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원전담전문의, 본사업으로 전환되다

 

입원전담전문의란 입원환자를 대상으로 입원부터 퇴원까지 환자진료를 직접적으로 책임지고 시행하는 전문의다(보건복지부). 미국의 입원의학 학회인 Society of Hospital Medicine에 따르면, 입원의학의 주 초점은 의료 서비스가 이루어지는 ‘장소’에 있다.(원문: Hospitalists are focused around a site of care (the hospital) rahter than an organ (like cardiology), a disease (like oncology), or a patient’s age(like pediatrics) .) 즉, 입원전담전문의는 병동에 상주하며 입원 환자들의 상태를 지속적으로 관찰한다. 전문의가 병동에 상주해있음으로써, 환자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고, 환자와의 즉각적인 커뮤니케이션도 가능해진다.

(보건복지부 홈페이지)

 

입원전담전문의의 도입 배경

입원전담전문의가 한국에 도입된 배경은 크게 두가지 측면으로 바라볼 수 있다. 첫째는 입원환자의 특성 때문이다. 고령화 사회에 진입함에 따라 입원환자의 나이도 증가하고 있다. 또한, 고령일수록 복합적인 질환을 가지고 있을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증가 추세에 있는 만성 질환들은 대사증후군처럼 다양한 질병을 동반할 수 있다. 따라서 입원환자에 대한 다학제적 케어가 필요하다.

 

둘째, 병원 구조에 의한 필요성 때문이다. 기존에는 전공의(레지턴드)가 입원환자를 담당했다. 그러나, 전공의 법으로 근무시간이 80시간으로 제한되고, 내과 및 외가 전공의 3년제가 시작되면서, 의료 인력에 공백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의 일환으로 입원전담전문의가 떠올랐다.

운영 현황

2015년 1차 시범사업의 긍정적인 결과를 통대로 2016년 “한국형 입원전담전문의” 시범사업이 시작되었다. 2020년, 보건복지부가 입원환자 전담전문의 관리료를 신설하면서 올해 1월, 입원전담전문의 본사업이 시작되었다.

시범사업에서 본사업으로

본사업의 입원전담전문의 운영 형태는 근무시간과 환자수 대비 입원전담전문의 수 비율에 따라 세가지 형태로 나뉜다. 1형은 주 5일형 주간(07시-19시) 8시간 이상 근무시간에 25:1비율을 넘어가면 안된다. 2형은 주 7일형 주간(07시-19시) 8시간 이상 근무시간에, 17:1 비율을 넘어가면 안된다. 3형은 주 7일형 24시간 근무시간에 10:1을 넘어가면 안된다.

 

입원전담전문의가 병동에서 어떻게 운영되어야하는지에 대한 세가지 병동모델이 있다. 첫째는 일반병동 모델로서, 분과 교수가 입원환자의 주치의가 되고, 입원전담전문의가 입원환자를 관리한다. 여기서 문제점은, 입원전담전문의가 기존 전공의 업무의 연장선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둘째는 통합관리병동 모델로서, 입원전담전문의가 주치의가 되어 일반적(general)인 케어를 담당하고, 각 분과 교수와 협진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한다. 셋째는 단기입원병동 모델로서, 입원전담전문의가 주치의가 되어 제한 기간(72시간) 내에 환자를 치료하고 그 이후에는 퇴원 혹은 다른 분과로 전과시키는 모델이다. 응급실 정체가 많은 병원에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고 한다(김준환 교수, 대한민국 입원전담전문의).

 

일반병동모델은 시스템 변화가 크지 않아 도입하기 수월하지만, 입원전담전문의의 역량을 충분히 유도하지 못할 수 있다. 따라서 입원전담전문의의 역할을 명확히 해야할 필요가 있다. 입원전담전문의가 주치의가 되는 통합관리병동 모델과 단기입원병동 모델의 경우, 입원전담전문의의 전문성이 충분히 발휘될 수 있으나 업무가 과중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입원전담전문의의 효과와 미래

입원전담전문의를 통해 기대할 수 있는 효과 ‘입원’ 환자를 다학제적으로, 그리고 긴밀하게 진료함으로써 재원기간과 재입원률을 감소시키는 것이다.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는 본사업 도입 후 2개월만에 본사업의 성과 평가 계획 방안을 마련하였다. 이에 따라 2021년 4분기부터 2022년 2분기까지의 성과평과가 내년에 나올 예정이다.

 

본사업으로 전환되면서 유의해야 할 점들도 새로 생겨나기 시작했다. 시범사업때는 비교적 유동적이었던 근무 형태가 본사업이 되면서 경직된 면이 있다. 입원전담전문의의 근무환경이 열악해지지 않고, 병원의 운영 부담이 가중되지 않도록 개선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겠다.

 

본사업으로 전환되면서 입원전담전문의의 운영 형태가 제1형으로 집중되는 문제와, 제 2형을 운영하는데 발생하는 현실적 어려움이 대두되었다. 전문의가 밤낮으로 상주하여 24시간 환자를 케어하는 것이 입원전담전문의의 가장 큰 장점인데, 주간으로만 일하면, 기존의 야간 의료 인력 공백이 해결되지 않기 때문이다. 제 2형의 경우, 대체 인력을 구하지 못하면 전문의는 주말을 쉬지 못하거나, 병원은 새로운 인력을 마련해야만 하는 어려움에 처하게 된다.

 

이런 한계점들이 나타나는 것을 결코 부정적으로만 볼 것은 아니다. 초기에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해나간다면 입원전담전문의 본사업이 안정적으로 안착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다양한 규모, 여러 지역의 의료기관에서 입원전담전문의 사업이 장착될 수 있도록 제도를 유연하게 개선한다면, 본사업은 환자의 만족도, 진료 수준 향상 뿐만 아니라 의료시스템 개선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다.

 

김현기자/연세원주

lisa051223@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