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 기자소양교육, 1교시
박형욱 교수님, 최근 의료 소송과 의대생이 알아야 할 의료법
2021년 8월 21일, 의대생 신문 기자와 메디게이트 의대생 인턴기자를 대상으로 여름 기자소양교육이 실시되었다. 많은 교수님들께서 5교시에 걸쳐 좋은 강연을 해주셨는데, 이번 기사에서는 의사 겸 변호사이신 단국의대 인문사회 의학 교실 박형욱 교수님의 ‘최근 의료 소송과 의대생이 알아야 할 의료법’ 강연을 다뤄보려고 한다.
박형욱 교수님께서는 예방의학 중에서 의료정책을 전공하셨고, 현재 단국의대에서 의료법, 의료 윤리, 의료정책 관련 과목들을 담당하고 계신다. 의료와 법, 의료와 정책이 만나는 지점에서 경험하신 것들을 전달해주시고, 이를 바탕으로 어떤 시각에서 이들을 바라봐야 하는지 알려주시기 위해 강연해주셨다.
먼저 두 가지 사건들을 소개해주시며 언론의 관점과 의사들의 생각 사이의 괴리감을 보여주셨다. 첫 번째 사건은 신생아 중환자실 사건으로 의료사고와 형사재판 과정에서의 언론과 의사들의 의견 차이를 보여주시고, 두 번째 사건으로는 의료인 결격 사유 확대 문제, 즉 입법의 과정에서 나타나는 관점의 차이를 보여주셨다. 언론은 의사들의 특권의식, 이기주의와 같이 부정적인 관점에서 해당 사건을 대중에게 전달하는데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의사와 의대생들은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
우선 의사들은 법에 대한 합리적인 태도를 가져야 한다. 즉, 법이나 판례를 직접 읽고, 해석해 보고, 이후 법 전문가의 조언을 받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난 몰라요’ 식으로 모든 것을 법 전문가에게 맡기는 태도나, ‘내가 다 알아요’ 식으로 법 전문가의 의견을 무시하는 태도는 모두 바람직하지 않다.
그렇다면 의사들은 어떤 측면에서 법 전문가에게 도움을 받을 수 있을까? 의료 소송이 제기되면 재판은 3단계로 진행된다. 가장 먼저 사실관계를 확정하고 여기에 법리를 적용하여 결론을 도출한다. 스포츠 심판은 현장에 있는 사람이기에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를 알고 있지만, 판사는 현장에서 직접 본 사람이 아니다. 따라서 변호사는 자신의 주장을 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사실관계를 밝히기 위해 다투게 된다. 그런데 변호사는 의학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사실관계를 잘 전달하기 어려울 수 있다. 따라서 의사는 자신이 한 의료행위를 변호사에게 자세히 설명해 주고 대처 방안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 ‘난 몰라요’ 식으로 법 전문가에게 모든 것을 맡기는 것은 적절한 대응이 아니라는 점이 다시 한 번 강조되는 부분이다.
의사가 환자를 치료할 때 어떤 법적인 의무를 다해야 할까? 크게 3가지, 설명의무, 주의의무, 전원의무가 있다. 즉, 환자들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주의의무를 잘 이행해야 하고(즉 과실을 저질러서는 안 되고) 감당할 수 없는 환자는 빨리 큰 병원으로 전원해야 하는 의무를 가진다. 이때, 의사에게는 설명의무를 이행했다는 것을 입증할 의무가 있는데, 이를 위해서는 진료 기록을 상세히 작성해야 한다. 또, 의료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전문지식을 익히고, 이를 근거로 하여 치료를 해야 한다. 의료 분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환자와의 관계를 잘 형성하고, 초기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사회적인 측면에서 의료계가 의사들의 생각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려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 먼저, 좋은 입법과 공정한 사법을 위한 의료계의 집단적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의사는 의사의 입장뿐 아니라 환자의 입장에서도 문제점을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사회에는 다른 관점이 있다는 것을 이해하고, 의료분야 외의 사람들에게 그들의 언어로 설명하고 설득할 수 있어야, 의사 집단과 사회와의 거리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임재후 기자/충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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