한다. 친환경 에너지를 개발하여 화석 연료의 사용을 줄이고 나무를 심는 등 범국가적인 미세먼지 저감 정책이 필요하다. 이외에도 농업, 조리 등 미세먼지를 일으키는 요인들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

미세먼지는 발암물질일 뿐 아니라 호흡기계와 더불어 다른 여러 계통에 손상을 가하기 때문에 가볍게 치부해서는 안된다. 이제는 미세먼지가 일상이 되었기 때문에 그 위험을 과소평가 하지 말고 더욱 특별히 주의해야 할 것이다.

 

정성현/고려

flyguerilla@korea.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