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수술, 칼을 든 인공지능?
우리는 자동화의 시대에 살고 있다. 식당에서의 주문이 자동화된 것부터 물류센터의 자동화까지, 그리고 더 나아가 앞으로 다가올 자율주행까지 이제 우리는 많은 것들을 로봇, 컴퓨터, AI에 맡기고 있고 자동화의 중심에는 AI가 있다.
의학에서 AI가 주로 주목받는 곳은 진단의 영역이다. 우리나라의 의료용 AI 기업인 뷰노와 루닛도 X-ray 사진 등을 판독·진단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공급하고 있다. 그렇다면 진단이 아닌 다른 곳에 AI가 쓰일 수는 없을까?
외과의사 대신 인공지능이 수술을 집도한다면 어떨까? 진단 영역에서도 AI 도입을 체감하기 어려운 지금은 아직 먼 미래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세계 각지에서 AI를 수술에 적용하려는 연구·개발은 활발히 진행 중이다.
2016년에 이미 AI를 수술에 적용하려는 시도가 있었다. 미국 존스홉킨스 대학에서 2016년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AI를 적용한 스마트 조직 자율로봇(Smart Tissue Autonomous Robot)이 돼지의 장문합수술(장을 연결하는 수술)에서 외과의사 보다 뛰어난 실력을 보여주었다.
외국 매체인 Medical Design Outsourcing에 따르면 현재 활발히 개발되고 있는 수술 AI는 외과의사를 대체하기보다는 외과의사의 피로도를 높이는 봉합 및 괴사조직 절개 등의 단순한 작업들을 일부 자동화하여 빠르게 작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쪽으로 개발되고 있다고 한다.
수술 AI가 사용되는 예로는 작년에 FDA 승인을 받아 임상시험을 진행할 수 있게 된 ‘버츄얼 인시전(Virtual incision)’의 ‘MIRA 플랫폼’이 있다. MIRA(Miniature In-vivo Robotic Assistant)는 수술용 소형 로봇으로서, 수술을 집도할 때 MIRA 플랫폼에 수술 데이터를 전송하는데 이를 통해 AI가 어떻게 하면 외과의사를 더 잘 보조할 수 있을지 학습하는 것이다. 버츄얼 인시전은 MIRA를 2022년 하반기까지 시장에 제한적으로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처럼 AI는 진단의 영역뿐만 아니라 수술의 영역에서도 활발히 연구 중에 있다. 머지않아 AI가 외과의사를 효과적으로 보조하여 수술 시간을 단축하고 외과의사의 피로도를 낮춰주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진구 기자/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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